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준법감시위, 첫 회의부터 ‘재탕’ 발표…공수표 논란

2020.02.06 11:29:44

지난달 기자간담회 내용 재언급‧사무국 편성 그쳐
여권·시민사회 ‘이재용 봐주기’ 안 돼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법위)가 첫 회의를 했지만, 발표한 내용 대부분은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던 것을 재언급하거나 내용 일부를 상세화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준법위는 지난 5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건물에서 제1차 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착수했다.

 

준법위는 이날 ▲삼성그룹 7개 주력 계열사 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설치, 운영 ▲준법감시위원회 제반 규정, 프로그램, 일정 논의 ▲7개 주력 계열사 내 대외후원금 지출 및 내부거래 사전 검토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 여부에 따라 조사, 개선사항 권고, 시정조치 요구 ▲시정요구 불응 시 홈페이지 공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7개 주력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이다.

 


준법위 권한은 ▲대외후원금·내부거래 관련 사전·사후통지 받을 권한 ▲합병·기업공개·특수관계인 거래·조직변경에 대한 보고 받을 권한과 자료제출 요구 권한 ▲익명제보 창구 신설 ▲준법의무리스크 관련 이사회 고지 ▲준법위반행위 발생 시 조사·시정조치·외부 전문가 조력 청구 ▲시정조치 불응 시 홈페이지 공개 등이다.

 

이날 발표는 지난 9일 김지형 위원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준법위 기본 운영원칙을 다시 언급한 수준에 머물렀다.

 

김 위원장은 당시 7개 계열사의 이사회 등의 주요 의결 등을 사전 감시, 사후 검토하고, 계열사들의 준법감시 프로그램 또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감독하는 한편, 대외 후원이나, 계열사나 특수관계인 사이의 내부거래 등을 살피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시정조치에 불응할 경우 홈페이지에 공개하겠다고도 밝혔다.

 

새롭게 추가된 내용도 사무국 편성 등 사무적인 수준에 그쳤다.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제기됐던 ▲준법감시위원회 예산·조직 측면에서 삼성 의존 ▲위원회 조사 범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횡령·뇌물의혹 및 삼성 계열사 회계사기의혹 등 제외 ▲회계사기 의혹이 발생한 삼성 계열사와 각종 비상장 계열사에 대한 조사 여부 등의 의문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준법위는 소통에도 제약을 두었다.

 

준법위 회의 내용은 오후 10시에 늦게 보도자료를 통해 배포하고, 별도의 취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여론에서는 삼성 준법위가 이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 재판의 양형 덜어내기 꼼수란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영수 특검팀 선임특별수사관을 맡은 바 있는 전종원 변호사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준법감시위는 삼성에 의존하는 조직”이라며 “준법감시제도 하나만으로 양형을 고려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정경유착에 의한 부정부패 범죄의 가중적 양형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각 시민단체는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이 급조한 준법감시위가 삼성의 지배구조에 개혁적 결과를 담보할지 여부는 향후 수년이 지나야 검증될 수 있는 것”이라며 “더욱이 총수 일가를 견제할 수 있는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에 대한 개선도 없이 준법감사위로만 할 수 있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결국 재벌총수 봐주기가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어떤 법적 권한과 책임도 없는 외부 기구가 이 부회장의 범죄 행위에 대한 면죄부가 돼 형량을 고려하기 위한 방편이 돼선 절대 안 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삼성전자 부회장은 뇌물·횡령 등 중대 범죄혐의로 재판 중이다.

 

파기환송심 정준영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회복적·치유적 정의를 말하며, 이 삼성전자 부회장 측에 뇌물을 요구받아도 응하지 않을 방법을 요구히고, 삼성 측은 외부위원과 내부직원으로 구성된 준법위를 설치했다.

 

준법위도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회복적·치유적 정의를 언급했다.

 

이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5차 공판은 오는 14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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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주 기자 ksj@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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