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올해 상반기 계획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딜 클로징(종료)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아시아나 채권단은 재협상 일정조차 잡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상반기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난해 HDC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매계약을 맺으면서 이달 27일까지 거래를 끝내기로 약속한 바 있다.
다만 해외 기업결합 승인 심사 등 다양한 선결 조건에 따라 종결 시한을 늦출 수 있는데 그 시점이 최장 올해 12월 27일까지 연장 가능하다.
현재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추진하던 해외 기업결합 승인 대상 6개국 가운데 러시아의 승인이 나지 않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7일 대면 협상장에 나올 것을 현산에 촉구했지만 일주일이 넘었는데도 HDC현산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HDC현산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결국 채권단과 재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재협상도 하지 않고 인수를 포기하면 계약금으로 낸 2500억원을 인수 무산의 책임으로 고스란히 날리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산이 재협상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라며 "협상 주체들이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하지 않는 이상 인수 종료 시점은 연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현산이 재협상 테이블로 나오면 세부 조건을 놓고 채권단과 팽팽한 기 싸움이 예상된다. 금호산업에 지급할 구주 가격과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채 5000억원의 출자 전환, 아시아나항공 대출 상환 문제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언급하면서 약 2조5000억원의 인수 대금을 깎아야 한다고 요구할 수 있다. 인수가를 낮추는 것은 특혜 논란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채권단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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