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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교통사고 후유증 근근골격계 통증과 두충(杜仲)

(조세금융신문=정기훈 서이한방병원 대표원장) 교통사고는 후유증을 부르기 십상이다. 교통사고 직후에는 증상이 없었으나 시간이 지난 뒤 통증이 나타나는 게 후유중이다. 그러나 상당수는 MRI나 CT 촬영을 포함한 다양한 검사를 해도 이상 소견이 보이지 않는다. 이 경우는 근육이나 인대에 이상이 있는 근골격계 질환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교통사고로 발생한 경추 염좌도 근골격계 질환이다. 경추는 7개의 목뼈로 구성되어 있다. 각 목뼈는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에 의해 분리되어 있다.

 

이는 유연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지만 외부의 충격을 받으면 손상에 취약하다. 차량이 충돌하면 탑승자의 경추가 급격이 앞뒤로 젖혀졌다가 다시 앞으로 꺾이게 된다. 이로 인해 목뼈 주위의 인대와 근육 손상이 발생한다. 교통사고 후 시간이 지난 뒤 목 부위의 불편함이 나타나는 이유다. 고개를 돌릴 때 목이 뻐근하고, 어깨와 등까지 통증이 확산되기도 한다. 때로는 팔 저림, 두통, 어지럼증 등의 신경계 증상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경추 염좌 치료 약재 중 하나가 두충(杜仲)이다. 약으로는 두충나무 껍질을 쓴다. 한방에서는 두충이 약한 근골을 다시 붙들어 주는 약재로 통한다. 녹용처럼 보양약(補陽藥)에 속하는 두충은 경직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근육을 강화한다. 염좌로 인한 통증 완화와 혈액순환 촉진 효과가 좋다. 그 결과 만성적인 목과 척추, 무릎의 아픔을 치료하는데 유용하다. 신농본초(神農本草)에서는 보간현(補肝腎), 강근골(强筋骨), 안태(安胎) 효과를 소개하고 있다. 간과 신장을 보하고, 근육과 인대 및 뼈를 재생시키고, 신경 안정에 도움되는 약물이라는 의미다.

 

교통사고에 많은 척추 긴장, 근육 손상, 인대 염좌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약재다. 처방은 두충 단독 보다는 우슬(牛膝), 골쇄보(骨碎補), 속단(續斷), 상기생(桑寄生) 등과 함께 한다. 체질에 맞게 각 약재를 가감하면 근골 보호와 혈액순환이 촉진된다.

 

두충 효과는 옛 전설에도 배여 있다. 중국 동정호(洞庭湖) 근처에 두충(杜仲)이라는 청년이 살았다. 그는 마을 사람들을 위해 요통에 좋은 약초를 찾아 험한 산을 찾았다. 마침 노인이 요통에 좋은 나무껍질이 있는 절벽을 알려줬다. 그는 위험을 무릎쓰고 절벽을 기어올랐다. 그러나 발을 헛디뎌 낭떨어지로 떨어져 숨졌다. 죽은 그의 손에는 나무껍질이 쥐어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에게 감사의 표현으로 그 나무를 두충(杜仲)이라고 이름했다.

 

두충이 죽음을 불사하며 채집한 이 약재는 현대 교통사고 환자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허리가 부드러워지고 밤잠을 잘 잤다"는 증언이 많다. 심부 근육의 회복과 기혈 순환 개선 덕분이다. 필자는 교통사고로 손상된 근육이나 관절 기능 회복을 위해 두충을 포함한 약물치료와 함께 침, 추나요법 등을 병행한다. 두충은 환자의 회복기간을 단축시키고, 재활의 질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프로필] 정기훈 서이한방병원 대표원장
•現) 대한고금의학회장
•前) 대전한의사회부회장
•前) 대전대 한의예과 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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