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분석] 단결정 양극재, 2차전지 발전의 '게임체인저'

2024.02.05 13:47:01

(조세금융신문=박홍민 증권 전문위원/조세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 기존 양극재보다 에너지 밀도를 높여 안정성이 높고 수명이 길다는 장점을 지닌 단결정 양극재가 2차 전지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 열쇠로 급부상하고 있다.

 

단결정 양극재는 일반적인 양극재보다 결정이 더 단단해 가공이 어렵고 품질도 더 민감하지만, 화재위험을 줄이면서 배터리 수명과 에너지 밀도를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특히 파우치형과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의 열안정성과 에너지밀도를 높이게 됬다. 그리고 새로운 하이볼트(4.4V) 배터리 제조와 건식 배터리셀 공정이 가능해져서 가격도 많이 낮고 긴 주행거리를 갖춘 차량 라인업도 갖출 수 있다. 즉 원가 절감과 성능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셈이다.

 

단결정 양극재가 향후 양극재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여겨지는 이유다.

 


기본적으로 양극재가 무엇인지 살펴보면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의 광물을 사용하는 니켈계 2차전지에서 금액 비중이 제일 높은 소재로 2차전지 내 금액 비중이 40% 정도 된다. 결정의 구조에 따라 다결정 양극재와 단결정 양극재로 구분된다.

 

2차전지가 발전하면서 여러 부품과 소재가 변경되지만, 단결정 양극재는 변함없이 사용된다. 이는 대부분의 발전단계에 단결정 양극재가 주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단결정 양극재는 하이니켈 파우치형 배터리에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하이볼트 미드니켈 배터리와 리튬메탈 배터리에 사용될 예정이다. 꿈의 배터리라고 하는 전고체 배터리도 단결정 양극재는 필수 소재로서 역할을 하게된다.

 

◇ 하이니켈 파우치 배터리는 단결정 양극재가 필요하다

 

다결정 양극재는 여러 개의 입자가 뭉친 구조로 되어 있다. 배터리 제조 때 전극에 다결정 양극재를 압연하는데 강하게 할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진다. 그런데 압연이 강해지면 다결정 양극재는 입자가 깨져서 가스가 발생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또한, 배터리 충·방전이 많아지면 리튬 이온이 이동을 반복하다가 다결정 양극재가 갈라지는데 이때도 가스가 발생한다. 가스가 발생하면 배터리 내부가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생기고 전해액이 양극재와 닿으면서 화재가 발생한다.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와 비교하면 파우치형은 가스 배출구조가 다소 약해서 배터리 발화 위험성이 더 있다. 파우치형은 하이니켈을 사용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하이니켈 양극재는 대체로 각형, 원통형에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단결정 양극재를 사용하면 파우치에도 하이니켈 양극재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다결정 양극재와 달리 단결정 양극재는 강하게 압연 할 때와 충·방전 반복 시 입자가 깨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화재위험을 줄이면서도 추가로 배터리 수명과 에너지 밀도도 증가시킨다.

 

지난해 4월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 기업 중 국내에서 처음으로 하이니켈 소입경 단결정 양극재 양산에 성공해 얼티엄셀즈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LG화학도 지난해 6월 26일 하이니켈 단결정 양극재 제품을 LG에너지솔루션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대입경 다결정 양극재 80~70%와 소입경 단결정 양극재 20~30%가 혼합됐다. 이 배터리는 미국 GM으로 납품된다.

 

 

◇ 하이볼트 미드니켈 배터리에 단결정 양극재만 사용한다

 

L당 에너지밀도가 니켈 80%(811) 에서는 758KWh/L 니켈 90%(9반반)은 833KWh/L 정도인데 이렇게 에너지밀도가 높은 니켈 80% 이상 하이니켈 배터리는 프리미엄 전기차에 주로 사용된다. 프리미엄급 전기차의 수요는 전기차 중 20% 이내의 비중이기 때문에 전기차의 보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전기차 수요의 60%가 넘어가는 중가형 전기차에 사용할 배터리가 필요하다.

 

중가형 전기차용 배터리는 가격이 어느 정도 싸면서 에너지밀도도 높아야 하는데 어려운 일이다. 배터리 가격을 낮추려면 고가인 니켈의 비중을 낮추면 되지만 에너지 밀도가 내려가서 에너지 밀도당 가격은 비슷해진다. 그래서 니켈의 비중을 줄여 가격을 낮춘 배터리 이면서도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가 필요하다. 이렇게 하려면 미드니켈 배터리에 4.4볼트의 하이볼트를 사용하면 가능하다.

