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정부가 내년도 부동산 공시가격을 시세 9억원 이상 주택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올려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 반영률)을 목표치까지 끌어올린다. 현실화율 목표치는 9억원 이상 15억원 미만 아파트는 70%, 9억 넘는 단독주택은 55%다.
국토교통부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2020년 부동산 가격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공시가격은 조세·복지 등 다양한 행정목적에 활용되고 국민부담의 형평성과 복지제도의 공정성을 담보 기반이 된다. 하지만 낮은 현실화율과 고가-중저가 부동산간 현실화율 역전문제, 공시가격 산정과정에서의 오류문제 등으로 부동산 가격공시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고가주택의 현실화율은 여전히 저조한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내년도 부동산 공시 적용방안을 상세히 공개했다. 정부가 공시가격 산정방식과 제도 운영에 대한 방향을 밝히는 것은 1989년 공시제도를 도입한 이후 30년 만이다.
국토부는 현실화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9억원 이상 고가 주택을 위주로 현실화율을 올린다. 올해 현실화율이 일정 수준에 미달한 주택이 대상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시세 9억∼15억원 70%, 15억∼30억원 75%, 30억원 이상은 80% 등의 현실화율에 미치지 못한 주택에 대해 내년도 공시가격을 끌어올려 가격대별로 현실화율이 각 70%, 75%, 80%가 되도록 맞춘다.
다만 지나친 가격 급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현실화율 인상분에 상한을 둔다. 상한은 9억∼15억원은 8%포인트(p), 15억∼30억원은 10%p, 30억원 이상은 12%p다.
단독주택에 대해서도 시세 9억원 이상 주택 중 올해 현실화율이 55%에 미달하는 주택의 공시가를 올려 현실화율을 55%까지 맞춘다.
공시가 급등을 방지하는 현실화율 제고분 상한은 9억∼15억원 주택 6%p, 15억원 이상 8%p다.
토지의 경우 공동주택이나 단독주택과 다른 방식으로 현실화율을 끌어올린다.
영세 자영업자가 많은 전통시장을 제외한 모든 토지에 대해 올해 64.8%인 현실화율을 7년 내 70%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현실화율 제고분을 균등하게 반영한다.
예를 들어 현실화율 63%인 토지의 경우 7년간 현실화율을 1%p씩 올린다. 올해 현실화율이 56%라면 7년간 2%p씩 현실화율이 올라간다.
내년도 전국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올해 대비 4.5% 상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서울(6.8%), 광주(5.9%), 대구(5.8%) 등이 전국 평균보다 상승률이 높고 제주(-1.6%), 경남(-0.4%), 울산(-0.2%)은 하락했다.
내년도 전국의 표준단독 변동률은 올해(9.13%)에 비해선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서울의 경우 올해 17.8% 올랐으나 내년에는 절반 수준으로 변동률이 떨어졌다.
국토부는 ‘공시가 현실화 로드맵’을 내년 마련할 계획이다. 이달 18일부터 표준단독주택 소유자 열람과 의견청취 절차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결정 공시할 예정이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소유자 열람은 내년 3월 12일부터 시작될 계획이며, 결정공시는 4월 29일에 이루어지게 된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오늘 발표한 방안들을 차질없이 추진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흔들림 없이 높여 나가면서 정확하고 투명한 공시제도 운영으로 가격공시 전방의 신뢰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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