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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진옥동 회장, 신한證 대규모손실 진화…“대책마련 최선”

대리급 LP 추가 수익 내려 무리한 매매 진행하다 1300억 손실
신한투자증권, 사태 수습 위해 자체적으로 비상대책반 가동
신한투자증권 대표에 이어 지주 회장 사과문 발송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신한투자증권에서 1300억원대 상장지수펀드(ETF) 선물매매 운용 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이 자체적으로 비상대책반을 가동한데 이어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나서 주주들에게 사과문을 발송하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달 11일 공시를 통해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에 의한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매매로 인해 1300억원 규모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LP는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매수, 매도 호가의 차이로 매매가 부진한 종목의 거래 활성화를 위해 증권사가 매수, 매도가를 조정 및 제시한다. 일정시간 동안 일정한 범위 내 호가가 없을 경우 의무적으로 매수 또는 매도호가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또한 LP는 호가를 제시하는 역할도 하지만, 동시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종목을 낮은 가격에 사고 높은 가격에 팔아 초과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실제 신한투자증권 대규모 손실은 LP가 추가 수익을 내기 위해 무리한 매매를 진행하면서 발생했다. ‘블랙먼데이’였던 지난 8월 5일 사고를 낸 신한투자증권 대리급 LP는 추가 수익을 내려고 선물 매매를 했다가 손실을 불렸다. 이후 이를 숨기기 위해 스왑 거래로 허위 등록해 손실 발생 사실도 숨겼다.

 

그런데 신한투자증권은 사고 발생 후 두 달여 만인 이달 금융사고 발생을 공시했다. 팀장급 직원이 손실 여부를 인지했으나 보고가 누락됐다.

 

◇ 사고 발생 두 달 만에 금융사고 공시…금감원 전수 점검 돌입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14일부터 신한투자증권 포함 26개 증권사와 주요 자산운용사의 파생상품 거래 관련 전수 점검에 돌입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이번 사태에 대해 철저한 검사를 금감원에 당부했다.

 

금감원이 전수 점검에 돌입한 당일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도 사내 내부망을 통해 “최고경영자로서 자신을 반성하고 책임을 통감한다. 비상대책반을 공식적, 체계적으로 가동할 예정으로 이를 통해 사실관계와 원인 파악이 명확해지면 여러 방법을 통해 임직원과 소통하겠다”고 전했다.

 

신한투자증권이 자체적으로 비상대책반을 가동하며 사태 수습에 착수한 가운데,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사태 진화에 나섰다. 17일 진 회장과 윤재원 신한금융 이사회 의장 명의의 주주서한이 신한금융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진 회장은 “신한투자증권은 이 사실을 인지한 즉시 당사에 보고했으며 자본시장법에 따라 공시하는 한편 금융감독 당국에 보고했다”며 “당사는 지난 주말 동안 그룹 CEO를 주관으로 하는 긴급 회의를 진행했다. 이사회와 경영진 모두 정확한 사실 파악과 더불어 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응 방향이 준비되는 즉시 주주분들께 공유해 드릴 예정이다. 신한투자증권도 사장을 중심으로 비상대책반을 가동하며 후속조치 등 대책을 마련 중에 있으며 금융당국의 현장조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진 회장은 “다시 한번 내부통제를 되짚고 강화하겠다”며 “주주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이번 사태로 인한 신한투자증권의 대규모 손실(1300억원)은 최근 7년간 국내 증권사들의 전체 금융 사고액(1100억원)보다 많다.

 

신한금융은 주요 계열사인 신한은행이 금융사 중 책무구조도를 가장 먼저 제출하는 등 ‘내부통제 강화’를 선도해 왔다.

 

신한투자증권도 증권업계 중 선세적으로 지난해부터 책무구조도 마련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번 대규모 손실 사태가 내부통제 관련 그간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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