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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호통은 NO, 차분한 기재위 국세청 국감…국세청장은 ‘할 말 하면서 존중’

22대 상임위원 차분하면서 의미 있는 질의 형성
강민수 국세청장, 스타 기관장 아닌 협력하는 정통 기관장 면모
중요 질의에는 공감, 부족한 부분은 인정, 아닌 부분은 뚜렷한 의사표명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회 국정감사는 고구마 감사이거나 사이다 감사인 경우가 상당수다.

 

대립관계가 강할수록 피감기관이 시종일관 답변을 회피하거나, 상임위원이 예리한 논법으로 피감기관을 파훼하고, 이것이 언론에는 고구마 또는 사이다로 내비치기 쉽다.

 

하지만 22대 국회 첫 기획재정위원회 국세청 국정감사는 각 상임위원들의 차분한 요점 질의가 돋보였다. 특히 쟁점들도 날카로웠지만, 짧은 시간 내에 최대한 핵심을 지적하고자 하는 노련미가 돋보였다.

 

답을 하는 강민수 국세청장 역시 할 말은 하면서도 중도를 유지하려고 하는 인상적인 면모를 보였다.

 

피감대상은 보통은 더 이상 추가 질의를 못하도록 단절하는 화법을 사용하기 마련이다. ‘국세기본법 상 비밀유지에 의해 개별 납세자 건은 답변드리기 어렵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유념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가 알아보고 차후 말씀 드리겠습니다’ 등이 그러하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상임위원들의 질의에 공감하고, 사안의 중대성을 인정하려 했다.

 

이는 상임위원과 피감기관이 대립이 아닌 협력관계로 가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 국감 이슈는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성통상은 주가가 2645원) 저가에 있을 때 자녀에게 증여하고, 염태순 씨가 통제하는 가나안이란 회사를 통해 매수를 하는 데 4900원입니다. 그래서 딸들에게 차액을 22억원씩 줬습니다. 저가로 증여를 하면서 이익을 공유했고 고가로 매수하면서 현금을 만들어줄 때 또 이익을 공유했고, 가나안의 경우에는 업무상 배임 문제가 있고 (중략) 내부자 거래 이슈도 있는 것 같습니다. (중략) 그래서 두루두루 세금 문제가 있는데 이 세금 문제에 대해서 좀 확인을 좀 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강민수 국세청장)

“특정 건에 대해서 말씀 못 드리지만 지금 그런 이슈에 대해서는 당연히 들여다보고 또 국정감사장에서 이렇게 제기한 이슈라면 더더군다나 저희가 소홀히 할 수는 없습니다.”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

“근로장려금은 1년 단위로 줘야 그동안에 이 사람이 소득이 얼마였고 줄 수 있다, 없다 이거를 판단하는데 2019년부터는 1년에 한 번 주는 게 아니라 6개월마다 주게 됐더라고요. 6개월마다 반기로 선지급하다 보니까 제대로 파악이나 정산이 되지 않고 중복지급이 되는 거죠. (중복지급분 중) 미환수로 2500억원 정도가 있어요. (중략) 이 부분 이제 환수를 어떻게 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건가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강민수 국세청장)

“이 근로장려금이 550만 가구에 영향을 미치는데 지금 내년에 16만 가구에 대해서 550억 환수를 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 걱정이 정말 많습니다. 기재부나 이런 쪽하고 협의를 해서 해당하시는 분의 어려움을 어떻게 완화해 줄 수 있을지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질의를 하는 사람의 취지도 중요하지만, 질의자가 어떤 기준에서 질의하는지도 중요하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이날 여러 번 공감형 화법을 사용했다.

 

국세청장이 특정 사안에 대해 세무조사를 한다, 안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오기형 의원도 이를 모르지 않지만, 신성통상 문제가 우리 주식 시장 신뢰를 깨는 심각한 문제라고 해서 질의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특정 사안이라서 답변드릴 수 없다는 말보다는 국감장에서 제기한 의혹에 대해선 더욱 중요히 살펴본다며, 존중의 의사를 드러냈다.

 

이인선 의원의 근로장려금 반기지급 문제는 사실 국세청이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건 기재부 세법개정사항이고, 기재부라고 해도 반년 단위로 주는 돈을 갑자기 1년 단위로 줄이면 수혜자의 거센 반발을 맞이할 수 있다.

