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우일 대우M&A 대표) ‘갑질’의 무분별한 횡포로 사회 전반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갑질이란 권력 관계에서 우위의 ‘갑’이 권리 관계의 하위에 있는 ‘을’에게 하는 비정상적, 부당, 압박행위를 통칭한다.
대기업의 협력회사에 대한 갑질, 프랜차이즈의 가맹점에 대한 본사의 갑질, 교수가 학생에게 하는 갑질, 군대, 경찰, 기업 등 조직 내에서의 갑질은 사회 전반적으로 광범위하고 잔인하게 자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구조란 게 어쩔 수 없는 수직적 관계의 연결고리라면 갑과 을의 위치가 필연적 존재사항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연결고리라 함은 직무상 야기되는 위치의 함수관계이기 때문에 직무를 넘어서는 비정상적, 부당, 압박은 ‘갑을’의 관계를 빙자한 또 다른 범죄임이 틀림없다. 을이 느낀 그 피해 후유증은 정신적 살인행위에 버금가는 만큼 크다할 수 있다.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를 염두에 둬야하겠다.
갑질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이른바 출세를 한 소수층이고 갑질을 당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이 소수층의 하위구조에 있는 대다수의 국민에 해당한다. 소수가 눈에 보이지 않는 ‘갑질권력’ 이라는 칼로 대다수의 영혼을 기분대로 입맛대로 쥐락펴락하며 갉아먹고 있다.
도대체 성공한 일부사람에게서 왜 갑질의 성향이 잘 드러나는지 그 원인을 알아보고 그 치유책인 가르침을 들어보겠다.
필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심리측면을 그 원인으로 들고 싶다.
첫째,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부족하다. 성공 원인이 혼자 노력한 자수성가, 혹은 인맥과 흥정, 재수 좋은 운발, 상속에 의한 경우는 타인과의 유대소통이 부족한 과정을 걸어왔기에 타인의 사정을 공감하는 능력이 절대 부족하다.
어느 눈 오는 추운 날씨에 80대의 할머니가 신사복 가게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게 사장은 연로한 할머니가 안쓰러워 가게 안으로 모시고 따뜻한 커피를 대접하며 기다리시게 했다. 30분 후 승용차가 와서 그 할머니를 태우고 갔다.
며칠 후 가게사장 앞으로 아래와 같은 편지가 왔다. “저희 어머니를 배려해주셔서 감사를 드리고 귀하의 신사복 5000벌을 주문하고 싶습니다.” 편지를 보낸 이는 미국 철강재벌 카네기였다.
타인의 입장에서 시간과 공간을 공유해보면 타인의 처지에 대한 공감능력이 생긴다. 결국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를 하게 된다.
두 번째, 자존심의 부족이다. 이들은 자존심을 채우기 위해 가장 손쉬운 아랫사람의 자존심을 빼앗아 충당한다.
조선시대 숙종이 어느 날 암행을 나갔다가 다 쓰러져가는 움막에서 끊임없이 웃음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을 듣게 되었다. 부자동네에서도 웃음소리 듣기가 쉽지 않은데 이 가난한 집에서 웃음소리가 나는 까닭을 알아보기 위해 움막으로 들어가 집주인에게 무슨 좋은 일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집주인 왈 “이렇게 빚 갚고 저축할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겠습니까?”
숙종은 그 연유를 물으니 주인이 웃으며 답했다. “이렇게 가난하지만 부모님을 봉양하는 것이 빚을 갚는 것이고 아이들을 키우니 이게 바로 저축이 아니오. 그런데 임금을 보시오. 한나라의 권력을 움켜쥐었지만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힘들겠소. 나는 임금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요.”
숙종은 그 가난한 집주인의 자존심에 고개를 숙였다. 사람마다 가지는 외면의 물질과 권력은 다 다르다. 사람마다 가지는 인간내면의 자존심도 다 다르다. 외면의 모습과 내면의 자존심은 정비례하지 않는다.
이 세상에 가장 훌륭한 자존심은 타인의 위치와 정서를 공감 하는 자신만이 가진 자존심이다.
우리가 갑질이 가지는 권력의 쾌감에 대한 도파민중독을 경계하고 타인의 위치에 공감하며 각기 다른 자존심을 스스로 존중하는 사회를 지향해야 인간사회가 추구하는 이상향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프로필]김 우 일
• 현) 대우김우일경영연구원 대표/대우 M&A 대표
• 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
• 대우그룹 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 이사
• 인천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 서울고등학교, 연세대 법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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