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규·판례] 대법 "국내 미등록 특허도 제조 등에 실질적 사용시 과세 대상"

2026.02.19 08:00:00

작년 9월 '한미조세협약 특허 사용료' 대법 판례 그대로 적용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 '국내 미등록 특허권이라 하더라도 그 기술이 국내 제조·생산 과정에 실질적으로 사용됐다면 해당 특허 사용료를 국내원천소득으로 보고 대한민국이 과세할 수 있다'는 판단을 재차 내놨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지난달 8일 LG전자가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경정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 소송은 LG전자가 국내 미등록 특허권을 사용한 대가로 지불한 대금이 국내원천소득이 아니라며 법인세 환급을 요구하면서 제기됐다.

 

LG전자는 2017년 9월 미국 법인 AMD(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와 특허권 관련 소송을 종료하고 양사가 보유한 특허권을 상호 사용하도록 하는 화해 계약을 체결했다.

 

LG전자의 미국 등록 특허권 4건과 AMD 및 자회사가 보유한 미국 등록 특허권 12건이 그 대상이었다.

이때 LG전자가 AMD에 지급한 사용료는 9천700만달러(당시 한화 1천95억2천만원)였으며, 이에 대한 원천징수분 법인세 164억2천만원을 과세당국에 납부했다.

 

법인세법상 외국 법인에서 국내원천소득이 발생하면 우리 과세당국에 법인세를 내야 한다. 이때 한국 기업이 외국 법인에 대금을 지급하면서 세금만큼을 미리 떼어 국가에 대신 내는 원천징수 방식을 취한다. 즉, 세금을 계산·납부하는 절차상의 행위는 한국 기업이 수행하지만, 세금을 부담하는 실질적 납부 의무자는 외국 법인이 된다.

 

LG전자는 2018년 3월 AMD 및 자회사의 12개 특허권이 우리나라에 등록되지 않은 미국 등록 특허권인 만큼 한미 조세협약에 따라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경정청구를 했으나, 과세당국이 거부하자 행정소송을 냈다.

 

쟁점은 국내에는 등록되지 않고 미국에만 등록된 특허 사용료를 법인세법과 한미 조세협약에 따라 국내원천소득으로 볼 수 있는지였다.

 

재판부는 국내 미등록 특허권이라 하더라도 그 특허 기술이 국내에서 제조·판매 등에 사실상 사용됐다면 국내원천소득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한미 조세협약상 '재산 사용료' 조항에 대해 새롭게 정립한 법리를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한미 조세협약은 '재산의 사용료는 어느 체약국 내의 해당 재산 사용 또는 사용할 권리에 대해 지급되는 경우에만 해당 체약국 내에 원천을 둔 소득으로 취급한다'고 정한다. 즉, 특허 같은 재산을 사용하는 대가(사용료)는 그 재산이 실제로 사용되는 나라에서만 원천소득으로 본다는 것이다.

 

그간 대법원 판례는 '특허는 등록된 국가 안에서만 유효하다'는 특허권 속지주의를 바탕으로 이 조항을 해석했다. 특허권이 등록되지 않은 국가에서는 그 사용료를 상정할 수 없으므로 국내원천소득으로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한미 조세협약상 '특허의 사용'이 특허권 자체가 아닌 특허권 기술의 사용을 의미한다고 보고, 국내 미등록 특허권이 국내에서 사용됐을 경우를 상정할만한 문맥을 한미 조세협약에서 찾을 수 없다고 봤다.

 

이에 따라 한미 조세협약상 '특허의 사용'이라는 용어를 국내 법인세법에 따라 '해당 특허의 특허기술 등 제조 등에 사실상 사용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판례를 언급하며 "원심은 이 사건 사용료가 국내 미등록 특허권에 대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특허 기술이 국내에서 제조·판매 등에 사실상 사용됐는지를 살피지 않고 곧바로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나머지 상고 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 판결을 파기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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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청하 기자 parkkwg6057@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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