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일의 세상 돋보기] 결초보은에서 배우는 의사결정

2025.04.05 09:00:00

(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제목이 다소 뚱딴지같은 느낌이 든다.

 

결초보은(結草報恩)은 글자 그대로 풀을 엮어 은혜를 갚는다는 뜻으로 고대서 지금까지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어온 고사성어다. 고사성어이지만 그 유래를 모르고 일상용어같이 흔히들 대화에 많이 사용된다.

 

여기에 의사결정이라, 어떠한 까닭에 결초보은과 의사결정 사이에 우리가 배우고 명심해야할 금과옥조가 숨겨져 있는 것일까 자못 궁금해진다.

 

먼저 그 결초보은의 유래를 알아보기로 하자.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 진(晉)나라의 장수 위과는 적국인 진(秦)나라의 두회에 연전연패했다. 그 이유는 두회가 워낙 용맹한 장수였기 때문이었다.

 

전투 전날 위과는 잠을 자다 꿈속에서 ‘청초파로’라는 소리를 들었다. 알아보니 전쟁지역에 청초파라는 언덕이 있음을 알았다. 아마 적장 두회를 청초파로 유인하라는 암시로 보여 그곳으로 두회를 유인한 결과 용맹스러운 두회가 비틀거리며 꼼짝을 못했다. 그 틈을 이용, 두회를 잡아 큰 승리를 거뒀다.

 

그날 잠을 자는 위과의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 “내가 그 두회의 발을 풀로 묶었기 때문에 꼼짝 못하게 한 거요.” 위과는 “이 은혜를 뭐로 갚아야 할지.”, “아니오, 이 늙은이는 이미 당신으로부터 은혜를 받았고 그 보답으로 당신에게 은혜를 베푼 거요.” 위과는 “은혜라니요. 무슨?” 노인은 대답했다.

 

“장군은 조희라는 여자를 아시오? 내가 그 조희의 애비되는 사람이오.” “아, 예, 바로 저의 선친이 가장 총애했던 여자입니다.”, “장군은 선친이 돌아가셨을 때 그 애를 선친의 유언인 순장 대신 좋은 곳으로 개가시켜주어 살려준 은인이요. 그 보답을 한 거요.”

 

그러고 보니 위과는 생각났다. 그의 선친 위주는 백전노장의 훌륭한 장수였는데 전쟁에 나갈 때마다 내가 죽거든 그 조희를 착한 선비에게 개가시켜 행복하게 살도록 유언을 했다. 그러나 위주는 전쟁터에서 죽지 않고 늙고 병들어 집에서 죽게 됐고 혼미한 상태에서 애첩 조희를 무덤에 같이 순장토록 유언했다.

 

그러나 위과는 선친이 전쟁에 나설 때 개가시키도록 한 유언과 늙고 병들어 혼미한 정신으로 한 유언과 과연 어느 유언이 진정한 유언이겠느냐 하며 그녀를 순장 대신 개가시켰다.

 

사람은 탄생(BIRTH)과 죽음(DEATH) 사이에 끊임없는 의사결정을 선택(CHOICE)하게 되어있다. 즉 B와 D 사이에 C가 있는 법이다. 어떤 C에 따라서 그 삶의 여정이 크게 달라진다. 특히 조직의 리더에게는 고독한 C의 결과에 따라 그 파장은 인류사회를 뒤바뀌어 놓는다. 인류사회에 일어난 큰 비극들이 이런 C의 잘못에 기인했다는 점이 더욱 C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사람은 초노사희비공우경온(焦怒思喜悲恐憂驚穩)이라는 정신상태를 돌고 돈다. 초조하거나, 노하거나, 그리워하거나, 기쁘거나, 슬프거나, 두렵거나, 우울하거나, 놀라거나, 평온하거나를 순환한다. 어느 정신 상태에서의 의사결정이 가장 합리적, 효율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당연히 평온할 때 내린 결정이 가장 최선의 결정이다.

 

초조할 때는 여유 없이, 노할 때는 과격한 방법을, 그리워할 때는 우유부단을, 기쁠 때는 무작정으로, 슬플 때는 될 대로 되라, 두려울 때는 아무 것도 못하고, 우울할 때는 비관적으로, 놀랄 때는 기이하게 최악의 의사결정을 할 공산이 크다.

 

일탈된 감정은 일탈된 의사결정으로 가게 되어있다. 국가의 리더, 기업의 CEO, 사회단체장, 가족의 장, 각 개인들 모두 순간순간 의사결정을 내릴 때는 가급적 혼미하거나 비정상적 상태를 벗어나 평온의 상태를 의식적으로나마 유도함이 좋다.

 

결정의 타임이 급하지 않을 때는 평온의 타임을 기다려 결정하고 급할 때는 잠시나마 긴 호흡과 평정에 대한 심리적 최면을 통해 안정을 취한 다음 다시 한번 성찰함이 필요하다 하겠다.

 

※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프로필] 김우일 대우김우일경영연구원 대표/대우 M&A 대표

•(전)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

•(전)대우그룹 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 이사

•인천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서울고등학교, 연세대 법학과 졸업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우일 대우M&A 대표 wikimokgu@hanmail.net



관련기사




PC버전으로 보기

회사명 : 주식회사 조세금융신문 사업자 등록번호 : 107-88-12727 주소 : 서울특별시 은평구 증산로17길 43-1 (신사동 171-57) 제이제이한성B/D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01713 등록일자 : 2011. 07. 25 제호 : 조세금융신문 발행인:김종상 편집인:양학섭 발행일자 : 2014. 04. 20 TEL : 02-783-3636 FAX : 02-3775-4461 Copyright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