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지금 전 세계의 산업이 일대 혁명적인 전환기에 이르러 천지개벽의 AI 시대가 막을 열었다.
여기에 절대 필요한 것이 바로 반도체다.
이를 주도하는 기업은 세계에서 제일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이며, 이 두 회사를 볼 때마다 7년 전 별세한 고 김우중 회장의 가슴 아픈 꿈이 떠오른다.
1980년대 정부에서는 섬유, 신발 등 노동집약 산업을 탈피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구조 전환을 모색했다. 작은 나라가 세계에서 승부하기 위해서는 미래 산업 중 표준 제품, 대량 생산, 높은 단가의 제품에 올인하는 전략이 필요했다. 딱 반도체였다.
더구나 반도체는 모든 전자 제품의 핵심 부품이었기에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정부는 산업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반도체 국산화를 천명했다. 구미에 정부가 한국반도체공장을 설립해 산업의 태동을 알렸다.
그러나 막대한 초기 투자와 진입 장벽, 기술 축적의 미흡으로 지지부진했고, 장기 투자와 위험을 감수해야 되는 리스크로 인해 민간 대기업으로 이양하는 결정을 하였다.
그러나 당시 모든 대기업이 외면했다. 그때 대우그룹의 고 김우중 회장이 필자를 불러 그룹 차원의 인수를 지시하며 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우리가 섬유 수출의 경박단소에서 시작했고 볼륨을 올리기 위해 조선, 중공업, 자동차의 중후장대로 방향을 옮겼지만 이제 다시 반도체의 경박단소로 이동해야 한다. 미래 산업은 전자, 통신이며 이에 핵심인 반도체가 핵심이다. 이 반도체가 이끄는 산업 혁명은 불가사의의 예측불허 영역이다. 반드시 로봇이 온다. 이 로봇은 반도체가 생명이다. 지금 즉시 팀을 꾸려 구미 반도체 공장을 반드시 인수해라. 인수팀장은 이헌재 이사에게 맡겨라.”
이헌재 이사는 재경원 금융과장 출신으로 김우중의 절친인 전 김용환 장관의 추천으로 대우통신 이사로 영입되었고, 김대중 정부 시절 금감위원장을 지내 외환위기 때 대기업 구조조정을 담당했다. 구미로 내려간 인수팀은 한 달간의 실사 끝에 인수 대금 300억으로 마무리 짓고 정부와 계약을 체결, 30억을 계약금으로 지급하였다.
다음 정식 인수인계를 위해 장비 설계 전문팀들이 내려가 팔로업하는 과정에 장비, 설비의 부실과 흠결을 크게 발견하고 정부에 이 보완을 위한 금융을 추가 지원토록 건의를 올렸다.
그러나 정부는 먹지 못하는 계륵을 용케 팔아 계약이 종결되었는데 이를 다시 추가 지원, 번복하는 조치는 불가함을 결정했고 대우그룹은 이 30억을 정부에 떼였다.
김우중 회장은 이헌재 이사를 불러 정부로부터 계약금을 반환받도록 지시했지만 여의치 못해 이헌재 이사는 사퇴했다. 재경원 산하 한국신용평가회사 사장으로 근무하다 김대중 정부에 의해 금감위원장으로 발탁, 외환위기 시 대기업 구조조정을 담당했다. 그 후 83년도에 이 구미 한국반도체공장은 현대전자에 인수되었고 지금의 SK하이닉스가 되었다.
만일 그때 정부가 추가 금융 지원을 해 대우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반도체 공장이 운영되었다면 대우그룹의 역사는 또 달라졌을 것이다. 금세기 최고의 AI 산업 혁명으로 주가를 올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사세를 보니 시대를 잘못 만난 한 산업 영웅의 회한이 떠오른다.
※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프로필] 김우일 대우김우일경영연구원 대표/대우 M&A 대표
•(전)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
•(전)대우그룹 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 이사
•인천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서울고등학교, 연세대 법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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