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규・판례] 인사고과 대상 해외자회사 파견 임직원에 대한 인건비는 국내모회사 비용

2024.06.12 07:24:08

국세청 “쟁점 인건비가 청구법인 고유업무 위한 지출 아닌듯”…경정청구 거부
심판원 “해외자회사의 고객계약서에 국내본사 책임 명시…경정청구 수용해야”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국내법인이 100% 출자한 해외현지법인(자회사)에 파견돼 일하는 임직원들의 인건비를 자사의 비용(손금)으로 인정해 법인세 과세표준과 세액을 다시 계산해 달라고 경정청구를 했는데, 국세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가 결국 조세행정심판에서 졌다.

 

해외현지법인에 파견된 임직원들이 현지 업무 진행상황 및 현황을 국내 모법인에 주기적으로 보고하고 관련 지시를 받는 등 관리·감독을 받은 점이 명확히 드러났고, 국내 모법인이 이들 파견근무자들에 대해 인사평가를 한 점을 고려할 때 국세청이 납세 기업의 경정청구를 받아줘야 한다는 취지의 심판결정이었다.

 

조세심판원은 지난 5월 중순 “심판청구 법인이 제출한 인사 관련자료 등을 종합, 판단해 볼 때 해외현지법인 파견 청구법인 임직원들이 청구법인의 업무에 종사한 것으로 인정된다”며 국세청이 파견 임직원 인건비를 비용으로 인정해주지 않아 늘어난 법인세를 취소하라고 결정(조심 2023중3452, 2024.05.13)했다.

 

조세심판원 결정의 핵심은 “해외현지법인에 파견된 임직원들이 현지 업무 진행상황 및 현황을 청구법인에 주기적으로 보고하고 관련 지시를 받는 등 청구법인의 관리· 감독하에 업무를 수행하였고, 청구법인이 이들에 대한 인사평가를 한 것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반도체장비와 디스플레이 등을 제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판매하는 상장법인의 계열사인 D사는 중국과 베트남에 100% 출자한 해외현지법인들에 임직원을 파견했다. 해마다 3월말 법인세 신고 때 이들 파견 임직원에 대한 인건비를 빼먹고 신고했는데, 2022년 3월말 법인세 신고 이후 세무전문가의 얘기를 듣고 같은 해 7월 해외현지법인 파견한 임직원들의 2019~2021년 인건비를 법인 비용으로 봐서 관련 법인세를 돌려달라고 국세청에 경정청구를 했다.  파견 임직원들은 주로 해외 고객사에 납품한 장비의 조립·설치, 시운전, 사후관리 용역(A/S) 등의 업무를 했고, 이는 D사 사업활동이 분명하다는 게 청구의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D사 관할 동화성세무서는 같은 해 10월31일 일부 미환류소득 착오 신고분에 대해서만 경정청구를 받아들였고, 쟁점인건비가 청구법인의 고유 업무를 위한 지출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봐 해당 부분에 대한 경정청구는 거부했다. 이에 D사는 이의신청을 거쳐 조세심판원에 조세행정심판청구를 냈다.

 

D사의 불복 건을 심리한 조세심판원 해당 심판부는 “당초 쟁점 인건비가 해외현지법인에서 지출돼야 할 비용”이라고 본 국세청의 의견에 대해 회의를 품고 관련 판단근거들을 모았다.

 

특히 국세청이 파견 임직원들이 수행해온 업무에 대해 “D사 고유 업무를 위한 지출로 보기 어렵다”며 당초 법인세 신고내용과 같이 해당 인건비를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는(손금불산입) 게 타당하다고 본 점에 주목했다.

 

우선 “내국법인이 해외현지법인에 사용인을 파견, 생산과 경영 등을 지원하게 하면서 인건비를 부담하는 경우로서 해당 사용인이 사실상 내국법인의 업무에 종사하는 경우에는 동 비용을 내국법인의 손금에 산입할 수 있다는 기존 심판례(조심 2012중2416, 2014.5.28.)를 참조했다.

 

또 D사 제품을 중국 및 베트남 현지에서 판매하고 사후서비스(A/S)를 제공할 목적으로 D사가 100% 출자해 설립한 점, 고객과 맺은 장비납품계약서에 “현지에서 장비를 조립, 설치, 사후관리, 무상수리 보증 등을 D사 책임으로 한다”고 명시한 점에 주목했다. D사가 해외현지 자회사에 자사 임직원들을 파견한 게 바로 이런 고객에 대한 책임인 점을 주의 깊게 고려했다.

 

특히 해외파견 임직원들이 관련 경비를 청구한 품의서와 관련 보고서 등을 토대로 D사가 해당 임직원들에 대한 역량평가 등 인사 관련자료를 작성해온 점도 눈여겨봤다. 파견 임직원들은 당연히 현지 업무 진행상황 및 현황을 D사에 주기적으로 보고하고 관련 지시를 받은 정황이 잘 나타나 있다. D사 조직도에도 해외파견 직원들이 D사 중국 및 베트남 관련 부서에 소속된 것으로 나타나 있음을 확인했다.

 

심판원은 이런 점을 종합, “D사 해외현지법인에 파견된 임직원들은 D사 업무에 종사한 게 맞다”고 결론을 내렸다. 국세청이 D사 해외현지법인에 파견된 임직원들의 인건비를 D사 고유 업무를 위한 지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 경정청구를 거부한 처분은 잘못이라는 결론을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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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기자 dipsey@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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