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두산그룹이 최근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간 포괄적 주식교환방식의 합병계획안을 철회한 것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오버행 이슈(overhang, 대량 대기물량)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30일 KB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간 합병 계획 철회에 대해 “최대주주인 두산로보틱스의 고배당 유인이 큰 것은 일반주주들에게 긍정적측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오버행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 입장에서 대주주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로보틱스로 바뀌는 이벤트로 전환됐고 최대주주 변경 외에 다른 변화는 없다”면서 “최대주주가 되는 두산로보틱스가 충분한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연구개발(R&D)·설비투자(CAPEX) 욕구가 크고 두산에너빌리티 분할신설법인에 이관되는 차입금 7177억원을 떠안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로 인해 견조한 현금흐름을 지닌 두산밥캣으로부터 고배당을 수취할 동기가 크다”며 “이는 소액주주들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하지만 두산로보틱스가 향후 밥캣 지분 일부 매각을 통해 차입금 상환 등을 시도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경우 오버행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외에도 정동익 연구원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간 주식교환 방식을 통한 합병과 두산밥캣의 상장폐지는 철회됐지만 나머지 지배구조 개편안이 성공하려면 여전히 주주들의 동의와 주식매수 청구권 행사 규모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 주주 입장에서 연결 손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자회사가 분할돼 나가는 것이기에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의 동의가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지난 29일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양사는 각각 긴급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간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 계획안을 철회하기로 결의했다.
다만 두산에너빌리티를 사업부문 및 두산밥캣 지분 46%를 보유한 투자부문으로 분할한 뒤 신설된 투자부문을 두산로보틱스에 합병하는 방안은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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