 

강민수 국세청장도 기재부 협의 사항이라고 일축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자신과 국세청 역시 의원님 질의사항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며 동의의 뜻부터 밝힘으로써 질의를 적극 수용하려는 태도를 취했다.

 

 

◇ 확인 못 해봤습니다만, 의원님 말씀대로 될 것 같습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

“(국세청 자료요청) 업무가 일회성으로 주로 처리되고 있고 자동 연계가 굉장히 적습니다. 업무가 폭주하고 있는데 단발성으로 처리하고 있는 게 큰 문제인데 한번 코멘트 한번 해주세요. 어떤 생각이십니까?”

 

(강민수 국세청장)

“어떤 부분이 이렇게 단발성으로 되고 있고 어떤 부분이 자동적으로 연결이 되고 있는지 제가 확인을 못 해봤습니다. 의원님 말씀대로 자동 연결해서 서로 간에 어떤 행정 부담이나 국민 편익을 증진하는 그런 방향이 돼야 할 것 같습니다.”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상의 납세 서비스 제공 중점 추진 과제로 일하기 좋은 일터 조성, 해야 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 마련, 이렇게 선언하셨잖아요. 콜센터에는 유급 병가 제도가 없고, 위탁 운영 노동자 보호를 위한 민간위탁관리위원회가 없습니다.”

 

(강민수 국세청장)

“그게 권고 사항이고 법적 의무 사항은 아니고요. 저희 입장에서는 제가 보고받기로는 국세상담센터가 아무래도 독립적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조직이다 보니까 거기 또 위원회를 운영하는 것이 약간 이렇게 좀 상충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적절하지 못한 답변으로 생각됩니다. 지금 그 위탁업체가 임금 체불을 해서 소송을 하고 있고요. 그런데 그런 업체가 올해 다른 위탁 업무를 2개나 했습니다. 이거 알고 계십니까?”

 

(강민수 국세청장)

“그거는 몰랐습니다.”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거 검토하셔서 보고해 주시기 바라요. 꼭 살펴주십시오.”

 

(강민수 국세청장)

“예 알겠습니다.”

 

질의자에게 가장 기분 나쁜 것은 상대가 그냥 거짓말이 아니라 뻔한 거짓말을 할 때다.

 

사람은 뻔한 거짓말이라도 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기 마련이다. 특히 자신은 항상 좋은 사람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그런 유혹을 받기가 쉽다. 이런 사람에게 오류를 인정하는 건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다. 그럴수록 자기 존중과는 멀어진다.

 

그러나 자신과 상대방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은 오류 역시 솔직히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부족한 나와 주변을 받아들여야 정‧반‧합 협의가 가능하다.

 

박수민 의원 질의는 국세청 자료를 학술, 정책수립을 위해 민관학계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데 매번 사용할 때마다 일회적으로 주고받고 있어서 업무상 부담이 생긴다는 것이다.

 

열심히 잘 하겠다고 끊을 수도 있었겠지만, 강민수 국세청장은 자신이 어느 부분이 일회적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는 말을 섞었다. 맥락으로 보면 질의사실에 대해 자신이 파악하지 못했음을 인정하는 모양새인데, 일부러 약점을 인정함으로써 상대방의 수긍을 끌어냈다.

 

최기상 의원 질의는 콜센터를 외주 줘서 운영되다보니 파견업체가 임금체불 등 못된 짓을 해도 국세청은 수수방관하는 것 아니냐는 내용이다.

 

국세 상담센터는 소속은 국세청이긴 하다. 그러나 책임운영기관법에 따라 운영은 센터 자율에 맡긴다. 센터장도 주로 민간기업인이 오고 있다. 국세청이 책임운영기관 운영에 간섭하게 되면, 책임 운영법과 어긋나는 부분이 생기게 된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콜센터 임금체불에 대해 책임운영기관법을 방패로 숨을 수도 있었지만, 그렇지만 발주처인 국세청이 악덕 사업체와 콜센터 계약을 맺는 건 간과할 일이 아니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체불 사실을 몰랐던 것을 두말없이 인정하고, 확인해서 답변할 것을 약속했다. 만일 이것이 실제 개선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솔직한 자기 인정이 될 것이고, 향상된 국세행정으로 연결될 것이다.

