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대법원이 '2019년 9월 전자증권법 시행 이후 주식을 넘겨달라고 소송을 낼 경우 주권 인도가 아닌 전자등록을 통한 인도를 청구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A씨가 B사를 상대로 낸 주권 인도 등 청구 소송에서 지난달 25일 원심의 원고승소 판결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의료용 생체 재료를 개발하는 벤처기업 B사의 감사로 재직하면서 신주를 정해진 가격에 사들일 수 있는 주식매수선택권을 받았다.
그는 2018년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하려 했으나 거절당했다. 회사는 그가 2년의 감사 임기를 채우지 못했으므로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자신이 2년 이상 재직한 게 맞는다며 주권 인도 소송을 제기했다. 1, 2심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B사가 약속된 만큼의 주권을 발행해 인도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A씨의 주식매수선택권을 인정한 건 문제가 없다고 봤다. 다만 주권을 인도하도록 명령한 부분에 문제가 있다며 직권으로 판결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전자증권법 시행 이후 상장주식에 대해서는 유효한 주권이 발행되거나 존재할 수 없으므로 주권의 발행 및 인도를 청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과거 상장주식은 실물 주권 형태로 발행됐으나 2019년 9월 전자증권법(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전자증권법은 모든 상장주식을 전자등록주식으로 전환하고 실물 주권의 효력을 상실시키며 새롭게 발행하는 것도 금지한다.
따라서 B사가 신주를 발행해 A씨에게 주는 것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법원이 '실물 주권을 발행해 인도하라'고 명령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A씨가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하더라도 B사에 주권 발행과 인도를 구할 수는 없다며 "피고가 주식을 새로 발행할 경우 주식에 대한 신규 전자등록을 신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자증권법 취지에 맞는 새로운 판결 주문은 서울고법이 정하게 된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새로운 주식을 전자등록하고 A씨에게 계좌 간 대체를 통해 양도하는 명령을 B사에 내릴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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