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금투세 폐지하면 집 나간 서학개미 돌아올까?

2024.12.04 13:55:45

(조세금융신문=이지한 편집위원) 지난 11월 초 더불어민주당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결국 폐지하기로 방침을 발표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미 올해 초부터 금투세 폐지를 공식화했고. 제1야당의 입장 전환으로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금투세는 2022년 시행을 2년 유예한 끝에 결국 이름만 남기고 사라지게 됐다.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주식 5000만원, 기타 250만원 이상 소득 발생 시 해당 소득의 20%(3억원 초과 25%)를 부과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금투세 시행을 불과 몇 달 앞두고 개인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민주당은 결국 백기를 들고 말았다.

 

주식투자 카페 등에서는 민주당이 개미(개인투자자)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금투세를 도입한 것이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으며, 다음 대선을 대비해 결국 금투세를 포기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금투세 폐지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반도체지원법 이른바 ‘칩스법’이 트럼프 집권 이후 폐기될 것이라는 관측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기업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이 속속 빠져나가고 있다.

 


개인투자자도 주식시장을 떠나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비트코인 등에 투자하기 위해 코인거래소를 찾고 있다. 지난달 17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의 24시간 총 거래대금은 20조 4716억원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을 합한 18조 8637억원보다 약 1조 6000억원을 상회했다. 한때 약 25조원에 달했던 국내 주식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최근 15조원 대로 대폭 주저앉았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투자 금액도 지난달 14일 현재 1000억 달러를 넘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440억달러 수준이었는데, 2년도 지나지 않아서 2배 이상으로 불었다.

 

개인투자자가 국내 증시를 떠난 것은 국내 주식시장 투자수익률이 가상자산이나 미국 주식시장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데 그 원인이 있다. 주가지수는 연초에 비해 코스피 -9%, 코스닥 –22% 하락했다. 주요 40개국을 비교해 볼 때 전쟁을 겪고 있는 러시아(-20.79%)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하락률이다.

 

주식이나 가상자산, 또는 부동산 투자시장에는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보이면 투자자가 몰려온다. 양도세 등 소득세가 높다고 해도 수익이 예상되는 곳에는 투자금이 넘쳐난다.

 

해외 주식 투자수익이 발생하면 손실분을 상계한 양도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해외 주식 양도세는 1년간 투자수익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과세표준에 22%(지방소득세 2% 포함)의 세율을 곱하여 산출한 금액을 이듬해 5월에 신고 납부해야 한다.

 

물론 연말에 손실 종목을 매도하여 연간 수익을 줄이거나 수익이 발생한 주식을 가족에게 증여 후 매도로 양도세를 절감하는 방법도 있지만 해외 주식 투자수익에 양도세가 부과된다는 점을 모르고 투자하는 서학개미는 보기 어렵다.

 

국내 주식시장이 다시 살아나려면 투자수익률이 올라가야 한다. 국내 정치 불안과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문제, 환율 변동 등 주식시장 외의 부정적 요인은 차치하더라도 상장기업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는 성장이 담보되어야 하고 주가조작이나 횡령, 배임, 가짜뉴스 등도 사라져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사의 회사와 주주를 위한 충실의무와 주주 보호 규정을 도입한 상법 개정안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이 개정안으로 그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적 원인으로 지적되어 온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주식시장 활성화는 기업 가치 실현과 의사결정 정보의 효율성, 투자자의 신뢰와 안정성, 활발한 거래 등의 요소가 상호작용을 일으킬 때 가능해진다. 주식시장 활성화를 통해 기업과 투자자의 자본 유동성을 강화하고 한국 경제의 기반을 강화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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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한 기자 lovetown@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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