 

 

◇ 의원님, 저희가 ‘늘 하던 그대로 그렇게’ 하겠습니다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병원) 특별 세무조사 착수 건수를 비교를 해보면 의정 갈등이 시작된 올 상반기에 특별세무조사 착수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47% 상승했습니다. 세무조사는 메시지를 주는 겁니다. 전수조사를 할 수 없으니까 대표적인 업체 몇 군데만 특별세무조사하면 금방 내 그 업계에 소문이 납니다. (중략) 리베이트에서 의약품업체 조사한다고 발표를 했는데 제약사 리베이트 세무조사지만 결국 의사들을 압박하는 거 아닙니까?”

 

(강민수 국세청장)

“저희가 이렇게 제공해 드린 통계를 보면 사실 연도별로 봤을 때는 아마 큰 차이가 아마 지금 비정기만 이렇게 딱 끊어서 보셨는데….”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과거 영호남 지역 갈등이 있을 때 국세청에서는 영호남 특정 지역 세무 건수만 갑자기 늘어나지 않도록 신중히 세무조사 관리를 했던 거 아십니까?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였던 겁니다. 의정 갈등이 있었고 정부와 의사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런 때일수록 병원에 대한 세무조사 관리는 세심하게 주의를 해야 했습니다. 수뇌부 정도 되면 그거를 몰랐을 리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점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보고 의정 갈등이 해소되기 전까지 병원에 세무조사 건수 늘리겠습니까?”

 

(강민수 국세청장)

“의원님 저희 입장에서 그러한 이런 논란이나 오해 소지가 있다고 해서 할 일을 안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저희가 병원 세무조사를) 늘리겠다, 이런 거를 말씀드린 게 아니라 저희가 늘 하던 그대로 그렇게 하겠습니다.”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9월 20일에서 판결한 내용입니다. 대구지방국세청 직원 뇌물 사건과 관련해서 1심 판결 내용인데요. (중략) 재판 결과를 보면 이번 사건들은 여러 직원들이 함께 연루돼서 조직적인 범죄를 하고 있어요. (중략) 국세청 내부 직원의 진술입니다. 감사 담당자가 직원들 눈치가 보여서 감사를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이게 말이 돼요? 국세청 자정 기능은 마비됐고 이것을 수사기관이 지적하고 있어요. 내부에서 감사 기능이 작동이 안 된다고 해서 국세청 자체 감사 자료를 받아봤어요.”

 

“첫 번째 국회 본부청은 아예 자체 감사를 안 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자체 감사 결과를 공개를 안 하고 있어요. 자체 감사 결과는 공공감사법에 따라서 공개가 원칙입니다. 첫 번째 본청 자체 감사하셔야 하겠죠?”

 

(강민수 국세청장)

“예, 하겠습니다.”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두 번째 감사 결과 공개해야 하겠죠?”

 

(강민수 국세청장)

“예, 공개하겠습니다.”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모든 공공기관이나 국가기관에서 지방정부까지 개방형 감사 제도를 두고 있어요. 개방형 개방형 감사관 인사 직위…(도입하겠나?)”

 

(강민수 국세청장)

“의원님, 개방형으로 하는 것보다 지금 의원님 말씀하신 그런 건(자체 감사가 부담되는 건)에 가장 이렇게 부합하는 방안은 제가 취임한 이후에 지금 교차 감찰을 다 실시하고 있습니다. 상당한 기간 피로감이 오더라도 교차 감찰을 해서 돌려내겠습니다.”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내부적으로 교체 감사를 기본적으로 하되 감사관을 개방형 직위로 해서 외부에 있는 인사가 들어와서 감사의 전문가가 감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국세청의 자정기준이 만들어지는 거 아니겠어요? 왜 개방형 감사관에 대해서는 왜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으세요?”

 

(강민수 국세청장)

“의원님, 저희가 전에도 개방형 감사관을 몇 번 해봤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저희가 지방청 간에 교차 감찰을 굉장히 보강을 많이 해서 의원님 말씀하신 그런 우려점을 많이 상쇄하도록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임광현, 황명선 의원은 거부할 수 없는 전제를 형성하고 답을 구하는 강력한 논법을 사용했다. 답정너와는 전혀 궤가 다르다. 질문 구조를 꼼꼼하고 정교하게 만들었다.

 

임광현 의원의 경우 정부와 대립되는 상대 진영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는 그 내용의 실질과 무관하게 진영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한다는 현실을 잘 짚었다. 이를 지렛대로 의정갈등에 국세청이 칼을 들고 병원을 내려치는 것의 사회적 영향에 대해 지적했다.

