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지난 9월 1일 오후 국회에서 여야 대표 회담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tfmedia.co.kr/data/photos/20241145/art_17307776238463_03c5d5.jpg)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지난 9월 1일 오후 국회에서 여야 대표 회담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동의했다. 금투세는 정치권은 물론 자본시장에서도 오랫동안 논란이 있었던 사안으로 개인투자자들은 이번 결정을 반기고 있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또한 금투세가 폐지되지 않을 시 당장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라 준비 기한이 촉박했던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국회에서 개최된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강행하는 것이 맞지만 현재 주식 시장이 너무 어렵다”고 발언했다.
그간 금투세를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1년 더 유예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침체한 시장을 살릴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였다. 하지만 폐지를 밀어붙이는 정부 및 여당과 이를 치열하게 밀어내는 야당이 대치하면서 투자자들 불안감이 장시간 지속돼 왔다.
이 대표의 발언은 금투세를 기존 계획대로 시행해야 한다던 기존 입장을 완전히 거둔 것이다.
금투세는 2020년 12월 문재인 정부 시절 소득세법 개정안 통과에 따라 2023년 시행으로 최초 마련됐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에 들어서 2022년 7월 금투세 도입 시기를 2025년으로 연기했다. 정부 및 여당은 이후 2024년 1월부터 금투세 전면 폐지를 주장했고, 야당이 적극 반대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각각의 입장들을 살펴보면 금투세 유예를 주장하는 측은, 금투세 대상자가 국내 투자자 중 약 15만명(1%)밖에 되지 않는 데다 세금 부과 기준도 5000만원부터인 만큼 괜한 공포심을 조장해 시장을 위축시킬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반면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그들의 수가 1%에 그치더라도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발표 기준 약 150조원의 자금을 움직이고 있는 만큼 해당 금액이 해외로 빠져나갈 경우 국내 자본시장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맞섰다. 또한 금투세 자체가 법인세를 내는 기관과 국내에서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외국인은 적용대상이 아니므로 개미(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보는 세제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여기에 정부가 연초 ‘국내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차원에서 밸류업 방안을 강력 추진했음에도 힘을 받지 못한 점, 지난 10월 코스피 지수가 2500선까지 밀린 점 등이 폐지론에 힘을 보탰다.
이미 여당은 금투세 폐지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고, 관련 법안이 야당 반대 없이 상임위를 거쳐 연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될 경우 내년 금투세는 시행되지 않게 된다.
◇ 무리 없이 폐지 통과될 듯…변수 배제할 순 없어
민주당은 아직 여야 합의를 언제 하겠다고 공식적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이 대표가 공식적으로 금투세 폐지 동의 의견을 밝히며 당론을 결정한 만큼 이달 중 여야가 이에 대한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여야 합의에 걸림돌이 될 사안이 아직 남은 상황이다. 김건희 특검법 표결과 이재명 대표 선고가 모두 이달 중 예정돼 있다. 현재 민주당은 이달 안에 김건희 특검법을 무조건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라, 이에 대한 여당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금투세 개정법 합의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금투세 폐지에 따라 세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금투세 도입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세수 증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철회하면서 세수 감소 효과는 갈수록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거래세율 인하 이후 2023년까지 약 4조원의 세수가 감소했다. 금투세 시행 시 2025년부터 2027녀나지 약 1조3000억원의 세수증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정처는 분석했다.
증권가에선 금투세 폐지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불확실성 해소로 국내 주식 시장에 훈풍이 불 수 있다는 의견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투세 시행에 따른 자금 이탈 우려에 국내 투자자들은 중장기 관점에서의 국내 주식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번 민주당의 결정은 국내 주식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개인투자자 비중이 큰 코스닥 시장의 수급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투세가 폐지되더라도 당분간 국내 증시 향방을 가늠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미국 대선 결과 및 이후 열리는 1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이 국내 증시 변동성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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