 

하지만 쉽지 않다. 3.7V를 사용하는 미드니켈 배터리는 4.4 볼트로 전압을 높이면 다결정 양극재에 균열이 생겨서 발화 위험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단결정 양극재를 사용하면 된다. 단결정 양극재는 4.4 하이볼트에도 균열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하이볼트 NCM 613은 4.4V로 180Ah/kg이면 792KWh/L로 NCM811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NCM 9반반과 비슷해진다. 가격은 낮아지는데 에너지 밀도는 여전히 높다. 여기에다 열 안정성까지 좋아진다. 발열량이 30% 정도 낮아지니 훌륭하다. 추가로 전류량(Ah)을 올리면 에너지 밀도가 더 올라간다. 같은 에너지 밀도일 때 인산철 배터리셀은 하이볼트 NCM 613 배터리셀보다 10% 이상 더 비싸질 수 있고 무게는 2배나 더 무겁다. 그래서 중저가 전기차용으로는 하이볼트 NCM 613이 강력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파우치형 하이니켈에는 단결정 양극재가 일부 또는 많이 필요했으나 하이볼트 미드니켈 배터리는 단결정 양극재로만 제조해야 한다.

 

 

       화학소재별 양극재 시장 전망(리튬메탈 배터리 미포함 조건)

 

◇ 단결정 양극재로 건식 배터리 제조공정이 가능하다

 

단결정 양극재는 잔류리튬 발생이 적어서 잔류리튬 제거를 위한 수세공정이 생략돼 제조공정이 짧아진다. 수세공정이 없기에 물 없는 건식공정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건식공정은 건조, 캘린더링 공정이 생략돼 시간과 비용이 줄어든다. 수산화리튬보다 70% 더 비싼 무수수산화리튬을 사용해 원가가 조금 올라가기도 하지만 배터리 제조공정을 건식으로 변경하면 배터리 원가의 20%를 줄일 수 있고 양산속도가 빨라진다. 이렇게 되면 셀업체의 수익성이 증가 하거나 배터리 가격이 낮아지게 된다.

 

단결정 양극재를 사용하는 새로운 배터리에 건식공정까지 도입하면 배터리 가격은 더 많이 내려가게 된다. 테슬라는 건식 도포 공정으로 전환하면 동선과 에너지를 아주 많이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줄어드는 폭이 꽤 크다. 단결정 자체로도 수명을 늘리고 에너지 밀도를 올리는데, 하이볼트 미드니켈로 가격을 더 많이 낮추면서 건식공정까지 도입되면 더욱더 낮은 가격이면서 에너지 밀도가 높고 수명이 긴 배터리로 한층 더 발전하는 것이다.

 

◇ 4680 원통형 배터리에 단결정 양극재를 사용해야 한다

 

4680 원통형 배터리에 하이니켈(87~94%) 양극재가 사용되는데 4680 원통형은 전극 길이가 5m나 된다. 기존 2170보다는 젤리롤에서 열화가 발생하기 쉽다. 이렇게 열화가 발생하는 것을 단결정 양극재가 해결해 줄 수 있다. 하이니켈 파우치에 단결정을 쓰는 이유와 같다.

 

일부 업체는 46파이 폼팩터에 하이니켈이 아닌 소재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에너지 밀도를 올리기 위해 21에서 46으로 크기를 늘리는데 에너지 밀도가 낮은 제품으로 만들 리는 없다. 4680으로 2170의 성능을 넘으려 하이니켈 양극재를 사용할 텐데 파우치형 배터리에 이어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도 단결정 하이니켈 양극재를 사용해야 하는 필요성이 높다.

 

   글로벌 4680 배터리 개발 업체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 공장에 4680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2024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원통형 배터리를 ‘46XX’ 라 하는데 이는 테슬라 이외에도 여러 고객사로 공급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내에 이어서 미국 애리조나 2170형 27GWh 공장을 4680형 36GWh로 변경하기로 했고 중국에서도 생산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와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서 4680 배터리를 생산해 자사 전기차에 탑재하고 있다. 그러나 수량도 부족하고 수율이 충분치 못하다. 그래서 테슬라는 4680을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 등에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양극재와 음극재 전극을 납품받아 이후공정만 진행해보려는 시도도 진행 중이다.

 

◇ 한 번에 1000Km 주행 가능한 리튬메탈 배터리에 단결정 양극재를 사용한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전고체 배터리 전 단계로 에너지 밀도와 열 안정성이 탁월하다. 멀리 있는 것 같지만 2025년에 양산할 수 있을 듯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카이스트가 리튬메탈 음극재와 특수전해질(붕산, 피란)을 사용하여 리튬메탈 배터리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기존의 하이니켈보다 50% 정도 성능이 늘어서 1회 충전으로 900Km 이상 운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음극재로 리튬메탈을 사용하여 기존 흑연 음극재 하이니켈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추가로 음극재 무게와 부피를 줄여서 전체 주행거리를 늘렸다.

