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오동나무 단판 목재의 품목분류를 둘러싸고 수입업체와 인천세관이 분쟁을 벌였다.
쟁점이 된 물품은 2016년 8월 2일부터 2017년 12월 1일까지 중국 소재 판매자로부터 수입된 ‘오동나무를 제재한 단판의 목재’다. 이 물품은 표면을 평삭(평평하게 깎아냄) 또는 대패질하여 둥글게 또는 각지게 가공하고 바니쉬(목재 표면을 보호하는 투명 코팅 도료, '니스')를 도포한 것이다. 수입 후에는 주 납품처인 건설업체 등이 정해준 규격에 맞춰 절단하고 양쪽 가장자리에 구멍을 뚫어 블라인드용 부재로 가공·납품되거나 그대로 판매됐다.
업체는 최초 수입 당시 이 물품을 ‘성형가공한 기타 목재’(HSK 4409.29-9000호)로 신고해 8%의 기본관세율을 적용받았다. 세관도 해당 신고를 그대로 수리했다. 이후 업체는 해당 분류가 잘못됐다며 2019년 세관에 경정청구를 제기하고 관세 및 부가가치세 환급을 요청했다. ‘성형가공을 하지 아니한 기타 목재’(HSK 4408.90-9490호)로 품목분류를 변경하면 5%의 더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관은 업체의 경정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업체는 같은 해 11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해 세관 처분의 적법성을 다투게 됐다.
◆ 오동나무 단판 목재, 품목분류 쟁점은?
이번 분쟁의 핵심은 쟁점 물품을 제4408호의 성형하지 않은 목재로 볼지, 아니면 제4409호의 성형한 목재로 볼지다.
관세율표상 제4409호는 ‘어느 한쪽의 가장자리·마구리·면을 따라 연속적으로 성형한 목재’를 포괄한다. 반면 제4408호는 베니어용·합판용 단판이나 ‘그 밖의 목재(성형하지 않은 것)’를 분류한다.
결국 이 오동나무 단판 목재의 가장자리 가공 상태가 단순한 표면 정리 수준인지, 아니면 관세율표가 말하는 ‘연속적인 성형’에 해당하는지가 품목번호를 가르는 기준이 됐다.
◆ 업체 “단순 평삭·대패질한 단판일 뿐…4409호가 말하는 성형 아냐”
업체는 쟁점 물품이 오동나무를 제재한 단판 목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표면을 평삭 또는 대패질하여 둥글거나 각지게 가공하고 투명 코팅제인 바니쉬를 칠했더라도, 이는 목재 표면을 다듬은 정도이지 제4409호가 정한 ‘어느 한쪽의 가장자리·마구리·면을 따라 연속적으로 성형한 것’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체 측은 해당 물품이 연속적으로 성형가공하지 않은 기타 목재이므로, 제4408호로 분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세관 “둥글게 만든 판도 성형 목재…업체 공정도가 명백한 증거”
세관은 납세자가 스스로 확보한 자료를 근거로 세액을 확정지어 신고납부한 후 사후에 오류를 주장하며 환급을 요구할 경우, 그 신고납부한 세액이 과다하다는 점을 증명할 책임은 납세자에게 있다고 반박했다. 업체가 쟁점 물품이 성형되지 않은 목재라는 점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명이나 합리적 사유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세관은 관세율표 해설서 규정을 근거로 내세웠다. 해설서 제4409호에는 분류 대상으로 ‘가장자리나 마구리를 둥글게 만든 판’이 명확히 포함돼 있다. 세관은 특히 업체가 경정청구 때 직접 제출한 ‘해외 거래처 슬렛 가공 공정도’를 주목했다. 해당 문서의 절단 및 연마 공정에는 ‘두께 면(3mm)을 둥글게 연마했다’는 설명이 기재돼 있었다.
◆ 조세심판원 “가장자리 곡면 가공 확인…제4409호 타당”
조세심판원은 세관의 판단이 옳다고 결론 내렸다. 심판원은 우선 관련 해설서를 근거로 '가장자리나 마구리를 둥글게 만든 판'은 제4409호(성형 목재)에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수입업체가 제출한 증거들이 오히려 세관의 처분을 뒷받침한다고 봤다. 업체가 낸 가공 공정도와 실물 사진을 종합해 볼 때, 실물 사진에서는 길이 방향 양쪽이 둥글게 가공된 상태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과거 다른 업체의 사례도 판단에 함께 참고했다. 수입업체는 2014년 동종업체가 같은 중국 판매자에게서 사들인 목재가 이번 쟁점 물품과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정작 당시 서류를 확인해 보니, 그 목재 역시 길이 방향 한쪽 면이 곡면 가공돼 있었고, 관세평가분류원으로부터 이미 제4409호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심판원은 달리 이와 다른 형태로 가공됐다는 객관적 증빙자료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봤다. 결국 심판원은 쟁점 물품을 제4409호로 분류해 환급을 거부한 세관의 처분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참고 심판례: 인천세관-조심-2019-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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