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천장 부착용 LED 조명기구에 들어가는 광원의 품목분류를 두고 수입업체와 세관이 분쟁을 벌였다.
쟁점이 된 물품은 2014년 5월부터 2015년 4월까지 63차례에 걸쳐 수입된 조명용 LED 모듈이다. 450mm×450mm 크기의 정사각형 인쇄회로기판(PCB) 위에 LED 100개를 배열하고, 안정기와 연결하기 위한 커넥터와 정류다이오드 2개를 부착한 구조다. 업체는 수입 당시 이를 ‘조명기구의 부분품’(HSK 9405.99-9000호)으로 신고해 기본세율 8%를 적용받았고, 세관도 이를 그대로 수리했다.
이후 업체는 2019년 4월부터 6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해당 물품이 ‘조명기구의 부분품’이 아니라 ‘LED’(HSK 8541.40-2090호)에 해당한다며 경정청구를 제기했다. 제8541호로 바뀌면 WTO 협정세율 0%가 적용돼 이미 낸 관세를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세관은 2019년 8월 이를 거부했고, 결국 업체는 같은 해 11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 조명기구냐 LED냐…품목분류 쟁점은?
이번 사건의 핵심은 이 물품을 관세율표 제8541호의 ‘LED’로 볼지, 아니면 제9405호의 ‘조명기구’ 쪽 물품으로 볼지다.
제8541호는 발광다이오드 등 반도체 디바이스를 분류하는 항목으로, 이 호에 해당하면 0%의 관세율을 적용받는다. 반면 제9405호는 램프와 조명기구 및 그 부분품을 포괄하는 항목으로 8%의 기본세율이 부과된다.
결국 천장 부착용 조명기구에 들어가는 이 LED 모듈이 단순한 ‘LED 광원’에 머무르는지, 아니면 구조와 기능상 이미 ‘조명기구용 물품’으로서의 본질적인 특성을 갖췄는지가 품목분류를 가른다. 특히 기판에 함께 부착된 정류다이오드 2개의 성격을 어떻게 볼지가 주된 쟁점이 됐다.
◆ 업체 “정류다이오드는 보호장치일 뿐…본질은 LED 모듈”
업체는 쟁점 물품이 제8541호의 LED 모듈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제8541호의 LED에는 개별 소자뿐만 아니라 다른 능동소자가 결합된 모듈형도 분류된다는 것이다.
업체는 WCO와 국내 관세청이 과거 인쇄회로기판 위에 다수의 LED와 제너다이오드, 커넥터가 부착된 물품을 제8541.40호로 분류한 전례를 근거로 들었다. 제너다이오드가 역전류를 막아 LED를 보호하듯, 쟁점 물품의 정류다이오드 역시 제품 수명 단축을 막기 위한 보조 기능일 뿐 LED의 본질적인 기능을 변화시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업체는 해당 물품을 조명기구 완성품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완제품이 되려면 안정기(정류기), 프레임, 확산판 같은 필수 부분품이 결합돼야 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수입 당시 물품에는 천장 부착을 위한 고정장치도 없었고, 완성품 가격에서 쟁점 물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31%에 불과하므로 이를 조명기구 완성품으로 판단한 세관의 분류는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2022년 HS 개정안에서 LED 모듈을 제8539호로 분류할 예정이라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 세관 “제너다이오드 예외와 다르다…LED 범주 벗어나”
반면 세관은 쟁점 물품이 제8541호의 LED 범주를 벗어났다고 반박했다. 세관에 따르면 제8541.40호에는 원칙적으로 개별 소자인 LED 칩, 능·수동소자 없이 구성한 LED 패키지, 또는 이를 기판에 장착한 단순 LED 모듈이 분류된다.
세관은 업체가 제시한 제너다이오드 포함 패키지가 예외적으로 제8541.40호로 인정받은 사실은 동의하지만, 쟁점 물품은 그 사례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해당 사례는 제너다이오드를 개별 LED와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LED를 직접 보호하는 구조였다. 반면 쟁점 물품의 정류다이오드 2개는 조명을 켜고 끌 때 전기회로 전체를 보호하고자 별도로 장착했으므로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관은 물품의 형태와 설계 목적에도 주목했다. 쟁점 물품은 기판 표면을 반사용 페인트로 칠했고, 조명기구 규격에 맞춰 크기를 조절하고 프레임 부착용 홀 가공을 마쳤으며 안정기 연결용 커넥터도 갖추고 있었다. 따라서 이는 단순 범용 LED가 아니라 천장용 조명기구에 맞춰 제작한 특화 광원이므로 제9405호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 조세심판원 “별도 장착 정류다이오드, 단순 LED 아니다”
조세심판원은 심리 결과 세관의 손을 들어줬다. 심판원은 제8541호에 분류되는 반도체 디바이스는 광전지를 제외하면 원칙적으로 개별 소자이고, 다른 능동·수동소자를 포함하지 않는다고 봤다.
2014년 이후 제너다이오드가 포함된 LED 모듈이 제8541.40호로 분류된 사례가 있지만, 쟁점 물품의 정류다이오드는 전기회로 전체를 보호하기 위해 별도로 장착돼 그 기능을 구현하므로 성격이 다르다는 세관의 판단을 인정했다. 즉, 쟁점 물품은 제8541호의 단순 LED 범주를 벗어난 물품이라는 것이다.
나아가 심판원은 쟁점 물품의 구조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조명에 쓰이도록 기판 표면이 반사 페인트로 코팅된 점, 조명기구에 맞는 크기와 프레임 부착용 홀 가공이 되어 있는 점, 회로 보호용 정류다이오드가 별도로 추가된 점 등을 볼 때 이 물품은 조명기구용 쪽 물품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최종적으로 심판원은 쟁점 물품을 제8541호로 분류할 수 없으며 HSK 제9405.10-3000호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관세 환급을 요구한 업체의 경정청구를 거부한 세관 처분은 적법하다며 심판청구를 기각했다.
[참고 심판례: 인천세관-조심-2019-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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