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상장주식 양도소득세는 상위 0.3% 이상이 되어야 납부할 수 있는 부자 세금이지만, 윤석열 정부 새 정책이 추진될 경우 그마저도 반토막이 될 것이란 민간연구소의 분석이 나왔다.
나라살림연구소가 최근 공개한 ‘주식양도세 과세 대상 축소 의의와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개인투자자 913.6만명 가운데 상장주식 양도세 신고건수는 2만7163건에 불과했다. 전체 투자자 가운데 0.3% 정도가 상장주식 양도세를 신고한 셈이다.
윤석열 정부는 상장주식 양도세를 개별 주식 100억 이상 보유자에게만 물리겠다는 정책을 내세웠다.
이론적으로는 1조원 보유자가 1% 수익을 내서 연 100억원을 벌었어도 세금을 전혀 안 낼 수 있다. 종목당 100억원까지는 비과세이기에 100종목에 100억원씩 분산투자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현행 상장주식 양도세 제도도 구멍투성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2020년 기준 개인투자자 평균 주식 ‘보유 금액’은 2020년 기준 7250만원이지만, 같은 기간 상장주식 양도세를 낸 사람들의 평균 ‘양도 차익’은 2억6800만원이다.
평균 수준의 투자자는 연 수익률 370%정도 돼야 주식 양도세 신고라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상장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자 내에서도 자산별 격차는 극심하다.
2020년 확정신고 기준 전체 대상자의 96.2%가 양도차익 50억원 이하인데 이들이 내는 세금은 전체 상장주식 양도세의 22.5% 정도다. 양도차익 50억원을 초과하는 상위 3.8%의 납세자가 전체 세금의 77.5%를 낸다.
이는 상장주식 양도세가 일반적인 개인투자자와는 거의 관계가 없는 대주주 정도를 과세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대주주 중에서도 상위일수록 막대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를 윤석열 정부안 대로 종목별 100억원 이상 보유로 기준을 바꾸면 신고대상 대부분이 면제가 되며 세금 수입도 최근 4년간 기준보다 50%까지 줄어들 수 있다.
연구소 측은 “세계 대다수의 국가들이 상장주식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과세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또한 지속적으로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을 확대해왔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대상 축소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기본적인 조세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대주주에만 적용하는 상장주식 양도소득세를 모든 투자자에게 전면시행한다고 해도 실제 과세대상은 전체 주식 투자자의 2%정도로 추산되며, 윤석열 정부안 진행 시 2023년 시행이 예정된 금융투자소득세 세수 증가분도 상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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