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군자는 하루에 세 번 나 자신을 반성한다

2022.10.11 11:02:52

 

(조세금융신문=나단(Nathan) 작가) 

曾子曰; “吾日三省吾身. 爲人謀而不忠乎? 與朋友交而不信乎? 傳不習乎?”

증자왈; 오일삼성오신. 위인모이불충호? 여붕우교이불신호? 전불습호?

증자가 말했다. “나는 하루에 세 번 나 자신을 반성한다. 남을 살피는데 진심을 다했는가? 친구와 사귀는데 믿음을 주었는가? 배운 것을 습득했는가?” - 학이學而 1.4

 


증자(曾子, 기원전 505년~435년)는 공자(孔子, 기원전 551년~479년)가 만년에 거두어들인 제자로 공자와 나이 차가 무려 46살입니다. 본명은 증삼이고, 자는 자여(子輿)입니다. 그의 아버지, 증점(曾點)도 공자의 제자였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스승을 모신 셈입니다.

 

증삼은 그다지 총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죽하면 공자는 그를 ‘둔하다’라고 평가했을까요? 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배운 것을 익히고 실천했습니다. 한 마디로 ‘노력파’였습니다. 그는 공자의 학문을 이어받아서 후대에 전했습니다. 전국시대(戰國時代)의 명장이었던 오기(吳起, 기원전 440년~기원전 381년)도 증자의 아들 증신(曾申)에게서 학문을 배웠다는 설이 있습니다.

 

후대의 사람들은 공자의 제자 중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제자들 뒤에 자(子)를 붙였는데, 염자(이름: 염구, 기원전 522년~489년), 민자(민자건, 기원전 536년~487년), 유자(유약, 기원전 518년~458년), 증자(증삼)가 있습니다. 일부 사람은 공자의 애제자 안연(안회, 기원전 511년~481년)을 안자(顔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증자는 자신의 재능이 다른 공자의 제자들보다 못하다는 것을 알고, 매일 자신을 돌아보면서 반성했습니다. 그가 말한 세 가지 복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충忠 : 남을 살피는데 진심을 다했는가?

2. 신信 : 친구와 사귀는데 믿음을 주었는가?

3. 습習 : 배운 것을 습득했는가?

 

남에게 진심을 다하고, 믿음을 주고, 배운 것을 습득하는 자세

 

그가 강조한 충, 신, 습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첫째, 남을 살피는데 진심을 다했는가? 사실 우리가 하는 행위의 대부분은 남을 위한 것입니다. 집안일을 하는 것은 가족을 위함이고, 회사에서 일하는 것도 고객, 그리고 동료와 상사를 위한 것입니다. 그 행위의 중심에 ‘충’이 있습니다. ‘충’은 진심을 다하는 마음입니다. 忠(충)은 가운데 중(中)에 마음 심(心)이기 때문에 마음의 중심, 즉 진심입니다.

 

식당에서 서빙을 하더라도 진심을 다하는 사람은 말투와 행동이 다릅니다. 고객을 위해서 음식을 만드는 데 진심을 다하는 사람은 성공합니다. 고객도 그 깊은 맛과 정성을 느낍니다. 그런 사람들은 아무리 사소하고 작은 일이라도 의미를 부여하고 소홀히 하지 않습니다.

 

반면 진심을 다하지 않고, 겉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깊이가 얕습니다. 어떤 사람은 진심인척 흉내 내고, 또 어떤 사람은 자신의 부와 지위, 즉 개인의 영달(榮達)을 더 중요시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아무리 겉으로 꾸미려고 해도 마음이 겉으로 드러납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그들을 멀리합니다. 결국 ‘충’이라는 것은 나의 마음 가운데에서 우러나오는 것으로 최선을 다하는 행위입니다. 진심을 다하면 상대방도 그 진심을 알아주고, 나 자신에게도 떳떳합니다.

 

둘째, 친구와 사귀는데 믿음을 주었는가? 사람들과 교류함에 있어서 믿음을 주었는지 스스로 질문해야 합니다. 믿음이라는 것은 말과 행동을 모두 포함합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지, 약속을 잘 지키는지도 중요합니다.

 

교언영색(巧言令色)이라는 말과 같이 ‘말을 교묘하게 꾸미고, 낯빛을 그럴싸하게 보이는 것’(학이편 1.3)이 아니라 진실함과 믿음을 보여줘야 합니다. 남을 이용하려는 마음보다는 ‘신뢰’를 주는 것에 더 집중합니다. 말로서 현혹하는 것이 아니고, 묵묵히 바른 길로 나아가고, 노력하고 도움을 주면서 신뢰를 쌓아갑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말입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허투루 공약을 남발하지 않고, 한 번 내뱉은 말은 어떤 식으로든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이 가볍지 않습니다. 남들한테 잘 보이고, 인기를 끌기 위해서 허풍을 치지 않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남을 현혹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고, 사람들은 속으면서도 믿고, 또 속고는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사귀는 데 있어서 그 사람의 화려한 언변보다는 ‘말의 무게’를 잘 느껴야 합니다.

 

마지막은 배운 것을 습득했는가 입니다. 배운 것을 익히고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무리 높은 학식을 갖고 있거나 학벌을 자랑한다고 해도 본인이 배운 것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문제가 있습니다.

 

학식을 쌓을수록 더 겸손하고, 스스로 모자람을 알아야 합니다. 항상 귀를 열고, 진심으로 경청합니다. 머리에든 것이 많은 것보다 하나를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군자의 삶을 사는 사람입니다.

 

배운 것을 하나라로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 군자의 삶입니다

 

전국시대의 정치가이면서 철학자인 한비(韓非, 기원전 280년?~기원전 233년)가 저술한 《한비자》(韓非子)에 증자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어느 날 증자의 아내가 시장에 장을 보러 가려는데 아들이 따라가겠다고 우겼습니다. 아내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서 시장에 다녀온 후 돼지고기를 해주겠다고 선의의 거짓말을 했습니다. 얼마 후 아내가 시장에서 돌아와 보니 증자가 칼을 갈고 있는 것이 아닌가요?

 

“여보, 어쩐 일로 칼을 가시나요?”

증자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당신이 돼지고기를 해주겠다고 아이에게 약속했으니 돼지를 잡을 수밖에 없소.”

 

정말로 고지식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아이가 밤늦게 자다 말고 일어나서 나가려고 했습니다. 증자는 어디가냐고 물었습니다. 아들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친구에게 책을 빌렸는데, 오늘까지 돌려주기로 했습니다. 아버지가 돼지를 잡는 것을 보고 약속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저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책을 돌려주려고 합니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입니다. 결국 《논어》를 읽고, 필사하고 그 내용을 암송하는 것은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 한 구절’이라도 실천해야 합니다.

 

오늘 증자가 이야기한 세 가지 반성을 배웠다면, 이 중에 한 가지라도 가슴에 새기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어떨까요?

 

 

[프로필] 조형권(나단) 작가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논어를 읽다》 출간, 교보문고 MD의 선택

•《적벽대전 이길 수밖에 없는 제갈량의 전략기획서》 출간, 교보문고 북모닝 CEO도서 선정

•《공부의 품격》 출간

•(현)SK그룹 내 마케팅 임원

•성균관대학교, EMBA 석사 졸업

•고려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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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단(Nathan) 작가 choja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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