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3위 코인제국 FTX, 파산 신청…부채만 66조, 연쇄충격 예상

2022.11.12 02:29:25

알라메다 등 130여개 계열사도 함께 파산 절차…채권자 10만명
재무구조 부실 의혹에 유동성 위기…일주일도 안 돼 회사 몰락
'코인계 JP모건' 30살 CEO 퇴출…엔론사태 청산인이 구조조정 감독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규모 인출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가상화폐거래소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부채만 최대 66조원에 이르는 가상화폐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로 코인업체와 기관·개인 투자자로 이어질 연쇄 충격이 예상된다


FTX는 11일(현지시간) 트위터 성명에서 "전 세계 모든 이해 당사자들의 이익을 위해 자산을 현금화하고 질서정연한 검토 절차를 시작하기 위해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자발적인 파산보호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글로벌 코인 거래소 가운데 한때 3위를 기록했던 코인 제국이 유동성 위기로 순식간에 무너졌다며 이번 사태는 가상화폐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 신청 사례라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코인계의 JP 모건' 또는 '코인계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던 30살 코인 갑부 샘 뱅크먼-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는 물러났고. 존 J. 레이 3세가 FTX 그룹 CEO를 물려받아 파산 절차를 진행한다.

 


미국 파산법의 챕터 11은 회생 가능성이 없는 기업의 청산을 규정한 '챕터 7'이나 개인파산 절차를 담고 있는 '챕터 13'과 달리 파산법원 감독하에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해 회생을 모색하는 제도로, 한국의 법정관리와 유사하다.

 

파산보호 신청 대상에는 이번 FTX 유동성 위기의 진원지인 알라메다 리서치 등 130여 개 계열사도 포함됐다. 알라메다로 인해 발생한 FTX의 채무는 100억 달러(13조2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FTX는 법원에 부채가 100∼500억달러(13조2천억∼66조2천억원)이고, 자산도 부채와 같은 규모라고 신고했다. FTX에 대한 채권자는 10만명 이상인데,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의 파산 신청 기업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이었던 FTX가 빠르게 종말을 맞았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FTX와 창업자인 뱅크먼-프리드 전 CEO는 가상화폐 업계의 '백기사'를 자처하며 보이저 캐피털, 블록파이 등 앞서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던 다른 회사들에 자금을 지원해왔다는 점에서 FTX의 파산 신청은 더욱 충격적이다.

 

뱅크먼-프리드는 바이낸스의 FTX 인수 철회로 회사의 유동성 위기가 심회하자 94억달러 긴급 자금 조달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그는 FTX 파산 신청 이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우리가 여기에서 이렇게 끝나게 돼 다시 한번 정말 죄송하다"며 "파산 신청이 필연적으로 회사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몰락한 가상화폐 제국은 엔론사태 청산인 출신의 구조조정 전문가 레이 CEO의 손에 넘어갔다. 그는 2001년 회계 부정으로 무너진 에너지 기업 엔론의 `빚잔치'를 효율적으로 관리 감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레이 CEO는 "FTX그룹은 가치 있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오직 체계적인 공동 절차를 통해서만 효율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며 "성실하고 철저하고 투명하게 이러한 노력을 수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외신들은 FTX가 파산 절차에 돌입하면서, 코인업체와 기관·개인 투자자로 이어질 연쇄 충격이 예상된다고 12일(현지시간) 일제히 타전했다. 안팎에서 이번 사태를 두고 ‘코인판 리먼 사태’라는 충격적인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FTX 기관 투자자는 캐나다 교사 연금,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미국 헤지펀드 등으로 광범위하다. 이들은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자금을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약 1억달러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소프트뱅크가 FTX에 1억달러(약 1300억원) 자금을 투자했다”라고 보도했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FTX 투자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투자 자금은 공개하지 않았다.

 

코인 억만장자 마이크 노보그래츠 갤럭시디지털 최고경영자(CEO)도 FTX 관련 자금 7700만달러(약 1015억원)를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CNN 방송은 지난 2008년 세계에 충격을 준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에 빗대며 FTX 붕괴가 ‘리먼 모멘트’라는 분석이 나온다고도 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충격은 기관 투자자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채권자로서 우선순위가 낮아져 투자한 돈을 몽땅 잃게 될 수도 있어서다.

 

FTX 홍보를 위해 동원됐던 대형 스포츠 스타들의 지분도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다. 샘 뱅크먼프리드 FTX 설립자는 회사 홍보를 위해 각 분야의 스포츠 스타와 후원 계약을 맺고 일부를 암호화폐로 지급하는 마케팅 활동을 벌여 왔다. 지난해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톰 브래디와 당시 그의 부인인 모델 지젤 번천은 FTX 광고에 출연하고 지분을 받았다.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 코인원, 코빗, 고팍스 3곳은 FTX가 발행한 토큰인 FTT를 취급하고 있어 국내에 미칠 파장도 크다. 이 거래소를 통해 FTT를 보유한 국내 투자자 수는 지난 9일 기준 약 6000명, 보유 수량은 11만개로 집계됐다. FTT가 상장폐지 시 국내 투자자들이 입을 피해는 최대 23억원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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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청하 기자 parkkwg6057@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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