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엔데믹 이후 급증한 해외여행과 국제 경제와의 관계함수

2023.03.20 07:22:37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공포와 예측불가의 연속이었던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이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되면서 그동안 절벽에 가까웠던 국가 간 이동이 급격히 증가되는 모습이다. 사실 MZ세대는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지금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해외여행이 자연스럽지 않은 때가 있었다.

 

1982년까지 해외여행은 일부 고위직이나 부유층이 특별한 목적이 있을 때만 다녀올 수 있는 특권같은 것이었다. 그나마도 여행가기 전 엄격한 신원조회와 함께 남자는 반공연맹(現 자유총연맹), 여자는 예지원에서 국제 에티켓과, 공산권 주민을 만났을 때의 행동요령 등 소양교육을 받아야 했다.

 

당시는 미국과 소련을 위시한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이 철저히 대립했던 냉전체제였고, 그에 따라 서로 간 어떠한 인적, 물적 교류도 용납되지 않았다.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우연히 만난 공산주의자로부터 소위 ‘빨간 물’이 들어와 국내를 오염(?)시킬까 하는 우려가 매우 컸다.

 

경제적인 성장도 해외여행 확대에 한몫했다. 2021년 현재 우리나라 1인당 GDP는 35000달러에 육박하며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하지만 1982년 당시의 우리 GDP 규모는 1977달러밖에 안 되었다.

 


따라서 외부로 흘러 나가는 달러를 철저히 막아야만 했다. 이 두 가지는 일반인에게 해외여행을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게 만들었다. 당시에 혹여나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있다면 모두들 신기하고 또 다른 세계의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해외여행은 드디어 자유화된다. 동시에 그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88년을 기점으로 국내 경기가 연일 활황을 이루기도 한 경제적 상황이기도 했다. 해외여행이 불법인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야말로 괄목할 성장을 이루었고, 급기야 2019년에는 2871만 명이라는 역대급 출국자 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계속하여 신기록을 갱신할 것으로만 보였던 해외여행객 수에 찬물을 끼얹는 사태가 벌어졌다. 2019년 11월 중국 우한에서 최초 발생된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이 그것이다. 전 세계 많은 나라는 앞다투어 봉쇄조치를 취하며 외국인 입국을 금지했다.

 

설령 허용하더라도 14일의 자가 격리를 의무로 했기 때문에 통상 5일 정도의 관광여행객들에게는 입국 금지와 다름없는 조치를 취하며, 다른 나라에서 바이러스가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고자 안간힘을 썼다.

 

그 결과 2019년 대비 2020년은 85.1%, 2021년은 95.7%의 어마어마한 여행객 감소세를 보였다. 여행(관련)산업의 빙하기가 도래했다. 질병이라는 것이 국경을 넘나드는 여행의 본질에 어떤 절대적 악영향을 미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였다.

 

2022년 말부터는 해외여행에 있어 해빙기가 시작된다. 문을 잠가 놨던 과거 여러 나라가 서서히 여는 모습이 다수 포착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각국에서는 ‘위드 코로나’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중국이다.

 

그동안 다른 나라에 비해 오랫동안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내부의 거센 반발로 봉쇄의 문을 개방하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정책으로 전환하며 최근 단체 여행을 3년 만에 허용했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그 시장 규모가 2000억 달러(약 250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여행업계는 ‘트래블질리언스(Travel+Resilience‧여행 회복)’를 올해의 키워드로 정했다. 억눌려 왔던 여행 소비가 그동안의 금욕(禁慾)을 보상이라 하듯이 폭발적으로 보복여행을 할 것이라 보는 것이다. 다시 코로나19 이전 이상으로 해외여행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관련 기관은 판단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급증하는 해외여행에 따른 다양한 경제적 변화상을 살펴보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나름의 통찰력을 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긍정적 영향

 

✓ 국가경제 및 지역경제의 활성화

 

여행산업은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K-Culture를 앞세워 제조업과는 또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산업군이다. 다시 말해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있다. 하드파워라 할 수 있는 군사력 등에 비해 그 파급력은 소프트파워인 K-Culture와 같은 문화산업이 압도적 우위를 보인다.

 

실제 BTS는 ‘아미’라는 전 세계 팬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 빌보드 1위에 선정된 것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1조 70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는 BTS의 나라, 한국을 보기 위해 해외에서 들어온 외국인 여행수지가 포함된 금액이다.

 

거기에 더해 한국의 강점으로 꼽히는 IT 기술의 활용을 들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자리 잡은 언택트 솔루션을 여행 산업에 접목시키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의 뉴노멀 시대에 진입했다.

 

여행자는 필수적으로 그 지역에서 음식, 숙박 및 각종 활동에 돈을 지출하게 된다. 지역 경제를 활기차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또한 여행은 사회적 부의 재분배 차원에서도 효과성이 뛰어난 산업이다. 여행 산업은 국내외 여행객들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이동하면서 현지에서 다양한 소비를 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부의 재분배 효과를 만들어낸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부의 재분배 효과 때문에 전 세계 많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관광협회를 만들고 지역에서 벌어지는 축제를 널리 알려 많은 사람이 찾아올 수 있도록 노력을 쏟고 있다.

 

이렇게 여행으로 인한 관광산업이 발달하면 자연스럽게 관련 기업과 개인의 소득이 늘게 된다. 그에 따라 세수도 올라가 국가 재정이 튼실해진다.

