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촬영·편집=김진산 피디, 나레이터=진민경 기자]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꽃을 피우고 과일을 키우는 꿀벌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꿀벌의 자취를 추적하던 중 의외의 장소를 발견했어요. 서울 여의도, 도심 한복판에 12만 마리의 꿀벌이 서식중인 양봉장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 봤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양봉장은 산세 좋고 공기 맑은 곳에 마련된 양봉장의 모습이었는데요. 과연 꿀벌들이 도심 한복판 빌딩 숲이 우거진 여의도에서 어떤 형태로 집을 마련했는지, 잘 적응은 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양봉장은 KB국민은행 본관 옥상에 위치하고 있었는데요.
이름은 ‘케이비 양봉장’으로 KB금융이 도시 양봉 사회적 기업인 어반비즈와 함께 만든 곳이라고 합니다.
옥상에 올라가 오른쪽으로 돌아서니 6군으로 마련된 양봉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높다랗게 자리 잡은 빌딩들이 내려다보고 있는 곳에 꿀벌들의 집이 있었습니다. 이질적인 풍경이었지만 동시에 조화롭다 느껴지는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혔습니다.
바삐 돌아가는 산업현장에서 양봉장의 목가적 경관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서 그런 것 같네요. 가까이 다가가 양봉장을 바라보니, 그곳은 그들만의 일상으로 숨가쁘게 돌아가는 중이었습니다.
꿀벌 수십마리가 양봉장 입구를 꽉 메워 둘러싸고는 손가락 한마디 반 크기만 한 말벌들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어요. 말벌 한 마리의 공격으로 벌통 하나가 초토화 되기도 한다는 걸 생각하면 꿀벌들은 매 순간 생사의 갈림길에서 촌각을 다투는 전쟁을 치르는 중입니다.
박진 어반비즈서울 대표가 훈연기로 쑥연기를 피웠는데요. 쑥연기는 사나워진 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쑥 연기에 취한 꿀벌들의 움직임이 조금씩 둔해지자 박 대표는 벌통에서 벌집을 꺼내 들었고, 꿀벌이 부지런히 모은 꿀이 가득 찬 벌집이 보였습니다.
꿀벌들이 도심 한복판에 튼튼한 집을 짓는 데 성공한 것이 맞네요.
여의도 한복판에 사는 꿀벌들은 어떻게 꽃꿀을 채취하는지 궁금하시죠? 이 꿀벌들은 샛강공원과 여의도공원까지 찾아가 몸무게의 절반이나 되는 양의 꽃꿀을 채취해 이고지고 날아온다고 합니다. 박진 대표는 “도심에서도 얼마든지 꿀벌이 건강하게 클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 이유는 고온 건조한데다 도시 계획상 넒은 지역에 걸쳐 다양한 꽃과 식물이 식재돼 있어 먹잇감 또한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저는 도심 속 공해가 꿀의 질을 떨어트리는 요인이 되진 않는지도 궁금했는데, 농촌에서 다량으로 살포되는 살충제를 생각하면 도시 꿀벌들은 오히려 안정적이고 건강하게 꿀을 모으고 있다고 합니다.
벌집 한 조각을 떼어내 맛을 봤는데요. 향긋한 향과 녹진한 단맛에 저절로 눈이 감겼습니다. 도시가 주는 전혀 다른 의미의 풍요로움이었고, 건강했고, 신선했습니다.
그러다 문뜩 양봉 농가에서 최근 심심찮게 ‘꿀벌 실종사건’이 보고된다는 뉴스가 떠올랐는데요. 박 대표는 “기후 온난화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겨울에도 기온이 따뜻하니 봄인 줄 착각한 일벌들이 집을 나섰다가 몽땅 얼어 죽기 일쑤라고 하네요.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 같습니다.
KB금융이 KB국민은행 본관 옥상에 양봉장을 마련한 것도 서로에게 이익을 주며 함께 살아가자는 차원이라고 합니다. KB금융 관계자는 “꿀벌 생태계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국민들의 실천을 모으기 위해 케이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저도 꿀벌을 살리기 위한 이러한 노력들이 국민 모두의 생활 곳곳에서 등불처럼 번졌으면 좋겠네요~
조세금융TV 진민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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