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화재 원인 ‘EGR 설계 결함’…“알고도 은폐”

2018.12.24 13:25:09

민관합동조사단 “BMW, 엔진 결함 이미 알았다…본사에 TF 설치”
“EGR 쿨러 균열 냉각수 보일링 현상이 원인…사측 설명과 달라”

(조세금융신문=김성욱 기자) BMW가 엔진결함으로 인한 차량의 화재 위험을 미리 알고도 이를 은폐·축소하고 ‘늑장 리콜’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BMW는 이미 지난 2015년 이런 위험을 감지하고 독일 본사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서울청사에서 박삼수 민관합동조사단장이 BMW 화재 원인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

▲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서울청사에서 박삼수 민관합동조사단장이 BMW 화재 원인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

 

국토교통부와 BMW 화재 관련 민관합동조사단은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BMW 화재 관련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EGR 쿨러에 균열이 생겨 냉각수가 누수되고 누수된 냉각수가 엔진오일 등과 섞여 EGR 쿨러·흡기다기관에 엉겨 붙어 있다가 섭씨 500℃ 이상 고온의 배기가스가 유입되면서 과열·발화돼 화재로 이어지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기존에 BMW가 발표한 화재 원인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조사단은 실제 차량 시험 과정에서 EGR 쿨러 내 냉각수가 끓는 현상(보일링)을 처음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보일링 현상이 지속될 경우 EGR 쿨러에 반복적으로 열 충격이 가해져 균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에 대해서는 BMW의 소명과 추가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조사단은 냉각수 보일링이 EGR 설계 결함 때문인 것으로 판단했다. EGR 설계 당시부터 열 용량이 부족하게 설정됐거나 EGR을 열 용량보다 과다 사용하도록 소프트웨어 등 장치가 설정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사단은 “BMW는 냉각수 누수와 함께 누적 주행거리 고속 정속주행, 바이패스 밸브 열림 등 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발생하는 것으로 주장했지만 바이패스 밸브 열림은 화재와 직접 관련이 없고 오히려 밸브 열림 고착이 관련돼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심수 공동 합동조사단장은 “BMW는 화재 원인이 EGR 모듈 문제라고 했지만 바이패스 밸브와 EGR 밸브는 엄연히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만 EGR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인 전자제어장치(ECU) 결함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며 “소프트웨어에는 이상이 없다”고 덧붙였다.

BMW 차량 화재 원인. [사진=연합]

▲ BMW 차량 화재 원인. [사진=연합]

민관합동조사단은 이날 BMW가 차량 결함을 은폐·축소하고 늑장 리콜을 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자료도 다수 확보했다고 밝혔다. BMW가 당초 올해 7월에야 EGR 결함과 화재 간 상관관계를 인지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조사단에 따르면 BMW는 이미 지난 2015년 10월 독일 본사에 EGR 쿨러 균열 문제 해결을 위한 TF를 구성해 설계 변경 등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 착수했다. 2016년 11월에는 ‘흡기다기관 클레임 TF’를 구성하고 문제가 있는 엔진에 대한 설계 변경에 들어갔다.

 

이는 BMW가 2015년 EGR 쿨러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으며 1년 뒤에는 EGR 문제로 흡기다기관에 천공이 발생해 화재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까지도 파악하고 있었음을 방증하는 정황이라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아울러 조사단은 이미 작년 7월부터 BMW 내부의 기술 분석 자료나 정비 이력 등 보고서에 ‘EGR 쿨러 균열’, ‘흡기다기관 천공’ 등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것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 공동단장은 “단정적으로 BMW가 화재 원인·결함을 속였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TF 운영 등 여러 정황으로 볼 때 BMW 같은 기술을 가진 회사가 여러 상황에 대해 모를 리는 없다고 추측한다”고 말했다.

 

늑장 리콜 판단도 내려졌다. BMW는 올해 7월 520d 차량 10만6000여대에 대한 자발적 리콜을 시행하면서 같은 문제가 있는 EGR을 사용하는 일부 차량에 대해서는 리콜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조사단이 해명을 요구한 뒤에야 올해 9월 118d 등 6만5000여대에 대한 추가리콜을 실시했는데 조사단은 이를 늑장 리콜로 본 것이다.

 

이밖에도 BMW가 올해 상반기에 제출 의무가 있던 EGR 결함 및 흡기다기관 천공 관련 기술 분석 자료를 153일 늦은 올해 9월에야 정부에 제출하는 등 결함 은폐 정황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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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욱 기자 sukim@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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