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학명 기자) 초강력 대출규제를 담은 12.16 부동산 대책이 오늘부터 본격 시행된다. 투기를 막기 위한 정부의 각종 부동산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한국 사람은 여전히 부동산에 대한 기대가 높다.
소비자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최근 ‘소비자체감경제 조사’를 실시했더니 부동산 투자 심리가 크게 높아졌다. 부동산투자를 권유하겠다는 응답 지수는 1분기 80.2에서 4분기 95.9로 15.7 포인트나 증가했다. 2020년 부동산 투자 괜찮을까?
부동산 투자는 ‘긍정적’ 규제는 ‘강력’
컨슈머인사이트의 조사처럼,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대 심리는 여러 조사에서 알 수 있다. 부동산 투자에 대해 긍정적인 반면 예금·적금을 권하겠다는 응답 지수는 같은 기간 129.3에서 118.6으로 10.7 포인트 하락했다. 주식과 펀드 권유 의향 또한 8.2 포인트 줄었다.
최근 온라인 설문조사 업체 두잇서베이와 한 경제지가 비슷한 조사를 했다. 지난 5~13일 전국 남녀 4001명을 대상으로 ‘로또 10억원에 당첨되면 어디에 투자하겠냐’는 질문을 했다.
설문 응답자 중 10명 중 6명은 ‘서울 아파트’와 ‘꼬마빌딩’ 등 부동산에 투자하겠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에서 가장 많은 1419명(35.5%)이 10억원으로 ‘서울 아파트를 사겠다’고 답했고, ‘꼬마빌딩 투자’도 24.6%에 달했다.
‘12·16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 닷새 전에 실시된 부동산정책 관련 인식조사에 응한 서울시민 60% 이상은 내년에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0년도 부동산 가격 전망'을 묻는 말에 응답자의 12.7%가 '크게 오를 것', 48.4%가 '약간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이렇게 부동산에 투자하겠다는 사람은 많지만 금일(23일)부터 적용되는 부동산정책은 투자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시가 9억원 이상의 주택에 담보대출(LTV)이 강화되었고, 가계·개인사업자·법인 등 모든 차주의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LTV(담보인정비율) 20%가 적용된다.
고가주택의 기준이 공시가격 9억원에서 시가 9억원으로 변경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도 강화되었다.
그동안 각 시중은행은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 평균 DSR을 40%내로(개별 대출의 경우 40% 초과시에도 대출취급 가능) 적용했지만, 이제부터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서는 은행권은 40%, 비은행권은 60%로 규제된다.
안정 vs 풍선…지방 분양, 부동산 펀드 관심↑
내년 집값은 이런 정부의 규제로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의견과 오히려 집값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있다는 의견 두 가지다.
안정세 이유에 대해서는 대출 규제로 투자 수요는 줄고, 종합부동산세 강화로 다주택자들이 물량을 내놓으면,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조화로운 상태가 된다는 의견.
한편에서는 규제가 집중된 서울 강남권 이외 지역과 지방 부동산 시장은 오히려 수요가 몰려, 가격이 부풀어 오를(풍선효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지역 간 차별화가 심화된다는 것.
10월 한국개발연구원 조사결과 부동산 전문가 10명 중 6명은 ‘서울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했지만, 이는 12.16 대책이 나오기 전 상황이다.
어쨌든, 현 상황에서 수도권 주택시장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지속되면서 서울은 많은 빚을 내어 아파트 사기는 힘들어진 상황. 전문가들은 투자를 위해서라면 그나마 대출 규제가 덜한 지방 분양시장에 눈을 돌리라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최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지방 분양시장을 선도하던 대전, 대구, 광주와 더불어 침체를 지속하던 부산과 울산의 전망치까지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전국 전망치가 크게 개선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102.1), 부산(117.3), 울산(114.2), 대전(104.7), 대구(104.0), 광주(95.2) 등이 90~100선을 보였다. 특히 최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부산의 경우 지난달에 비해 39.6p 급등하며 전망치를 견인했다. HSSI가 100을 초과하면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것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사실, 분양시장은 지방 시장은 물론 서울과 경기 및 수도권 할 것 없이 청약 통장이 몰리며 1순위에서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방은 규제가 덜 하기 때문이고, 서울과 경기는 잇따른 규제 여파로 공급물량 축소에 따라 분양 물량이 적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분양가 규제로 분양가가 저렴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당분간 분양시장에 대한 청약 열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외 부동산펀드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이미 부동산펀드 규모는 최근 100조원을 돌파해 전체 자산시장에서 1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부동산에 이점이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리서치센터는 ‘해외투자 부동산펀드 동향과 특징’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경우, 국내 부동산보다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으며, 유럽투자의 경우에는 수익률은 국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낮은 대출금리로 투자할 수 있어 국내 투자보다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과 일본, 싱가폴 등은 환율이 과거보다 높은 수준이라 환헤지로 인해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으며, 유럽은 금리가 상승할 경우 대출 부담의 증가로 인해 투자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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