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細細事情]DLF사태, 손태승 회장·함영주 부회장 앞날은?

2020.01.17 14:03:45

처벌수위 다르면 형평성 문제 제기 불보듯
'제재심 이면에 금융위와 금감원 구도' 등 해석 다양

'세세사정(細細事情)'은 매우 꼼꼼하고 자세한 일의 형편이나 곡절을 뜻합니다. 조세금융신문 취재기자들이 사회 주요 이슈를 취재해 자유로운 형식으로 써내려가는 꼭지입니다.

 

(조세금융신문=곽호성 기자)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사태 관련 우리‧하나은행의 징계수위를 확정하는 금융감독원(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가 지난 16일 오전에 열렸다. 이날 제재심에서 결론이 나지 않아 제재심이 한 번 더 열릴 예정이다. 

 

이 제재심에서 DLF 판매은행인 우리·하나은행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전 하나은행장)에게 공지된 중징계가 굳어질 지, 징계 수준이 경감될 지 결정된다. 손 회장과 함 부회장은 금감원의 문책 경고(중징계)를 통보받은 상태다.

 

제재심 최대 논점은 내부통제 부실을 이유로 경영진을 제재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은행들은 내부통제 부실 책임을 이유로 경영진에게 제재를 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약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원이 중징계를 받으면 3∼5년간 금융사에 취업할 수 없게 된다.

 

 

이미 업계에선 손 회장과 함 부회장의 처벌 수위가 크게 다르면 형평성 논란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이 받게 될 처벌 수위는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우선 손태승 회장의 경우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문책경고라는 중징계를 통보받았다. 만일 중징계가 확정될 경우 손 회장은 이의신청 제기와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등을 할 수 있다.

 

은행장 문책경고는 금감원장 전결로 확정 가능하다. 금감원이 징계 절차를 서둘러 진행해 3월 안에 문책경고를 확정하면 손 회장은 연임되지 못하고 남은 임기만 채울 수 있다.

 

이 경우 손 회장이 금감원 처리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행정소송을 걸면 처리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행정소송 기간 동안 손 회장이 연임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상황이 손 회장에게 그리 불리하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우리금융 임추위 뒤에 금융위가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이것은 우리금융의 지배구조와도 연관이 있다. 우리금융의 1대 주주는 금융위 산하기관인 예금보험공사다. 그리고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022년까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 지분 18.32%를 2∼3차례에 걸쳐 모두 팔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우리금융 지배구조가 불안하면 지분매각에 지장을 줄 수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입장에선 우리금융이 안정되고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좋다. 우리금융 지분을 높은 가격에 팔면 좋은 가격을 받고 팔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도 금융위 산하기관이다.

 

금감원은 손 회장에게 중징계를 내리면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합당한 일을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금융위와 사이가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손 회장은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난 전주고 출신이다. 최근 금융권에선 호남 출신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은성수 위원장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군산고를 졸업했다. 손 회장을 지지하는 이들이 금융권과 관료사회에 적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함영주 부회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손 회장에 비해 관심을 덜 받고 있다. 함 부회장의 경우 채용비리와 관련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하나은행장 3연임을 포기한 상황이다.

 

다만, 이번 제재심 결과에 따라 향후 함 부회장이 하나금융 회장직 도전의 향방이 갈릴 것이란 전망이다. 채용비리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더라도 이미 논란에 휘말린데다 이번에 금감원 징계를 받는다면 하나 금융 내부에서 차라리 더 젊고 참신한 인물이 회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금감원과 우리·하나은행이 치열한 공방을 벌인 1차 제재심에서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일부 언론에선 오는 22일에 제재심이 열릴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금감원 관계자는 “날짜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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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호성 기자 lucky@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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