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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 유통 · 의료

[단독] ‘도착보장’ 이름값 못한 네이버, 배송 지연에 고객 신뢰 흔들

CJ대한통운 일부 '도착보장' 상품 배송 차질…고객 소통도 부족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네이버의 일부 ‘도착보장’ 상품에서 대규모 배송 지연이 발생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도착보장’ 배송을 담당하는 택배사의 허브터미널(HUB, 중간물류센터) 물량이 증가해 배송 흐름이 지연된 탓이다.

 

네이버가 팀네이버 통합 콘퍼런스 ‘단(DAN) 24’에서 ‘네이버 도착보장’을 ‘네이버 배송’으로 리브랜딩하고 배송 서비스의 확대 개편을 선언한 시점과 맞물리면서, 기존 ‘도착보장’도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확장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2일 물류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이달 초 대전 허브터미널을 중심으로 ‘네이버 도착보장’ 상품의 배송 처리에 차질을 빚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알리익스프레스의 ‘광군제’, 신세계그룹의 ‘쓱데이’ 등 연말 온라인 행사로 택배 물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해당 허브는 일부 ‘도착보장’ 상품의 배송 정상화까지 7일 이상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허브는 전국으로 배송되는 물량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주요 거점 허브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이곳이 막히면 일부 지역은 당일 배송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11월 1일부터 이미 배송 지연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 “도착보장 믿었는데”…소비자 불만 폭발

 

네이버는 ‘도착보장’ 뱃지가 붙은 상품의 도착일 준수율이 98%에 달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대전 허브의 물량 증가로 지난 1일부터 약 1주일 간 일부 상품의 준수율은 70% 이하로 떨어졌다. 특정일에는 도착보장 준수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진 사례도 확인됐다. 네이버가 내세운 ‘도착보장’의 신뢰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실제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묻고 답하기’ 게시판에는 배송지연 관련 항의글이 연이어 올라오기도 했다. 구매자 A씨는 “다음날 도착보장 믿고 주문했는데 아무런 말도 없이 5일째 배송 지연은 너무 한 것 아니냐”며 “이러면 도착보장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고 불만을 표했다. 또 다른 구매자 B씨는 “답답한 마음에 택배 조회를 해보니 대전 허브에 며칠째 멈춰있다”며 “이게 무슨 도착보장이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 배송 지연 대응 부족… 쿠팡과의 격차 드러나

 

문제는 네이버 ‘도착보장’을 믿고 구매한 고객에게 제대로 된 배송 지연 안내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CJ대한통운은 물류 차질이 발생해도 판매자에게 이를 통보하지 않으며, 판매자 역시 고객 문의가 없으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네이버는 앱을 설치한 고객에게만 배송 지연을 안내하며, 앱이 없는 고객은 이를 알기 어렵다. 물류가 분리되어 있어 배송 지연 시 네이버와 판매자 모두 정확한 도착 일정을 알 수 없는 탓에 고객에게 정확한 일정 안내도 불가능하다.

 

반면, 경쟁사인 쿠팡은 다르다. 쿠팡은 로켓배송의 지연이 발생하면 앱 설치 여부와 관계없이 고객에게 문자로 즉시 공지하고 사과한다. 지연된 배송 일정도 확인가능하고 구매자의 요청에 따라 즉각적인 재배송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판매자와 물류회사 간 문제를 조율하기보다는 형식적인 보상 체계만 마련해둔 상황”이라며 “반면 쿠팡은 보상과 별도로 문제 발생 시 즉각적인 소통으로 고객 불만을 최소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 기존 문제 해결 없이 배송 서비스 확장 선언… 경쟁력은 물음표

 

네이버는 최근 팀네이버 통합 콘퍼런스 ‘단 24’에서 네이버가 구상한 ‘새로운 배송 서비스’를 발표했다. 이윤숙 쇼핑사업부문장은 “‘도착보장’을 ‘네이버 배송’으로 리브랜딩하고 오늘배송, 내일배송, 새벽배송 외에도 주문 후 1시간 내외 배송이 가능한 ‘지금배송’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네이버가 기존 ‘도착보장’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서비스 확장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일배송과 새벽배송 등은 이미 쿠팡이 선점한 영역이고, 지금배송은 기존 배달 플랫폼과 유사해 네이버만의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네이버 관계자는 “물류사 사정이나 물량 이슈로 배송이 지연되는 경우는 예외적인 상황”이라며 “도착보장이 배송보장이 될 수 있도록 협업 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앞으로 배송 지연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물류사와 함께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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