 

리튬메탈을 음극재로 사용할 때 시간이 지나면 표면에 덴드라이트가 발생해 액체 전해액과 만나서 화재 위험성이 있었다. 그런데 LG에너지와 카이스트는 붕산염,피란을 사용한 액체 전해액으로 이를 해결했다. 양극재로는 단결정 하이니켈 양극재를 사용하고 음극재는 흑연에서 리튬으로, 전해액은 특수전해질로 변경적용 했다. 과거 리튬메탈을 음극재로 적용한 이후 30여 년이 지난 뒤에 성공한 것이다.

 

‘SES AI’는 리튬메탈 배터리 B샘플 개발을 시작했다. B샘플은 엔지니어링 샘플을 의미하고 C샘플은 대량생산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SES AI는 2025년에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한국 충주에 공장을 만들려 한다. SES AI가 개발 중인 리튬메탈배터리는 못관통, 외부단락, 과충전에도 안정성이 높다고 한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주행거리가 길고 더불어 열 안정성까지도 좋아져 수요가 늘어날 것인데 양산이 늘어나면서 제조원가가 낮아지면 중저가형 전기차용으로도 확대 적용될 휼륭한 배터리다.

 

 

양극재는 다결정의 낮은 니켈 비중에서 다결정 하이니켈로 발전하고 이어서 단결정 양극재로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는 단결정 양극재 중 소입경으로 발전하는 단계로 간다. 소입경 단결정 양극재가 발전단계 중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지만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하는 큰 역할을 맡고 있다.

 

하이볼트 미드니켈 배터리, 리튬메탈 배터리로 배터리의 종합적 성능이 발전하면서 가격 범위도 아래로 확대되는데 소입경 단결정 양극재의 역할이 크다. 향후 나올 배터리에 소입경 단결정 양극재의 수요는 급증할 것이다.

 

양극재는 결정구조에 따라 다결정과 단결정으로 구분되고 단결정은 또다시 결정의 크기로 대입경 소입경으로 구분되는데 10㎛ 이상은 대입경 5㎛ 이하는 소입경으로 구분한다. 다결정 대비 단결정은 만들기도 어려운데 단결정 내에서도 소입경으로 갈수록 소성 온도가 더 올라가고 만들기가 더 어려워진다.

 

소입경 단결정은 다결정 대비 한 단계 아닌 몇 단계 더 만들기 어려워진다고 봐야 한다. 소성 온도가 대입경보다 더 높고 분진관리 등이 어려워 종합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단결정 양극재도 단일로 사용하기보다 대입경 단결정 양극재와 소입경 단결정 양극재를 혼합하여 사용하는데 다결정 양극재와 소입경 단결정 양극재 혼합도 존재한다. 다결정 양극재나 대입경 단결정 양극재 사이의 빈틈을 소입경이 채우면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소입경 단결정 양극재의 양산물량이 늘어나면 파우치형 하이니켈 배터리에 소입경이 더 들어갈 것이고, 하이볼트 미드니켈 배터리와 리튬메탈 배터리의 생산량 증가에도 기여하게 된다. 성능이 아주 좋은 배터리와 성능은 더 좋아지는데 가격은 오히려 더 낮아진 배터리들이 대량 양산되면서 전 세계 전기차의 보급속도를 가속할 것이다.

 

니켈계 양극재를 만들 때 양극재 원가의 70% 수준인 전구체를 가져와서 양극재를 만든다. 전구체에 리튬이 추가되면서 양극재가 만들어진다. 아직은 연구단계이지만 전구체 과정을 생략하고 니켈등 광물에서 바로 단결정 양극재를 제조하는 연구가가 진행 중이다. 단결정 양극재가 건식제조라서 가능한 것일 수도 있다.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가능할 듯하다.

 

이전 30년간 양극재 발전 역사 보다 최근의 양극재 발전 속도를 반추해보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다. 다결정이 필요한 일부 수요를 제외하고서 니켈계 배터리에는 전구체가 필요 없어지는 것이다. 양극재가 발전하는 단계가 또 있을 수 있지만, 전구체가 없어지는 것을 보면 양극재 발전은 경이롭고 다른 배터리 소재 부품의 변화 보다 격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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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민 증권 전문위원/조세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 hongmin33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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