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2021년 세법개정안에서 보완하여야 할 것들

2021.08.14 07:00:09

(조세금융신문=안경봉 국민대 법대 교수) 지난 8월초 기획재정부가 마련한 2021년 세법개정안이 발표되었다. 기획재정부에서 이번 세법개정안을 내놓으면서 세수효과를 연간 약 1조 5,050억원 정도의 감세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가요인으로 들고 있는 것이 특정외국법인 판정기준 현실화, 납세조합 세액공제 한도 신설 등이고, 감소요인으로 들고 있는 것이 국가전략기술 R&D, 시설투자 세제지원 강화, 근로장려금 소득상한금액 인상 등이다.

 

이하 감소요인으로서 근로장려금 소득상한금액 인상, 증가요인으로서 특정외국법인 판정기준 현실화, 그 밖에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른 사모펀드 관련 세법규정 보완, 금융투자소득 도입에 따른 ISA 개편 등 금융조세 개편사항 등을 살펴본다.

 

근로장려금 소득상한금액 인상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은 연간총소득이 총소득 기준금액 이하에 근로장려금을 지급하도록 단독 가구의 경우 2,000만원, 홑벌이 가구 3,000만원, 맞벌이 가구 3,600만원인 것을, 2021년 세법개정안은 단독가구 2,200만원, 홑벌이 가구 3,200만원, 맞벌이가구 3,800만원으로 근로장려금 소득상한을 인상할 계획이다.

 

2013년 세법개정요강에 의하면 근로장려금의 소득기준은 차상위 계층 수준에서, 최대 급여 지급구간의 상한은 중위소득의 20% 내지 25 %에서 설정하였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 및 2022년 중위소득기준은 1인가구의 경우 각각 월 182만 7831원, 194만 4812원, 2인가구의 경우 각각 월 308만 8079원과 326만 85원, 5인가구의 경우 월 575만 7373원, 602만 4515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021년 세법개정안이 제시한 근로장려금 소득상한은 2021년 중위소득 기준 단독 가구의 경우 90%이상, 홑벌이 2인가구는 80% 이상, 맞벌이 2인가구는 90%이상에서 설정된 반면, 홑벌이 5인가구는 40%이상에서 설정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근로장려세제에 있어서 가구 상황에 따라 지급금액의 규모가 형평에 맞지 않는 경우가 다수 발생한 것은 2015년 자녀장려금 신설과 함께 근로장려금에서 ‘자녀요소’가 삭제되어 수에 상관없이 가구유형과 소득수준에 따라 근로장려금이 차등지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양자녀 수를 고려한 근로장려세제로 전환이 필요하다.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른 사모펀드 관련 세법규정 보완

 

우리나라 사모펀드는 1998년 당시 증권투자신탁업법을 개정하여 처음 도입되었다. 당초 자본시장법은 사모펀드를 일반사모펀드, 전문사모펀드(헤지펀드), 사모투자전문회사(PEF)로 나누어 규제하다가 2015년부터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로 이원화하여 규제하였다가 2021년부터는 자본시장법상 투자자를 기준으로 일반 및 기관전용 사모펀드로 분류하여 규제하고 있다.

 

종래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에 대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투자회사 등이 배당한 금액을 당해 사업연도 소득금액에서 공제(지급배당 소득공제)함으로써 펀드단계의 법인세를 면제하고,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에 대해서는 동업기업 과세특례를 적용하여 PEF가 그 이익을 사원에게 실제 분배하느냐 여부에 관계없이 PEF의 회계년도 기말이익을 사원에게 지분비율에 배분하여 과세하였다.

 

그러나,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일반 사모펀드에 대해 지급배당 소득공제하도록 하고, 기관전용 사모펀드에 대해 동업기업 과세특례를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법인세법상 자본시장법상 분류에 따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차제에 신탁형, 조합형 사모펀드라 하더라도 회사형 사모펀드와 마찬가지의 기능을 하므로 이들도 법인으로 취급하되 펀드 단계에서 지급배당 소득공제함으로써 펀드단계의 법인세를 면제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금융투자소득 도입에 따른 ISA 개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2016년 3월 출시되어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20년말 세법개정에 따라 일몰제로 운영되던 ISA제도가 영구화되었고, 가입대상도 초창기에 근로소득자와 사업소득자에 한정하던 것을 소득요건을 폐지하고, 19세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금융소득종합과세대상자는 여전히 제외하고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대상자를 제외한 것은 ‘부자 감세’라는 비판때문이나, 근로소득자들 중에도 ‘고소득자’가 얼마든지 있음을 감안하면 금융소득자를 가입자격에서 제한하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ISA의 운용대상 상품은 초창기에는 예적금, 간접투자상품, 파생결합증권(ELS 등)으로 한정하였으나, 상장주식 투자가 허용되고, 투자자가 금융투자상품에 직접투자하는 투자증개형(증권형) ISA도 신설되어 국민재산 형성 지원기능이 강화되었다.

