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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마지막 금통위…스태그플레이션 선 그었지만, 여지 남겨

중동 사태 변수…“최악 땐 배제 못해”
금리 동결 속 환율·물가 불확실성 경계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현재로선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10일 이 총재는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현시점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작다”며 “지금 이란 사태가 종결되면 그럴 가능성이 작다고 얘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회의는 이 총재 임기 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다.

 

다만 그는 중동 정세 전개에 따라 경제 여건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되짚었다. 이 총재는 “2주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 불가능하다”며 “에너지 인프라가 파괴된다면 영향이 장기화할 수 있어 일반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간다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통화정책 대응과 관련해서는 공급 충격의 지속 여부를 핵심 변수로 제시했다. 이 총재는 “중동 전쟁에 따른 공급 충격이 장기화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확산하고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질 경우에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충격이 일시적일 경우에는 정책 시차 등을 고려할 때 금리 조정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과거 사례와의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러·우 전쟁 당시는 팬데믹 기간 억눌렸던 수요가 확대되면서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는 국면이었다”며 “전쟁 충격이 경기를 둔화시키기보다는 물가를 크게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고 금리 인상으로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 지금은 전쟁이 물가뿐 아니라 경기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면서 물가와 경기 간 상충이 심화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환율 급등 배경으로는 외국인 자금 흐름을 지목했다. 그는 “외국인 주식 매도가 (환율 상승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작년과는 차이가 있다”며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외국인 주식 매도 액수가 478억달러인데, 작년 한 해 전체가 70억달러였다. 올해 3월에만 298억달러가 나갔다. 이란 사태가 안정되면 환율이 빠른 속도로 올라간 것만큼 빠르게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고 개인적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재정 정책과 관련해서는 이번 추가경정예산의 재원 구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일부 항목의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번 추경은 재정 적자, 부채를 통해 조달된 게 아니라 초과 세수를 통해 조달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서도 “경기 대응을 해야 하는데 초과 세수가 생겼다고 이것을 초중고등학교 교육 예산으로 보내는 것이 과연 목적에 합당한가, 이런 경직성은 다시 한번 고려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지역별로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주택 가격은 정부 대책 영향으로 오름세가 둔화하고 가격 상승 기대도 낮아졌지만, 서울 외곽과 수도권 비규제 지역에서는 주택 거래가 늘어나고 높은 가격 상승세도 지속되는 모습”이라며 “주택 가격 상승이 다른 모든 자산 수익률을 뛰어넘는 구조가 계속되면 자본의 효율적인 배분을 위해 나쁜 방향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계대출 제한에 단기적으로 실수요자 비용 상승 등 불편이 있겠지만, 이걸 몇십 년간 방치한 데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라며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선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차기 총재 후보자로 지명된 신현송 교수의 외화 자산 논란과 관련해선 “국민 정서에는 어긋날지 모른다”면서도 “해외 인재를 모셔 오는데 외화자산이 있다고 해서 여러 우려를 하는 것은 너무 크게 고려하는 것 아닌가. 신 교수의 애국심이 (그가) 가진 자산보다 클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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