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숙 변호사 "임대인, 명도소송에서 주선 부재 적극 항변해야"

2026.03.31 10:29:15

임차인이 신규 임차인 주선 안 했다면 권리금 손해배상 인정 어려워
임차인의 권리금 주선 행위 없으면 임대인 방해 책임 성립 안 돼
서울고법 "주선 없이 권리금 청구한 임차인 패소" 판결 주목

(조세금융신문=김휘도 기자) 상가 임대차 기간이 만료돼 명도소송을 제기한 임대인이 임차인의 권리금 손해배상 반소에 직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에 엄정숙 변호사는 "임차인이 법정 기간 내에 신규 임차인을 실제로 주선한 사실이 없다면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 방해가 성립하기 어렵고, 명도소송에서 임대인이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은 임대인이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임대인이 이를 위반하면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 그런데 이 규정의 전제 조건이 바로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자'의 존재다.

 


엄 변호사는 "임차인이 실제로 신규 임차인을 물색하고 임대인에게 소개해 계약 체결을 요청하는 주선 행위가 선행돼야 비로소 임대인의 방해 여부가 쟁점이 된다"며 "주선 자체가 없었다면 방해할 대상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고등법원이 주목할 만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약국을 10년 이상 운영한 임차인이 임대인을 상대로 권리금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서울고법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기 위한 시도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임대인이 기존 계약보다 높은 보증금이나 차임을 요구하는 등 재계약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더라도, 임차인이 구체적으로 신규 임차인을 물색해 임대인에게 소개하고 계약 체결을 요청하는 등의 최소한의 주선 행위가 없었다면 권리금 회수 방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엄 변호사는 "이 판결은 임대인 측에 매우 의미 있는 선례"라며 "권리금 손해배상이 인정되려면 임차인의 주선이라는 선행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평가했다.

 

실무적으로 명도소송을 제기하는 임대인은 임차인이 권리금 반소를 제기할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만 엄 변호사는 "임차인이 주선 행위 없이 단순히 권리금이 있다는 주장만으로 반소를 제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때 임대인은 임차인이 법정 기간 안에 신규 임차인을 한 명도 소개한 적이 없다는 점, 권리금 계약서도 체결한 바 없다는 점, 내용증명 등으로 주선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항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가지 주의할 점도 있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확정적으로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의사를 미리 표시한 경우에는 임차인이 실제로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방해 행위가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9. 7. 4. 선고 2018다284226 판결).

 

엄 변호사는 "임대인이 '누구를 데려와도 계약하지 않겠다'는 식의 확정적 거절 의사를 먼저 밝히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며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임차인에게 나가달라고 통보하더라도, 신규 임차인 주선까지 원천 거부하는 것처럼 보이는 표현은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권리금 손해배상 청구와 명도 의무는 동시이행 관계가 아니라는 점도 임대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법원은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 의무와 임차인의 건물 인도 의무는 발생 원인이 다르고 이행상 견련관계가 없다고 보고 있다.

 

엄 변호사는 "설령 임차인이 권리금 반소에서 일부 인용을 받더라도, 임대인이 명도소송 본소에서 승소하면 권리금 배상과 별개로 강제집행이 가능하다"며 "임대인 입장에서 명도소송과 권리금 쟁점을 분리해 대응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엄정숙 변호사는 "임대차 기간이 만료됐고 갱신 사유도 없는데 임차인이 권리금을 이유로 점유를 계속하는 경우, 임대인은 명도소송을 주저할 필요가 없다"며 "특히 임차인의 주선 행위가 없었다면 권리금 반소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고, 명도 본소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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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도 기자 kbj66@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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