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종태 기자) 최근 정부가 은행권에 '상생금융' 확대를 주문하는 가운데 보험업계도 의무보험인 자동차 보험료를 내년 추가로 내리기로 하는 등 상생금융 대오에 합류했다.
8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 보험료의 인하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면서 이달 중 구체적인 인하 폭과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는 예년 자동차 보험료 조정 시기보다 1∼2개월가량 당겨진 일정으로, 최근 상생금융 확대 기조에 따라 조정 시기가 일러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보험사는 올해 상반기 기준 역대급 실적을 냈으나, 은행권과 달리 삼성 계열사를 제외하면 특별한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이후에도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보험사 이익 규모도 급증한 만큼 상생금융 차원에서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당국의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상생금융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당국 입장에서 가능한 이달 중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보험료 조정이 가능하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고, 보험료 인하 여력이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자동차 보험료는 손해보험사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지만 2천만명이 가입해 있고, 물가와도 직접 연결돼 있어 금융당국이 보험료 조정과 관련해 일정 수준에서 개입하고 있는데, 인하 폭은 1.5∼2% 내외가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할인율이 너무 낮으면 결과적으로 보험료를 할인하고도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고 질타를 받을 수 있다"며 "이익 규모를 고려했을 때 1.5∼2% 사이에서 회사별로 적정 수준을 찾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달 중 구체적인 인하 폭이 정해지면 내년 1월 책임개시일부터 순차적으로 인하된 자동차 보험료가 적용된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개 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3%로, 작년 같은 기간(78.0%)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업운영비를 고려할 때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은 80%대로 여겨진다.
생명·손해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9조1천44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3.2% 늘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손해보험사의 순이익은 상반기 5조3천281억원, 생명보험사는 3조8천150억원으로 각각 55.6%, 75% 증가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