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지연 식품영양 전문기자·영양사) 얼마 전 장에 탈이 났습니다. 웬만하면 뭐든 잘 먹고 잘 소화시키는 편인데 한 번 탈이 나고 나니 쉽게 회복되지 않더군요.
가스가 차서 배도 더부룩하고 메스꺼우며 식은 땀까지 나서 체력이 바닥이었습니다. 기력회복을 위해 뭐라도 먹어야 하는데 음식 먹기도 두렵고… 문득 생각난 것이 바로 녹두죽.
어릴 적에 장염을 앓으면 늘 어머니가 녹두죽을 해 주셨던 기억이 나서 녹두죽을 사서 조심스럽게 먹어봤습니다.
녹두와 쌀이 함께 부드럽고 고소하게 쑤어진 죽한 그릇으로 기력이 돌아오고 장도 서서히 원상태로 회복되더군요.
녹두는 대표적인 해독작용 식품입니다
녹두의 원산지는 인도이며 주로 아시아지역에서 재배한다는데 우리나라에는 14세기경부터 재배, 섭취했다고 전해지지요.
녹두의 종자 색깔은 노란색, 갈색, 녹색 등이 있는데 전체의 90%가 녹색입니다. 영양소의 함량을 보자면 전분이 53%, 단백질이 26%입니다.
녹두의 단백질에는 리신, 트레오닌, 발린, 메티오닌, 이소로이신, 로이신, 페닐알라닌 등 다양한 양질의 아미노산이 함유되어 있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녹두는 해열, 해독작용에 특효약입니다.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열이 날 때는 해열에 효과적이며,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음식의 독소도 제거해주지요.
또한 과음 후에는 긴장된 몸을 풀어주고 숙취를 해소시키며, 녹두에 함유된 필수아미노산은 떨어진 체력을 강화시켜 줍니다.
혈압이 높은 사람의 경우 녹두 달인 물을 상시 복용하면 혈압조절에 효과가 있답니다. 하지만 녹두는 냉한 식품이기 때문에 체질이 찬 사람은 양을 조절하며 드셔야 합니다.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좋아요
녹두에는 특히 다른 콩류에 비해 아연이 많습니다. 또한 철분과 카로틴이 많아 성장을 촉진시키지요.
아토피가 있는 어린아이나 각종 알레르기 질환으로 인해 고생하시는 분은 쌀과 녹두를 미리 불려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조금씩 끓여내어 간편하게 아침식사로 뭉근히 죽을 쑤어 먹으면 번거롭지 않은 방법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답니다.
청소년들의 공통고민 여드름 또한 녹두가루를 푼 물에 세수하거나 트러블이 있는 곳에 가루를 직접 바르면 깨끗한 피부로 거듭나게 됩니다.
녹두를 발아시켜 싹이 나온 게 숙주나물인 것은 익히 아시지요. 숙주나물에는 비타민 B6의 함량이 우유의 24배로서 특히 다른 식품에 비해 많이 들어있고, 콩나물에 많은 자양강장성분인 아스파라긴산의 함량 또한 높답니다.
녹두를 직접 섭취하기가 힘들거든 숙주나물로 대체해서 드시는 것도 권합니다.
지금이 4월인데 봄 녹두는 지금이 재배 철입니다. 재래시장에 가면 어김없이 먼저 발걸음을 멈추고 두툼하게 부쳐낸 녹두빈대떡부터 찾게 되는데, 바삭한 녹두전 한 입 맛있게 드시고 올봄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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