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감사원 감사 결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인천 검단 등 102개 지구 아파트 주차장에 무량판구조 공법을 적용하면서 부실시공 사실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검수·감독업무를 태만하게 했던 것으르로 드러났다.
8일 감사원은 이같은 내용 등이 담긴 ‘한국토지주택공사 전관특혜 실태’ 주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LH는 인천 검단 등 102개 지구에서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 공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구조 지침과 구조도면을 비교하면 부실시공 사실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또 무량판구조 시공 경험이 없는 시공사 등에 전단보강근의 설치 필요성과 시공방법 등을 제대로 충분히 전파하지 않았고 결국 이는 도면 작성시 전단보강근을 누락하거나 설치 위치를 오기하는 등 설계오류와 시공상세도를 누락하는 오류 등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건축사무소는 구조설계용역을 미승인 업체에 재하도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이 과정에서 건축사무소는 하도급대금을 실제 지급액에 비해 많이 지급한 것처럼 금융기관 입금내역서 등을 변조해 LH에 제출했음에도 LH는 이를 방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LH는 전관 업체 관리·감독도 소홀히한 것으로 확인됐다. LH 충북지역본부는 청주지북 공공임대주택 조성공사와 관련해 시공건설사가 2회에 걸쳐 설계변경을 요청한 원인이 원설계의 오류 때문인 것을 알고도 전관 설계 업체에게 벌점을 부과하지 않았다.
이와함께 화성비봉(A-4 3공구) 등 4개 지구를 감리한 전관 업체는 발급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데도 LH는 해당 전관 업체에게 품질우수통지서를 발급했다. 품질우수통지서는 LH 입찰에 참여한 건설용역업체가 위법 행위로 벌점을 받았을 때 이를 상쇄할 수 있는 효력을 가지고 있다.
이외에 LH는 고성남외지구 등 3개 지구의 전관 시공·감리업체가 품질미흡통지서 발급 대상인데도 품질관리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하지 않거나 검토를 소홀히 품질미흡통지서를 미발급하는 등 관련 업무를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LH가 전관 등 직무관련자와 유착·특혜 행위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에 의하면 LH 현장감독자가 직무 관련 전관 업체 등으로부터 ▲상품권(80만 원) 수수 ▲출처불명 현금(4500만원)의 재산등록(신고) 누락 ▲직무관련 업체 대표 등과 총 4회에 걸쳐 해외 골프여행 등을 위법행위를 저지르고 이를 소속 부서장에게 신고하지 않았다.
또 다른 LH 현장감독자 3명은 각각 2021~2023년 직무 관련 전관 업체 임원과 30여 차례 골프를 치면서 회원제 및 군(軍) 골프장 예약편의 및 할인혜택, 식사 등의 향응을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무량판 구조설계 검수 업무와 시공 감독업무를 태만하게 한 LH 관련자 13명과 전관 업체에 벌점을 미부과하거나 품질미흡통지서 관리·감독을 부당하게 처리한 LH 관련자 11명 등 총 24명에 대해 문책하거나 주의하도록 LH측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LH 승인 없이 무량판 구조설계를 부당 하도급한 17개 건축사무소는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토록 통보했다”며 “전관 등 직무 관련 업체로부터 회원제 골프장 할인 등 금품·향응을 수수했거나 전관 업체와 부당하게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등 특혜를 제공한 관련자 9명은 엄중히 문책·주의하도록 요구했다. 동시에 해당 관련자 9명 중 4명은 관할 법원을 통해 과태료가 부과되도록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감사원 결과에 대해 LH는 “감사원 지적사항 중 건축설계 부당 하도급 방지 등 추가 절차 이행이 필요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상당 부분 이행을 완료했다”며 “조치가 완료되지 않은 부분은 즉시 이행하고 향후 유사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어 “다만 전관 업체 관리 감독과 관련해 품질미흡(우수)통지서 미발급(오 발급) 등에 대해선 사실관계 추가 확인이 필요했다”며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절차를 신속히 이행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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