 

✓ 환대(歡待, hospitality)산업의 발달

 

환대산업은 호텔, 리조트, 요식업, 클럽, 카페, 관광시설, 테마파크, 카지노, 유람선 등 여가에 자신의 돈으로 환대를 받고자 하는 사람에 대한 서비스업을 말하며, 세계 최대의 산업이다. 제조업에서는 물건을 만드는 것으로 생산성을 따지지만 환대산업에서는 사람들이 방문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따진다. 이미 시설과 공간은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관건은 사용률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한정적인 국내 여행자 수요에서 해외여행자까지 가세하게 되면 환대산업군은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

 

✓ 운송업의 발달

 

해외여행의 증가는 필수적으로 국내외 특히, 국제 운송업의 호황을 수반한다. 과거 관광 여권 발급이 개시되며 해외여행의 수요가 폭발했던 1980년대 후반, 이런 해외여행 호황을 타고 태동한 민간 항공사가 아시아나항공이다. 더불어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봉쇄되며 대한항공과의 합병 절차를 시작하고 있기도 하다. 해외여행이 운송 산업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 하겠다.

 

✓ 면세산업 활성화

 

과거 면세점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까지 표현했을 만큼 일단 사업권을 따내면 엄청난 수익을 약속했던 산업군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의 영광을 잃은 듯하다. 늘어난 면세점 수와 중국과의 THAAD(사드) 갈등, 미-중 무역전쟁 결정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각국의 봉쇄정책으로 여행객이 급격히 사그라짐과 동시에 황금알 거위는 사라져버렸다. 급기야 어렵게 따낸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하는 사업자가 나오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면세사업은 관광, 수출, 외화획득, 고용 등 측면에서 국가경제 기여도가 매우 크다. 따라서 정부는 면세사업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 리오프닝에 따른 트래블질리언스가 화두로 떠오르며 정부는 국제적인 면세산업 경쟁이 심화될 것을 예상하여 발 빠르게 정책 개선에 나섰다.

 

간단히 살펴보면 시내면세점만 가능했던 온라인 구매를 출입국장 면세점에도 허용하여 미리 온라인 주문, 결제 후 해당 면세점에서 수령이 가능해졌다. 또한 여행기간 내내 면세품 휴대로 인한 불편을 해소하고자 면세점 구매 물품을 입국장에서 찾을 수 있는 입국장 인도장 정책이 만들어졌다. 지금은 부산항에 시범적으로 운영하나 향후 타공항만까지 확대 예정이다. 이밖에도 여행객의 편의와 면세점 수익구조를 개선시키기 위한 각종의 제도를 개선, 보완하고 있는 추세다.

 

해외여행의 증가로 환대산업과 면세산업, 운송업 등의 여행 관련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기존 일자리에서의 인력 수요뿐만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도 생겨 필요한 인력의 수요가 확장된다.

 

부정적 영향

 

✓ 여행비용의 상승

 

팬데믹이 끝나고 해외여행 수요가 많아지면서 항공료, 호텔 비용 및 비자 수수료 상승과 같은 개인과 정부 모두의 비용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 환경

 

관광지가 과밀화되어 지역 사회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즉 여행 산업은 ‘낭비 산업’이라는 오명이 있다. 일회용품의 과다 사용과 필요 이상의 물품 제공 등을 통한 자원의 낭비가 그 원인이다. 이와 함께 항공(해상)여행으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해외여행의 지속적인 증가가 기후변화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이런 비판 속에 호텔업계는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쓰레기 배출량 감축), 플로깅(Plogging, 걸으면서 쓰레기를 줍는 친환경 활동), 다회용품 사용 캠페인 등을 펼치고 있다. 항공업계도 지속 가능 연료 비율을 늘리고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를 적극 도입하는 등 탄소발생을 줄이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통해 지구환경을 보호하는 지속가능한 여행 산업을 위해 움직이는 모습이다.

 

✓ 인기지역 과밀현상

 

유명 관광지에서는 몰리는 여행객으로 과밀화되고 물과 전력 공급과 같은 지역 자원과 기반 시설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이는 지역 주민의 비용 증가와 소음 및 사생활 침해 등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 경상수지 악화

 

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20년 발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8%로 관련 통계가 있는 51개 국가 중 최하위로 나타났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2022년 11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 동기 대비 4배 가까이 늘었지만, 같은 기간 해외로 떠난 우리 여행객은 6배 이상 늘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여행수지는 7억753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향후 우리나라의 여행 산업 구조에 혁신이 없다면 우리 경제의 경제기초여건 지표인 경상수지에 상당한 부담으로 올 것은 자명하다.

 

결론적으로 해외여행 증가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복잡하며 세계 경제 상태, 정부 정책, 여행 및 관광에 대한 문화적 태도를 비롯한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상기한 바와 같이 일부 부문과 목적지에서는 경제 성장에 기여했지만, 다른 부문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관광 진흥과 지역 사회 및 환경에 미치는 영향 관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노력이 있어야 하며, 이는 곧 지속 가능한 여행산업으로서 경제와 환경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해외여행의 꽃은 또한 쇼핑임을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그런데 해외에서 구매한 쇼핑물건은 국내 반입할 때 원칙적으로 관세를 내야 한다. 그런데 합법적으로 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방법이 있는데 면세기준이 그것이다. 물건이 싸서 샀는데 국내로 들어오면서 세금을 왕창 낸다면 의미가 반감될 것이다. 다음의 기준을 잘 알고 있다면 내 돈을 아끼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프로필] 고태진 관세법인한림(인천) 대표관세사

• (현)경인여자대학교 무역학과 겸임교수
• (현)관세청 공익관세사
• (현)중소벤처기업부, 중기중앙회, 창진원 등 기관 전문위원

• (전)「원산지관리사」및「원산지실무사」 자격시험 출제위원
• (전)NCS 워킹그룹 심의위원(무역, 유통관리 부문)
• (전)경희대학교 객원교수 / • 고려대학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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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telekeb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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