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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살며 사랑하며

 

 

 

(조세금융신문=김미양 한국분노조절교육협회 회장) 요즘 트롯열풍이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다. 채널을 돌리면 나오는 트롯 방송의 비중이 너무 높아 식상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나이든 사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트롯이 많은 대중들의 호응을 얻어 여기저기서 흘러 나오니 자의든 타의든 들을 수 밖에 없다.

 

미스트롯이라는 프로그램은 끝날 때까지 보질 못해서 나중에 그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되었다는 가수들의 노래를 들었지만, 미스터트롯은 기다려서 볼 정도로 나도 트롯열풍에 휩쓸렸었다. 지금은 싱어게인이라는 프로그램에 빠져 유튜브로 내가 좋아하는 30호 가수의 노래를 특별히 듣지만 미스터트롯을 할 때는 출연자들의 화려한 춤솜씨와 노래가 어우러지는 그 프로그램의 매력에 흠뻑 빠졌었다.

 

그러다 왜 그 장르의 음악이 그토록 대한민국 국민을 사로잡았는지 생각해 보았는데 평소에 흘러넘기던 가사가 삶의 희로애락을 구구절절하게 내포하고 있기 때문임을 알게 되었다. ‘삶’을 사람이 살아가는 것으로 정의한다면 그 삶에는 누구나 겪을 법한 일이 있고 그 일은 감정적인 동질감을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예를 들면 네박자라는 노래가 있는데 그 노랫말이 인생을 참으로 짧게 함축하고 있다. “쿵짜 쿵짜 쿵짜자 쿵짝 네 박자 속에 사랑도 있고 이별도 있고 눈물도 있네. 한 구절 한고비 꺾고 넘을 때 우리네 사연을 담는 울고 웃는 인생사 연극같은 세상사 세상사 모두가 네박자 쿵짝”

 

이 노래의 가사를 20대의 젊은이가 이해할 수 있을까? 이 노래의 가사에 30대 마음이 흔들릴까? 50이 넘으니 비로소 이 노랫말이 삶을 함축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아닐까? 그러니 어르신들이 일을 할 때 흥얼흥얼하며 힘든 노동을 이겨낼 수 있지 않았을까?

 

물론 트롯을 예찬할 목적으로 이 글을 쓰고 있는것이 아니다. 잘났던 사람도 못났던 사람도 이 나이가 되고 보니 결국 네박자 인생이었다는 말을 하고 싶은거다. 그럼에도 아직도 ‘왕년에 말이야~’하며 자신을 드러내고 타인을 무시하는 이들을 종종 만난다. 이들을 보면 내 아팠던 사랑도 그냥 아픈 사랑 중 하나였고 하늘을 나는 듯한 기쁨도 연극 같은 삶의 한 과정이었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러면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이처럼 세상을 관조하며 사는 것만이 옳은 길일까? ‘삶’이란 ‘명사’가 아니고 ‘동사’이다. 왜냐하면 ‘삶’을 사람이 살아가는 것으로 정의하였기 때문이다. 살아간다는 것이 동사인 이유는 대한민국 남자들이 다시 가기 싫으면서도 말만 하면 주된 대화의 주제가 되는 군대시절, 그들이 되뇌었다는 ‘국방부 시계는 그래도 돈다’처럼 무엇을 하든지 간에 우리의 삶의 시계는 지금도 째각이며 돌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어 사회적 관계를 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너무 시간의 흐름이 빠르다는 것이 최근에 만난 사람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그러면서 나이가 들면 세월이 빨리 흐른다더니 정말 그런가봐 했다.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 느릿느릿 걸어가시는 어르신을 보며 그분들의 시간은 걸음처럼 느리게 느껴져서 지루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잘못된 생각이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희로애락과 생로병사가 함께한다. 어느덧 불혹이더니 지천명이고 이순이 되어가는 요즘, 세월 참 빠르다 하고 가는 시간을 한탄하지 말고 자신만의 노래를 불러 보자. 슬픔과 아픔보다는 기쁨과 즐거움이 가득한 노래 가사가 나의 삶이 되도록 해보자.

 

그것은 우선 나를 사랑하는데서 시작한다. 내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내 마음에 좋은 글을 읽고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 좋은 언어를 사용한다면 내 인생의 노래는 밝고 고운 시어들이 출렁일 것이다. 같은 일도 의기소침하게 받아들이고 타인에게 인색하고 자신을 비하한다면 그 삶은 우울한 단어들로 가득한 노래가 되어 듣는 이도 우울하게 할 것이다.

 

이 나이에 그런 옷을 어떻게 입어요? 하지 말고 내 나이가 어때서 하고 도전하다 보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보기에도 좋아진다. 물론 너무 과한 차림은 보기에도 안쓰럽지만 단정하고 깔끔하게 트렌드를 따른 옷은 보는 이도 기분이 좋다. 이것이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는 길이 아닐까?

 

더불어 나와 함께하는 이들에게 내가 가진 사랑을 표현하고 나눈다면 광고에서 보듯 환한 표정의 신중년이 되어 삶을 아름답게 이끌어가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남의 평가가 중요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많은 이들이 좋게 평가하여 주는 사람이 타인들로부터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사람보다는 잘 살았다는 평가를 내린다고 해도 지나치게 주관적이라는 말은 듣지 않을 것이다.

 

유행가 가사가 내포하는 삶의 의미에 고개 끄덕이며 나즈막히 따라 불러본다.

 

 

 

 

[프로필] 김 미 양

• 한국분노조절교육협회 회장

• 교육학박사 • 에듀플랫폼 대표
• 인성교육, 생애주기에 따른 인생설계, 행복100세, 마음관리 강의
• 안양지청 예술치료전문 위원
• ‘달 모서리에 걸어둔 행복’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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