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총리 "국가부채 심각, 포퓰리즘 함정 피해 금융·재정정책 정상화할 것"

2022.10.18 07:55:20

남미 순방 귀국 간담회 "국가 부채 마개 열려…이런 부채, 국제적 용인 안돼"
"박수만 받는다면 그 정책 이상한 것"…카카오톡 장애에는 "리스크 관리 좀 더 해야"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포퓰리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을 정상화하는 과정을 마다할 수 없다."

 

칠레·우루과이·아르헨티나 3국 순방을 마친 한덕수 국무총리는 16일(현지시간) 경유지인 미국 애틀랜타에서 서울행 공군1호기에 타기 전 동행 기자단과 만나 '귀국 후 가장 먼저 챙길 현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런 부채를 가지고 있으면 국제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한국은 포퓰리즘을 억제하면서 국정을 해온 나라다. 1998년 외환위기 때는 부채비율이 20%도 되지 않았다"며 "언제부턴가 마개가 열린 것이다. 굉장히 심각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 집계에 따르면 2017년 660조원이었던 국가채무는 작년 967조원으로 급증했으며 올해 약 1천7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올해 1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각각 유지하면서도 국가채무의 위험성을 지적한 바 있다.

 


피치는 당시 "국가채무비율의 지속적인 상승 전망은 중기적 관점에서 신용등급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는데, 한 총리는 "피치는 재정 안정성, 대외 안정성, 북한 위협이 있지만 한미 동맹과 한국 억지력으로 감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AA-'를 유지한 것"이라며 "이 세 가질 제대로 안 하면 바로 넘어진다.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는 고통받을 것이고, 그 고통을 정부가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면서 "경상수지는 연간 300억달러(약 43조원) 정도 흑자가 나는 현재 기조를 유지해야겠고, 제도 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국가체제로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순방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가브리엘 보리치 폰트 칠레 대통령과 회담을 꼽은 한 총리는 "보리치 대통령이 한국과 잘해보고 싶고 배워보고 싶다는 얘기를 진정성 있게 했고 오찬과 협약 체결식에서도 그 얘기를 계속했다"며 "한국이 국제적으로 해야 할 책무도 많다고 생각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과 관련 "미 재무부가 내달 4일까지 세부 가이드라인과 관련 의견을 받는데 그때까지 우리 의견을 충분히 내야 하고, 두 정부의 협의가 아주 중요하다"면서 "그 법에 우리 기업에 도움이 될 조항도 상당히 많아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윤석열 정부 지지율이 30% 안팎인 상황을 두고 "결과가 좋으면 국민도 잘 평가해줄거라는 믿음을 갖고 우리 일을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포퓰리즘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포퓰리즘에 빠지지 않는다는 건 국민이 인정해줄 때까진 정책 평가가 다를 수 있다는 얘기"라고 재차 강조했다.

 

순방 기간 한국에서 카카오톡 대규모 장애가 일어난 것과 관련해서는 "리스크 관리를 좀 더 해야겠다. 미래에 그런 일이 안 일어나도록 백업 장치도 필요하다"며 "대개 보면 단기적인 일을 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해야 할 것을 놓치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이어 "경제 안보도 결국은 단기적으로 편한 데만 찾고 비용 낮은 데만 찾아다닐 수는 없다는 것, 다 쉽고 항상 박수만 받는다면 그 정책은 이상한 것"이라고 말하며 정부가 비판과 어려움을 감수하고라도 솔선수범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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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회 기자 parkkwg6057@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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