 

황명선 의원의 경우 국세청 자체적으로 내부 비리를 적발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지적한 후 본청 자체 감사 개시, 감사 결과 공개 등 규정상 소홀했던 부분을 정확히 짚어내 강민수 국세청장의 답을 끌어내는 등 나름 정교한 협상기술을 사용했다.

 

그리고는 앞선 제안보다 월등히 큰 덩어리인 국세청 내부가 아니라 외부 전문가에게 감사의 칼을 맡기라는 개방형 감사관을 제안했다. 실제 지난 정부에서는 국세청 감찰 관련 내부 분란이 있었고, 감사원 출신 공무원이 국세청 본부 감사관을 맡은 바 있다.

 

둘 다 ‘아니요’라고 말하기 어려운 질문들이다. 그런데 강민수 국세청장은 자기 의사를 뚜렷이 밝혔다.

 

국정감사가 정당한 질의를 수용하는 자리이지만, 무조건 ‘예 또는 모르겠다’만 하라는 자리는 아니다.

 

병원‧제약사 불법 리베이트는 거의 제약사나 의약품 업체 쪽의 징벌로 끝나지만, 실제로는 리베이트로 이익을 챙기는 병원도 한통속이다. 2010년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 후 제약업계에 대해선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야 병원에 대한 제재 시도가 이뤄졌다. 그러나 병원들의 반발 때문인지 쟁송 능력 때문인지 병원에 대한 제재는 얼마 안 가 시들었다.

 

시기가 매우 공교로운 것은 사실이나, 국세청이 추진하는 병원‧의약품 불법 리베이트 세무조사도 리베이트 쌍벌제의 연장선상이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임광현 의원 질의에 대해 ‘그렇다고 나쁜 사람들을 내버려 둘 수 없지 않느냐’라면서도 ‘늘리겠다, 이런 거를 말씀드린 게 아니다. 국세청은 늘 본연의 업무를 할 수밖에 없다’라는 식으로 답했다.

 

전자는 원칙론을, 후자는 임광현 의원에게 직접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임광현 의원은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세청 세무조사를 지휘하던 국세청 조사국장이었다. 만일 임광현 의원님께서 국세청에 계시던 것처럼 ‘늘 하던 그대로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말한 것이 된다면, 거부하기 어려운 전제로 질의에 답변한 셈이 된다.

 

황명선 의원의 경우 ‘본부청 자체 감사 실시, 자체 감사 결과 공개’ 등 미리 동의를 얻어낼 단서를 깔아 놓아 ‘개방형 외부 감사관 도입’이란 큰 덩어리를 거부하기 어렵게 정교한 질의를 구성했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앞선 두 개의 단서는 흔쾌히 수용했지만, 후자는 거부의사를 밝혔다.

 

감사는 외부에 줄 수 있고, 미국의 경우 의회가 행정부에 대해 상시감사권을 갖는다. 국세청이 과거 외부 감사관을 간헐적으로 기용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강민수 국세청장은 지난 7월 23일에 취임한 이제 3개월이 돼가는 신임 청장이다.

 

국세청장은 인사, 감찰, 정보, 조사 등의 핵심 권한인데, 인사와 감찰은 내부의 상과 벌을 관장한다. 상과 벌은 얼핏 개별 사항 같지만, 바늘과 실처럼 떨어질 수 없는 내용이며, 상을 줄 때도 감찰을 돌려야 할 필요가 있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취임 직후 인사와 감찰에 대해 강력한 통제권을 시사하면서 조직 장악력을 조기 확보하려 하고 있다.

 

그런 신임 청장이 감찰권을 외부에 줘야 한다면 기관 내부 통제에 맡길 수 없을 때, 외부의 특명이 있을 때, 또는 기관끼리 서로 주고받는 뚜렷한 실익이 있을 때 정도다.

 

외부 감사관이 와도 그냥 와서는 쓸모가 없다.

 

국세청장과 완전한 독립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조직과 예산의 자율성이 없고, 임기까지 짧다면 감찰부서 부하들을 장악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조직장악의 핵심 중 하나는 정보의 독점인데 위의 요건이 부합하지 않으면 정보 누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강민수 국세청장이 거절하긴 했지만, 교차 감찰이란 대안을 통해 어느 정도 완충지대를 만들었다.

 

이는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면 만들 수 없는 장치다. 강민수 국세청장이 국감과 별개로 세심하게 심혈을 기울였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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