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박가람 기자)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대한항공 항공기와 직원을 동원해 해외에서 물품을 밀반입하고, 해외수입 가구를 허위신고한 혐의를 세관 당국이 확인했다.
인천본부세관은 관세법 위반(밀수입 등) 혐의로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현아(44) 대한항공 전 부사장, 조현민(35) 대한항공 전 전무와 대한항공 직원 2명을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세 모녀는 2009년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260차례에 걸쳐 시가 1억5000만원 상당의 해외 명품과 생활용품 1061점을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과일, 그릇 등을 해외에서 구매하도록 지시한 후 대한항공 해외지점에서 대한항공 항공기를 통해 승무원이나 위탁화물로 국내에 배송했으며, 이를 인천공항 근무 직원이 회사물품인 것처럼 위장해 밀반입했다.
또 해외에서 구매한 소파, 탁자 등을 국내 수입하면서 수입자와 납세의무자를 본인들이 아닌 대한항공으로 허위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은 조현아, 이명희 모녀가 부담해야 할 관세 등 제세, 운송료 등 2억2000만원을 대신 지급했다.
인천본부세관은 "피의자들은 생활용품 등을 해외에서 구매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한 뒤 대한항공 해외지점에서 항공기 승무원 편이나 위탁화물로 국내로 배송하면 인천공항 근무 직원이 회사 물품인 것처럼 위장해 밀반입했다"고 설명했다.
세관직원이 총수일가의 밀수입 등 범죄행위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감찰을 통해 세관직원 2명이 각각 중징계와 경징계 처분을 받았다.
세관 관계자는 "세관직원과 관련된 수사내용 등을 다시 검토할 수 있도록 관련 수사자료 일체를 검찰에 송치했다"며 "나머지 연루 가능성 있는 직원에 대해서도 추가 감찰조사를 진행 중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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