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실손보험 보험업계 개선 시급 ‘한 목소리’

2019.09.05 23:53:32

보험연구원 정책세미나 개최…보험료 차등 적용‧자기부담금 확대 제안

 

(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보험업계가 손해율이 급격히 높아진 실손의료보험을 유지하기 위해 보험료와 비급여 부분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비급여의 급여화를 골자로 하는 ‘문재인 케어’의 풍선효과로 판매할수록 손해가 발생하는 실손보험의 구조상 급격한 보험료 인상은 피할 수 없으며 이는 결국 실손보험 판매 중단으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보험업계는 과잉진료를 방지하기 위해 실손보험 이용이 많은 고객에게 보다 많은 보험료를 부가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비급여 진료의 자기부담금을 높일 것을 조언했다.

 

5일 보험연구원이 개최한 ‘실손의료보험제도 현황과 개선방안’ 세미나에 참석한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실손보험의 존립이 위태롭다는 사실에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국민 3400만명 이상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 위상을 지닌 실손보험이 일부 소비자들의 도덕적 해이와 과잉진료로 보험사가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손해율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이태열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소보험 계약자에게 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은 5조12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20%(8500억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실손보험 손해율은 129.1%로 2016년 131.3% 이후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 보험사는 100원의 보험료를 받고 129.1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했던 것이다.

 

특히 보험업계는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문재인 케어’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떤 반사이익이 실제로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난색을 표했다.

 

비급여 항목의 축소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사유가 줄어들 것이란 명분으로 보험료 인상폭을 낮췄으나 이후 비급여 진료를 중심으로 의료비가 오히려 증가해 적자가 확대됐다는 주장이다.

 

이 연구위원은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의 취재와 달리 비급여 진료비는 감소하지 않았으며 본인 부담금은 물론 비급여 진료비도 현저히 증가하고 있다“며 ”문재인 케어로 인한 보험사의 반사이익은 실제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국내 상위 5개 손해보험사에 청구된 실손보험 진료비는 4조1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6%(7300억원) 증가했다.

 

특히 비급여 진료비는 2조6500억원으로 4000억원이나 불어났다. 비급여 진료를 급여로 포함시키는 것만으로는 진료비 급증을 막을 수 없으며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를 직접적으로 통제할 방안이 병행되야 한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주장 핵심인 셈이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의 문제점 해결을 위해 실손보험금 청구에 따른 보험료 차등 책정과 비급여 관리를 꼽았다.

 

할인 제도만이 존재하는 현 실손보험료 책정 구조에 보험금을 많이 청구한 고객들에게 보험료를 할증 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손해보험연구실장은 “실손보험 손해율이 현재와 같은 추세로 지속 악화될 경우 40세 보험가입자는 향후 20년 뒤 60세가 되면 납부해야할 보험료가 7배, 70세에는 17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손보험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선 보험료 차등제와 강력한 비급여 관리 체계를 마련한 뒤 계약자 전환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 절반 이상이 가입한 보험 특성상 보험사는 실손보험을 ‘울며 겨자먹기’로 유지하고 있다. 과거 실손보험 상품이 처음 나왔을 때 엄청난 숫자의 고객이 발생하자 매출 확대를 목표로 현재와 같은 구조로 앞다퉈 판매한 책임은 분명 보험사들에게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가 보험업계의 우려를 일정부분 공감하면서도 신중론을 펼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순한 민영보험이 아닌 건강보험과 유사한 공적 특성을 지니게된 실손보험 특성상 보험료 차등제를 도입할 경우 상호부조 기능이 상실될 것이란 우려다.

 

그러나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실손보험 자체가 시장에서 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영리 회사인 보험사 입장에선 팔면 팔수록 보험사가 손해보는 상품인 실손보험이 ‘애물단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중소보험사들은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기도 했다.

 

이 같은 보험사들의 ‘실손보험 시장 탈출’이 중소사는 물론 보험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진지한 경고가 보험업계를 통해 흘러나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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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석 기자 welcome@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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