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삼성물산이 올해 1분기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에 머물렀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수익은 정체된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을 가른 핵심 변수로 건설부문의 ‘수주 타이밍’을 지목한다.
삼성물산은 1분기 매출 10조4660억원, 영업이익 72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90억원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되레 40억원 감소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퇴직급여충당금 923억원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때문으로, 이를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률은 6.9%에서 7.8%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실적을 단순히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만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건설부문에서 발생한 ‘수주 공백’이 보다 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
◇중후반부 몰림…건설 수주 타이밍이 만든 공백
주요 부문별로 살펴보면, 먼저 건설부문은 1분기 매출 3조4130억원, 영업이익 11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감소했다. 특히 주택시공권 확보 실적이 ‘없음(-)’으로 나타난 점이 눈에 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압구정·성수·여의도·목동 등 주요 정비사업지가 연중 중후반부에 집중돼 있어 1분기 공백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사업 경쟁력 저하보다는 수주 시점에 따른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4월 12일 대치쌍용1차 재건축(약 6900억원 규모)을 수주하며 올해 주택사업을 본격화했다. 연간 주택 시공권 확보 목표는 7조7000억원으로, 1분기 공백 이후 수주가 이어지는 구조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1분기 실적 둔화는 사업 경쟁력의 문제라기보다 수주 시점에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결국 삼성물산의 이번 실적은 비용 변수보다 ‘수주 타이밍’이 실적을 좌우하는 건설업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 사례로 평가된다.
◇이익률 1%p 차이…건설서 340억원대 비용 반영 추정
일회성 비용 역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건설부문 영업이익률은 3.2%로 나타났지만, 일회성 비용을 제외할 경우 4.2% 수준으로 제시됐다.
영업이익률 차이(약 1%포인트)를 매출(3조4130억원)에 단순 적용하면, 건설부문에 반영된 일회성 비용은 약 34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일회성 비용(923억원)의 일부에 해당하는 규모로, 건설부문 수익성 자체가 구조적으로 훼손됐다기보다는 일시적 비용 요인이 반영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다만 회사는 사업부문별 비용 배분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영향 범위를 특정하기는 어렵다.
건설부문이 주춤한 사이 상사와 바이오가 실적을 방어했다. 상사부문은 1분기 영업이익 109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530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비철금속·비료 가격 상승과 태양광 개발·매각 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바이오부문은 48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의 핵심 축 역할을 이어갔다. 생산능력 확대와 제품 판매 증가가 맞물리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유지했다.
◇반등은 시작됐지만…실적 반영까지는 ‘시차 변수’
시장 관심은 이제 2분기 이후 실적 회복 여부에 쏠린다. 삼성물산은 반도체 공사(P4 마감, P5 골조) 재개를 통해 건설부문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해당 정비사업지들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경우 수주 공백은 점진적으로 해소될 전망이다.
특히 건설부문은 반도체 공사와 정비사업 수주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인 만큼, 수주 증가가 실제 매출로 인식되는 시점이 실적 반등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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