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쌍방과실 교통사고에서 운전자가 부담한 자동차보험 자기부담금을 상대방 보험사에 구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최근 A씨 등이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 6곳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패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에 돌려보냈다.
이번 사건 원고들은 쌍방과실 교통사고 발생 뒤 차량 수리비 중 자기부담금(한도 50만원) 상당액을 자신의 보험자(보험사)로부터 보상받지 못하자, 상대 차량 보험사들을 상대로 각각 자기부담금 상당의 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앞서 대법원 전웝합의체는 2015년 이렇게 보험금 일부만 지급된 사안에서 피보험자는 보험금으로 전보되지 않은 손해(미전보 손해)에 관해 제3자를 상대로 배상책임 이행을 우선해 구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자기부담금을 이 전합 판결에서 의미하는 '미전보 손해'라고 보고 피보험자가 직접 상대 차량 보험자(또는 운전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지였다.
1, 2심은 원고들이 스스로 자기부담금 약정이 포함된 자차보험계약을 체결했다며 상대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자기부담금 중 상대방 책임에 상응하는 만큼은 상대방에 별도로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자기부담금 약정은 피보험자와 보험자 사이에 일정 액수 내지 비율의 금액을 보험자가 부담하지 않고 피보험자가 부담하기로 한 약정"이라며 "자기부담금 중 적어도 피보험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 부분은 최종적으로 피보험자가 부담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어 "자기부담금 상당액 중 제3자의 책임비율에 상응하는 부분까지 피보험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경우에 따라 제3자가 손해배상 책임 중 일부를 면탈하는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부연했다.
나아가 대법원은 보험사가 쌍방 과실비율 확정 전 자기부담금을 공제한 뒤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선처리 방식'의 경우 "피보험자가 부담한 자기부담금에 관해 보험약관에 미리 명확히 기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내용은 보험자의 명시·설명의무 대상이라는 것이다.
대법원은 "피보험자가 이 사건과 같이 비교적 소액인 자기부담금에 대해 일일이 법원에 소를 제기하도록 하는 것은 피보험자의 편의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피보험자가 소송상 부담으로 인해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약관상 근거를 갖춰 자차 보험자가 피보험자를 대신해 자기부담금 중 상대방 책임비율 부분을 지급받아 피보험자에게 환급할 수 있도록 하되, 그에 관한 사항을 피보험자가 분명히 알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는 게 대법원의 설명이다.
대법원은 "선처리 방식을 취한 자차 피보험자와 상대방 보험자 사이에 쌍방과실로 인한 교통사고에서 자기부담금 지급에 관한 법률관계를 최초로 판시한 사건"이라며 "보험소비자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는 판시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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