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우 대구국세청장 취임…수처작주의 속뜻은 무엇?

2022.07.11 19:20:18

자신을 잃지 않고 나의 주인이 되라
성실납세자엔 세정‧납세 지원
악의적 탈세엔 무관용 원칙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정철우 제47대 대구지방국세청장이 11일 “민생경제를 적극 지원하고 국가재정을 안정적으로 조달해야 하는 우리의 역할은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각자에게 주어진 책무를 다해달라”고 말했다.

 

정철우 대구청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현재 관할 세원 상황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단했다.

 

그는 대구‧경북지역은 원자재 및 부품소재의 가격 상승으로 인해 섬유, 자동차 부품 등 지역 제조업체 대부분이 생산차질을 겪거나 수익성이 악화되었으며 앞으로 경기 전망조차 불투명하여 세정환경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납세자를 위한 세정지원, 국민의 국세청을 위해 최상의 납세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현장에서 납세자와 끊임없는 소통, 일시적 경영난을 겪는 납세자 사전 파악, 신고・납부기한 연장 등 세정지원 적극 시행, 근로·자녀장려금에 대한 안내와 홍보 강화 등 상대적으로 구체적인 업무안을 내놓았다.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영세사업자와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등에 대해 세무부담을 축소하고 세정지원 대책을 지속적으로 집행하는 한편, 세금신고부터 납부까지 전 과정에 대해 납세자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개선점을 고민할 것을 요구했다.

 

정철우 대구청장은 세무조사 부문에서는 고의적이며 악의적인 탈세에 대한 무관용의 원칙부터 천명했다. 고질적 고액 상습체납자에 대해서도 체납자 수색 등을 통해 은닉재산 추적을 강화하여 끝까지 추징할 수 있도록 집행할 것을 강조했다.

 

성실 납세자에 대해서는 법에 정한 절차를 엄격히 준수하고 세무조사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납세자의 권리를 한층 더 두텁게 보호해 줄 것을 요구했다.

 

조직 내부적으로는 수평적 소통과 더불어 우리청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실추되지 않도록 청렴을 지켜줄 것을 요구했다.

 

 

◇ 정철우 대구청장의 임제록

 

정철우 대구청장 취임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여러 관료들이 역사서나 고대 정치철학자들의 고사를 언급하는 것 대신 원전 명까지 언급하며 불가의 수처작주(隨處作主)를 강조했다는 점이다.

 

통상 관료나 기업인들의 입에서 보기 힘든 말인데 이 말은 성장이나 변화의 말이 아니라 그 말 자체에 시련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수처작주는 당나라의 선승 임제종 의현 법사(시호는 혜조선사)의 행적을 담은 임제록 시중(示衆)편의 말이다.

 

수처작주 전체 구절은 ‘무릇 큰 인물은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곧은 법, 머무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너의 선 자리가 모두 참되리라’라고 나와 있다.

 

임제록에는 다른 말도 나와 있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며, 아라한을 만나면 아라한을 죽이고, 부모를 마주치거든 부모마저 죽여라’라는 살불살조(殺佛殺祖), 아무런 속박이 없을 때 사람은 참되다는 무위진인(無位眞人)이 유명한 말이다.

 

의현 법사가 활동하던 시기 당나라는 안사의 난(안록산의 난)으로 율령제 기틀이 흔들리면서 지방세력이 비대해졌고, 당나라 무종은 도교 숭상해 강력한 토호세력의 일종인 불교 세력을 밀어내려 했다.

 

무종이 죽기 전까지의 회창 폐불 정책으로 당나라 불교는 거의 폐망 직전에 내몰렸고, 절들이 대거 통폐합됐고, 승려들은 추방되거나 환속해야 했다.

 

의현 법사는 누구 하나 믿기 어려운 격랑 시대의 승려로서 자신을 잃지 않는 내용의 수처작주, 살불살조 설법과 벽력 고함 갈(喝)로 폐망 직전의 불교를 이끌어 임제종의 선사가 됐다.

 

정철우 대구청장은 TK출신 인재로 행시 37회로 입직했다. 지난 정부에서 국세청 전산정보관리관(현 정보화관리관)을 거쳐 본부 기획조정관, 징세법무국장 등 영역의 머무르다 국세공무원교육원장으로 한 발 밀려났다.

 

TK 정권이 들어섰으나, 행시 38회 후배들이 1급 승진을 하며 자신은 2급 지방청장 직위인 대구청장에 머무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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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주 기자 ksj@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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