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정기훈 서이한방병원 대표원장) 교통사고 후 환자들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은 통증이다. 그러나 진료실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같은 통증이라도 표현은 다르다. 누군가는 쑤신다고 하고, 또 다른 이는 찌르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는 단순한 표현 차이가 아니다. 통증의 원인과 치료 방향이 다르다는 중요한 단서다.
쑤시는 통증은 주로 근육과 인대의 광범위한 손상에서 비롯된다. 사고 충격으로 근육이 긴장하거나 미세 손상이 생기면 시간이 지날수록 둔하고 깊은 통증이 나타난다. 몸이 무겁거나 날씨가 흐릴 때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기체와 습담으로 보며, 순환 저하로 노폐물이 쌓여 발생한다고 본다.
반면 찌르는 통증은 날카롭고 국소적이다. 이는 어혈로 인한 경우가 많다. 어혈은 혈액이 정체된 상태로 특정 부위에 고정된 통증을 만든다. 신경 자극이나 염증이 동반되면 움직일 때마다 번쩍이거나 전기가 오는 느낌이 나타난다. 이러한 통증은 구조적 손상 가능성이 높아 보다 정밀한 진단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를 가볍게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다. 교통사고 후유증은 시간이 지나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찌르는 통증은 신경 손상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통증 양상에 따라 치료를 달리한다. 쑤시는 통증에는 순환을 개선하고 근육을 이완시키는 치료를, 찌르는 통증에는 어혈을 제거하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를 적용한다. 통증은 몸이 보내는 신호다. 그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빠른 회복의 시작이다.

[프로필] 정기훈 서이한방병원 대표원장
•現) 대한고금의학회장
•前) 대전한의사회부회장
•前) 대전대 한의예과 학과장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