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은 '경찰관이 손님으로 위장해 게임장 내 불법 환전을 몰래 촬영했더라도 동영상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게임산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게임장 업주 A씨 사건에서 이같이 판단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최근 확정했다.
A씨는 2020년 3∼5월 손님들이 게임을 통해 얻은 포인트 1만점당 10% 수수료를 공제하고 9천원씩 현금으로 환전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청주상당경찰서 소속 경찰관은 손님으로 가장해 차키형 카메라와 안경형 카메라로 게임장 내부 모습과 환전 행위를 촬영한 뒤 그 동영상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했다.
쟁점은 이렇게 영장 없이 환전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증거로 쓸 수 있는지, 즉 증거능력 유무였다. 증거능력이 인정돼야 법정에서 증거로 쓸 수 있다.
1심은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으나, 2심은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봐 유죄를 인정해 벌금 2천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경찰이 나이트클럽에서 몰래 촬영한 사건의 대법원 판례를 들었다.
수사기관이 범죄를 수사하면서 ▲ 현재 범행이 행해지고 있거나 그 직후이고 ▲ 증거보전의 필요성과 긴급성이 있으며 ▲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상당(타당)한 방법으로 촬영한 경우 그 촬영이 영장 없이 이뤄졌다고 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여기에 나이트클럽 비밀 촬영 사건에서 대법원은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상당한 방법으로 촬영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수사기관이 촬영장소에 통상적인 방법으로 출입했는지, 또 촬영장소와 대상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에 대한 보호가 합리적으로 기대되는 영역에 속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2심은 이 사건에서 "단속 경찰관은 게임장 내 모습과 환전행위 장면 등을 제한적으로 촬영해 피고인 등의 영업의 자유나 초상권 등이 침해될 여지는 적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촬영 당시 게임장에서 일상적으로 영업이 이뤄지고 있었는데, 단속 경찰관이나 신고자가 불법영업을 유도하는 등 함정수사를 했다고 볼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A씨가 법리 오해 등을 들어 상고했으나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수사기관 촬영물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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