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동기 전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세청이 대형 입시학원과 입시교재 출판사들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과 관련하여 여야 의원들이 국회에서 설전을 벌였다고 한다.
야당 의원들은 주로 사교육과 관련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국세청이 정치적인 판단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비판하고 있는 반면, 여당 의원들은 학원가는 민생 탈세분야로 이미 중점 관리대상이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세무조사로 볼 수 있고 또한 전 정권에서도 입시컨설팅 등 탈세혐의에 대해서는 중점과제로 하여 조사를 한 바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국세청의 사교육업체들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가 공교롭게도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의 사교육에 대한 비판 발언 후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하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시험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하면서, 또한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거나 대학 전공 수준의 비문학 문항 등을 수능에서 출제하면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닌가”라면서 “정부가 사교육비 경감 방안을 강력하게 추진해 달라”고 교육부총리에게 지시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같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형 입시학원의 일부 유명 강사들이 비판을 했고, 이런 비판에 대해 또 다른 인사들이 비판을 하면서 사교육에 대한 논란이 커졌고, 급기야 사교육업체에 대한 국세청과 공정위의 조사까지 시작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었다.
결국 지난 7월 5일 국세청의 국회 업무보고에서도 이 문제가 쟁점이 되었는데, 일부 의원들이 사교육업체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표적조사가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고 국세청장은 “세무조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법인세법이나 소득세법 등 각 개별 세법에서는 세무조사의 근거규정이라고 할 수 있는 세무공무원의 질문‧조사권을 규정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세무공무원은 그 직무수행에 필요한 경우에는 납세의무자 등에 대하여 질문하거나 장부나 서류 또는 그 밖의 물건을 조사하거나 그 제출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세무공무원이 직무수행상 필요한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 납세자에 대한 세무조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다만, 조사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납세자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기 때문에 국세기본법에서는 세무조사와 관련하여 다양한 납세자 권리보호규정을 두고 있는데, 예를 들면 국세기본법 제81조의4에서 규정하고 있는 ‘세무조사권 남용 금지’ 규정이나 세무조사 기간은 최소화 되어야 한다는 같은 법 제81조의8의 ‘세무조사 기간’ 규정, 그리고 세무조사 범위 확대의 제한을 규정하고 있는 같은 법 제81조의9 등이 있다.
국세청의 이번 사교육업체들에 대한 세무조사 역시 국세청장의 답변처럼 법과 절차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은 아마도 세무조사에 정치적 의도가 개입되었던 적이 있었던 과거 사례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11월 국세행정개혁 TF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과거 국회나 언론에서 논란이 있었던 세무조사에 대한 점검 결과 다수의 세무조사가 중대한 조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객관적 정황들이 확인되어 적법 조치 및 강력한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할 것을 국세청장에게 권고했다고 한다.
국세청의 입장에서는 이번 사교육업체들에 대한 세무조사가 법과 규정에 따른 정상적인 업무수행임에도 불구하고 외적 요인에 의한 세무조사로 오해받는 것이라고 억울해할 수도 있겠지만, 과거 사례 등에 비춰보아 스스로 불필요한 오해를 받게 한 점은 없는지 돌아보고 이번 세무조사를 통해 그런 의구심들을 떨쳐버릴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프로필] 이동기 세무사/ 미국회계사
• 전)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 전)신안산대학교 세무회계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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