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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판례] “자금 흐름만으론 부족”…법원, 명의신탁 과세 ‘입증 책임’ 제동

농업법인 도관 주장에도 ‘차익 귀속’ 입증 부족…법인세·대표 종소세 모두 취소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수원지방법원이 농업회사법인 명의로 취득·전매된 농지 거래와 관련해, 이를 곧바로 뒤에 있는 부동산회사와 대표자에게 귀속되는 명의신탁 소득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세무당국은 해당 농업회사법인이 실체 없는 도관에 불과하다고 보고 법인세와 대표자 종합소득세를 부과했지만, 법원은 자금 부담과 양도차익 귀속 구조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과세처분을 취소했다.


핵심 요약

  • 쟁점: 농업회사법인 명의 토지 거래, ‘명의신탁’ 여부
  • 세무당국: 실소득은 부동산회사·대표 귀속 → 법인세·종소세 부과
  • 법원 판단:

-일부 거래 관여 자체 입증 부족

-자금 흐름만으로 실소유 단정 불가

-농업회사법인 ‘도관법인’으로 보기 어려움

  • 결론: 명의신탁 및 소득 귀속 입증 부족 → 과세처분 취소

이번 판결은 실질과세 원칙이 적용되는 사안에서도 단순한 거래 구조나 자금 흐름만으로는 소득 귀속을 단정할 수 없으며, 과세처분의 적법성은 결국 과세관청의 입증 여부에 달려 있음을 재확인한 사례로 해석된다.

 

판결 요약에 따르면 원고 회사는 부동산 매매 및 분양대행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 개인은 해당 회사 대표이사다. 세무당국은 농업회사법인 AAA 명의로 취득된 다수 토지를 전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양도차익이 실제로는 원고 회사와 대표자에게 귀속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017년 귀속 법인세 약 2억4800만원과 대표자 종합소득세 약 2억2600만원을 각각 부과했다.

 

과세당국은 해당 농업회사법인이 실질적인 사업 활동 없이 소득을 이전하는 ‘도관법인(실질적인 사업 없이 소득만 전달하는 통로 역할의 법인)’에 불과하며, 실제 거래 주체는 원고 회사라고 봤다.

 

이에 대해 원고 측은 일부 토지 거래에는 관여하지 않았으며, 나머지 쟁점 토지 역시 농업회사법인이 보유한 토지를 위탁받아 매도하고 수수료를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즉 해당 거래는 명의신탁이 아니라 단순한 매매대행 또는 위탁판매 구조라는 입장이었다.

 

법원은 우선 일부 토지 거래에 대해서는 원고 회사가 관여했다는 증거 자체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원고 회사가 최종 매수인으로부터 매매대금을 받아 일부를 농업회사법인에 송금한 사실이 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원고 회사가 취득자금을 부담하고 양도차익을 실질적으로 취득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특히 농업회사법인이 원고 회사로부터 받은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기존 매도인에게 지급한 점 등을 종합할 때, 단순한 자금 흐름만으로 실소유자를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위탁매매계약서나 세금계산서가 존재하지 않는 점도 인정했다. 다만 회사 규모와 당시 거래 관행, 당사자 간 관계, 다른 토지 거래에서 일정 비율의 수수료 계약이 존재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쟁점 거래 역시 유사한 위탁매매 구조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또한 원고 회사가 얻은 이익 규모가 전체 거래금액 대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친 점도 판단에 반영됐다.

 

재판부는 특히 농업회사법인이 해당 토지에 대해 지방세를 납부하고,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법인세를 부담한 점에 주목했다. 이를 근거로 해당 법인을 실체 없는 도관법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재판부는 실질과세 원칙이 적용되는 경우에도 과세관청이 단순한 의심이나 거래 외형이 아니라, 실제 소득의 귀속 주체에 대해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입증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결국 원고 회사가 토지를 명의신탁해 차익을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법인세 및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을 모두 취소했다.

 

이번 판결은 실질과세 원칙 역시 과세관청의 입증 책임을 전제로 작동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도관법인 여부 판단에서도 법인의 실질적 활동과 세금 납부 여부, 거래 구조 전반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한 농지 거래 및 법인 활용 거래에 대한 과세 판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참고 : 수원지방법원-2024-구합-75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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