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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530원도 뚫렸다…전쟁·유가 충격에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음

금융시장 전반 변동성 확대…코스피도 동반 흔들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30원선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고 수준을 위협하고 있다. 1500원 마지노선이 무너지자 외환시장뿐 아니라 주식시장까지 흔들리며 고환율 충격이 금융시장 전반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2원 오른 1519.9원에 출발한 뒤 상승폭을 키우며 장중 한때 1530원선을 넘어섰다. 주간 거래 기준으로 환율이 153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환율 급등은 중동 정세 불안과 국제유가 급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고, 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하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심 인프라 타격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백악관도 군사 대응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시장 불안은 더욱 확대됐다. 이에 맞서 이란 측도 강경 발언을 이어가며 충돌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금융시장 전반에도 충격이 번지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2.53%(133.55포인트) 급락 출발한 뒤 장 초반 5100선 아래로 밀리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이후 낙폭을 일부 줄였지만 변동성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환율과 유가가 동시에 상승하는 이중 충격이 현실화되면서 실물경제 둔화 우려까지 겹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국면 진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시장 급등락 속에서도 통화당국은 환율 수준 자체보다는 시스템 안정성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서 환율 관련 질문에 대해 “현재 환율 레벨(수준)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일단 환율이 어느 정도 리스크(위험)를 수용할 수 있는지 보는 만큼 그런 면에서 큰 우려는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재 달러 유동성 부분이 양호한 만큼 예전처럼 환율과 금융 불안을 직결시킬 필요는 지금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신 후보자 역시 대외 변수에 대한 경계감은 분명히 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주요 리스크로 중동 사태와 유가 상승을 지목하며, 이른바 ‘전쟁 추경’에 대해서도 “중동 상황으로 (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만큼 정책적으로 완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방향에 대해서는 “중동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얼마나 지속될지 불확실한만큼 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이미 환율 1530원선이 뚫린 만큼, 시장의 기준선도 한 단계 위로 올라갔다. 환율 상승이 단기 충격에 그칠지, 수입물가와 기업 비용을 자극해 실물로 번질지가 고환율 국면의 리스크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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