 

이에 따라 종전에는 편입자산의 70% 이상이 예 적금에 편중되었으나, 주식,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금융투자상품 투자비중 2021년 5월말 현재 33.9%).
 

과세방식은 계좌 내 손익을 통산한 순이익의 200만원(서민, 농어민 400만원)까지 비과세하도록 하고, 비과세 한도 초과분은 저율(9%) 분리과세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2023년부터는 금융투자소득 과세에 따라 금융투자상품에서 발생한 소득에 최대 5천만원의 기본공제가 적용되므로 현행 ISA 비과세한도가 유지될 경우 ‘저축에서 투자로’의 당초 제도취지에 반해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하여 2021년 세법개정안에서는 2023년 1월 1일부터 ISA계좌를 통해 투자한 국내 상장주식과 국내공모주식형 펀드(자산의 2/3이상을 국내 상장주식에 운용하는 공모펀드)의 양도 혹은 환매시 발생한 소득(금융투자소득이 아닌 국내 상장주식의 배당금 등 일부 제외)에 대해 전액 비과세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은 ISA계좌의 비과세, 분리과세 혜택은 금융투자소득 기본공제와 별도로 적용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일반 계좌를 통해 상장주식에 투자하여 주식양도차익 5천만원을 초과할 경우 금융투자소득 기본공제는 5천만원이나, ISA계좌를 통해 상장주식에 투자하는 경우 5천만원 초과 금융투자소득 전액에 비과세되므로 일반계좌보다 유리하게 된다.

 

따라서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금융상품투자시 ISA계좌를 개설하여 운용하는 편이 세제상 훨씬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정외국법인을 통한 조세회피 관리 강화

 

2021년 세법개정안은 특정외국법인의 유보소득 배당간주 제도 적용을 위한 외국법인의 세부담률 판단 기준을 종전 실제부담세액이 실제발생소득의 “15퍼센트 이하”에서 “「법인세법」 제55조에 따른 세율 중 최고세율의 70퍼센트 이하”로 조정하였다.

 

법인세 실효세율은 2010년 17.6%에서 2019년 23.2%로 올랐으나, 외국법인의 세부담률 판정기준은 1996년 시행이래 변동없이 유지되고 있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므로 이번에 고정 세율방식이 아닌 모국의 법인세율과 비교하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미국의 경우 ‘법인세 최고세율(25.8%)의 90%’, 영국의 경우 ‘자국납부 가정세액(법인세 최고세율 19.0%)의 75%’, 스페인의 경우 ‘법인세 최고세율(25.0%)의 75%’로 한 사례 등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세법개정안은 내국인이 「법인세법」 제5조 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신탁과 유사한 특정외국신탁(법인과세신탁. 즉 「신탁법」에 따른 목적신탁, 수익증권발행신탁, 유한책임신탁 등을 말함)의 수익권을 직접 또는 간접으로 보유하는 경우에는 해당 외국신탁을 외국법인으로 보아 특정외국법인의 유보소득 배당간주 제도를 적용하도록 하였다.

 

만일 이렇게 하지 아니하면 외국에 법인격없는 신탁을 설립하여 해외에 투자하는 경우 외국신탁의 수익자(또는 투자자)를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상 내국인으로 보아 특정외국법인세제의 적용대상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따라서 외국신탁을 이용한 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하여 2021년 세법개정안은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상 외국법인에 법인과세신탁을 추가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그런데 외국신탁의 설립지국에서 법인과세신탁에 대하여 법인세를 과세하고, 외국신탁의 수익자인 내국인에 대해서도 특정외국법인의 유보소득 배당간주한다면 이 때 발생하는 국제적 이중과세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프로필] 안경봉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사)한국국제조세협회 이사장
•(사)금융조세포럼 수석부회장
•(前)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
•(前) (사)한국세법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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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봉 국민대 법대 교수 kbahn@kookmi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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