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세청이 공익법인제도를 악용한 증여세 탈루 규모가 지난 3년간 1841억원에 달했다.
공익법인은 공익사업 목적에서 기부받은 재산에 대해서는 증여세 등이 면제된다.
국세청 검증 결과 기부받은 재산을 공익목적에서 쓰지 않거나, 쓰더라도 특수관계인과 거래를 통해 사실상 자신의 호주머니로 넣은 사례 등이 적발됐다.
국세청은 17일 공익법인 신고안내와 더불어 3대 중점 검증분야와 사례를 공개했다.
국세청은 공익법인 제도를 계열기업 지배력 강화로 편법활용하는 사례가 적발됨에 따라 대기업 계열 공익법인에 대해서는 지방청 공익법인 분석전담팀에서 전수 검증을 하고 있다.
3대 검증 분야는 ▲세금면제 혜택만 받고 출연재산을 공익목적에 사용하지 않는 경우 ▲계열사 등 특수관계자와의 부당 거래 ▲성실공익법인 요건에 미달함에도 주식보유상한(5%)을 넘겨 보유하는 경우 등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비계열 공익법인 중 자산․수입 규모가 큰 불성실 혐의 공익법인까지 대상을 확대해 지방청에서 개별 검증에 착수했으며, 일반공익법인은 전산분석에서 포착된 탈루혐의 위주로 사후관리 업무를 실시하고 있다.
분석전담팀에서 탈세 혐의 증거가 확보될 경우 지방청 공익법인 조사전담팀에 넘겨 세무조사에 착수한다.
주요 세무조사 유형으로는 ▲출연재산을 공익목적사업에 사용하지 않고 방치 ▲출연재산 매각대금을 부당하게 유출 ▲출연재산을 특수관계인 혜택 제공에 사용 ▲특수관계인을 임직원으로 채용하고 경비 지급 ▲동일 주식 보유비율(5%) 한도 초과 등이다.
이 과정에서 각종 탈세, 사익편취 사례가 적발됐다.
공익법인이 계열회사의 임원으로 퇴직 후 5년이 경과하지 않은 특수관계인을 임직원으로 채용하거나, 공익법인과 계열회사 임원을 겸직하도록 하고, 급여 등 직․간접경비를 부당하게 지급해 가족에게 특혜를 주기도 했다.
설립자가 공익법인에 부동산을 기부하면, 그것을 판 돈을 부당하게 유출해 설립자에게 다시 보내는 방식을 사용한 공익법인도 있었다.
장학사업을 한다면서 기부받은 재산을 특수관계인 계열사 임직원 장학금 지급에 사용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이러한 탈법적 운용을 막기 위해 기부자에 의한 감시시스템도 강화했다.
2018사업연도부터 공익법인 회계기준이 도입돼 회계투명성과 결산 공시서류의 비교 가능성이 높아졌다.
행정안전부 ‘기부포탈’에서만 알 수 있던 기부금 모집정보를 지난해 3월 부로 국세청 홈택스에서도 제공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확대했다.
국세청 측은 “출연재산 등을 변칙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공익법인을 집중 검증하여 편법 상속․증여 등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관련 세금을 엄정하게 추징하겠다”고 전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