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우리금융그룹의 내부통제 부문이 심판대에 오른다. 오늘(7일)부터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대상 정기검사에 돌입한다.
우리금융‧은행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규모 횡령과 부당대출 등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만큼 ‘내부통제’ 부문에 대한 강도 높은 검사를 받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우리금융‧은행 대상 정기검사는 1년 뒤였으나, 최근의 상황을 고려해 감독당국이 시기를 앞당겼다.
특히 이번 정기검사 결과에 따라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합병(M&A) 성공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금융‧은행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금감원이 우리금융‧은행 정기검사를 실시한다.
이번 정기검사는 이날부터 약 6주간 진행될 예정이며 금감원 은행검사국, 자본시장감독국 등에서 40여명 인력이 투입된다. 이번 일정 전 우리금융‧은행 대상 정기검사는 2021년 11월 진행됐고, 다음 정기검사는 2025년 하반기 예정이었으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금융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일정이 조정됐다.
우리금융‧은행에서 올해 발생한 금융사고 내용을 살펴보면 지난 6월 우리은행 경남 김해금융센터에서 대리급 직원이 대출 서류를 조작, 약 100억원의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지점에서 결재권자 부재 시 실무자가 ‘대리 결재’를 진행하는 등 내부통제가 허술했던 부분이 검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 전말도 드러났다. 금감원 조사 결과 우리은행은 2020년부터 약 4년 9개월 간 손 전 회장 친인척에게 616억원의 대출을 집행했는데, 이 중 350억언이 부정 대출인 것으로 확인됐다. 나아가 손 전 회장 친인척이 우리은행은 물론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금융캐피탈 등 이외 계열사에서도 대출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또 우리은행은 지난달 30일 은행 홈페이지에 55억590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7월 한 시행사가 담보 물건으로 제공한 경기 지역 주거용 오피스텔의 분양대금 관련 서류를 허위 제출했는데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내용이었다. 우리은행은 8월 영업점 감사 과정에서 이같은 내용을 적발했고 추가 조사를 거쳐 대출 관련자를 사기 혐의로 형사 고소하겠단 입장이다.
이처럼 우리은행은 올해에만 3번째 금융사고 공시를 냈다. 이런 상황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오는 10일 개최되는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국감에서 내부통제 문제가 단연 가장 큰 이슈”라며 “우리금융은 최근 여러 논란이 있었던 만큼 여야 할 것 없이 질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동양‧ABL 생명 인수 불발 우려도
금감원은 이번 정기검사에서 우리금융이 동양‧ABL 생명 인수에 대한 적정성을 살펴 인수과정의 적법성과 자본지율의 적절성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정기검사 결과에 따라 보험사 자회사 편입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그런 만큼 이번 금감원 정기검사에서 경영실태평가 성적표를 어떻게 받느냐가 관심사다. 우리금융은 2021년 금감원 경영실태평가에서 2등급을 받았는데, 내부통제 미비로 3등급 이하를 받게되면 향후 승인 심사에서 보험사 인수가 불발될 수 있다.
내부통제 항복에 대한 배점 비중이 종전까진 5.3%수준이었느나, 이번 검사부터는 배점 비중이 15%로 3배 가까이 상향 조정된다.
우리금융에서 부당 대출, 횡령 사고 등이 잇따라 발생한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정기검사에서 해당 항목에 대한 점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금융의 낮은 자본비율도 경영실태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 우리금융 보통주 자본비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12.04%로, 5대 금융그룹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우리금융이 보험사를 인수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가 지주사의 재무건전성과 운영 안정성에 어던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금융지주 전체의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발견되는 문제점이 있다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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