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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수 전 STX 회장. 편법 증여세 패소 확정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강덕수(72) 전 STX 회장이 특정 계열사에 일감 몰아줘 세금없이 부당한 이익을 누리게 했다는 이유로 부과받은 20억 원대 증여세가 8년 만에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최근 강 전 회장이 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 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강 전 회장은 지난 2013년 11월 과세당국으로부터 편법 증여 혐의로 증여세 26억8000여만원을 부과받았다.

 

STX계열사들이 자신이 보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도록 조종해 부당한 이익을 챙겼다는 이유에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3은 대기업 계열사가 전체 매출 중 30%를 타 계열사들로부터 몰아주기 일감으로 챙겼으면, 해당 법인의 지배주주나 친족이 증여받은 것으로 간주해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한다.

 

강 전 회장은 “지배주주가 실제 얻은 이익이 아닌 미실현 이익”이라며 자회사들 사이에 이익을 주고받았더라도 지주회사 지분을 보유한 자신에겐 증여세를 낼 의무가 없다고도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증여자와 수증자가 동일한 ‘자기 증여’는 증여세 대상에서 제외되는데, 강 전 회장은 자신이 지주회사 지분을 가졌으니 계열사 말단의 자신의 회사가 이익을 챙겨도 자기 이익이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체 STX 지분 중 소량을 가진 강 전 회장은 자기 증여를 주장할 자격조차 없다.

 

대법원은 “특수관계법인과 주주는 서로 구별되는 별개의 법적 주체이고, 따라서 증여자와 수증자가 일치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라고 설명했다.

 

STX조선해양은 2조3000억원의 회계사기를 쳤다는 이유로 2014년 4월 상장폐지했다.

 

당시 STX회장이었던 강 전 회장은 배임 2843억원, 횡령 557억원, 회계사기의 주범으로 1심에서 6년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회계사기가 빠지면서 징역 3년과 집행유예 4년 160시간의 사회봉사로 꺾였다.

 

강 전 회장은 STX회장으로 지내며 계열사를 동원해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이 지배주주인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어 막대한 이익을 누렸으며, 과세당국은 그 중 일부에 대해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를 매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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