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임다훈 변호사) 모든 일에서 시작과 끝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법적인 문제에서는 특히 끝맺음이 중요하다. 유효하게 성립된 계약을 해지하려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하고, 계약해지 통지가 상대방에게 도달하여야 하며, 상대방이 계약 해지로 인해 손해를 입는 경우 손해배상을 해줘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계약해지가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가 소송에서 쟁점으로 다투어지는 경우에는 사실의 문제라기보다는 ‘입증’의 문제가 되기 때문에 계약해지 통지를 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반드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임대차 계약 해지 사유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는 사유로는 임차인이 2개월분(주택) 혹은 3개월분(상가) 차임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대목적물을 무단으로 전대하는 경우 등이 있다. 위와 같은 사유가 발생하더라도 임대차 계약이 자동적으로 해지되는 것이 아니라 임대인이 임차인을 상대로 계약해지 의사를 표시하고, 그 의사표시가 임차인에게 도달하여야 계약해지의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적법한 방법으로 계약해지 통지를 하여야 한다.
계약 해지 방법
계약해지 통지는 전화 등을 통해 구두로도 할 수 있지만 계약이 해지 되었는지에 관해 다툼이 생겼을 때 입증이 어렵기 때문에 가급적 문서로써 하는 것이 좋다. 많은 분들이 계약해지 통지는 ‘내용증명’을 보내면 된다는 것을 알고 계신다. 간혹 내용증명이 문서의 제목인 것으로 오해하고 계시는 분들도 있는데, 내용증명은 보내는 문서의 내용, 제목과 관계없이 언제, 누가, 누구에게 우편을 발송했는지 우체국장이 공적인 입장에서 증명해주는 문서를 의미한다.
따라서 ‘내용증명’이라고 문서 제목을 작성해서 상대방에게 이메일로 보내는 것은 큰 의미가 없고 반드시 우체국을 통해 발송해야 한다. 또한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해서 상대방에게 도달하여야만 계약 해지의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등기 번호 조회를 통해 내용증명 우편이 상대방에게 송달되었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2020. 12. 10)
임대차계약은 기간 만료로도 종료될 수 있는데, 이 때 임대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전부터 2개월 전까지 임차인에게 갱신거절 통지를 하거나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전 1개월 전까지 갱신거절 통지를 하여야 한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제1항). 기존에는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로 규정하고 있었으나, 2020년 12월 10일부터 시행되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은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갱신거절 통지를 하도록 개정했다.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전 1개월이라는 기간은 새집을 알아보고 이사준비를 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으로 보아 2개월 전까지 통지를 하도록 한 취지다. 이는 2020년 12월 10일 이후에 체결되는 임대차계약에 적용되므로, 그전에 체결된 임대차의 경우에는 개정법 시행 이후에도 1개월 전까지만 통지하면 된다.
만약 임대인이나 임차인이 위 기간 내 갱신거절 통지를 하지 않은 경우 임대차계약을 묵시적으로 갱신한 것으로 보게 된다. 임대차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된 경우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2년의 임대차기간을 보장해주어야 하지만 임차인은 언제든지 계약해지 통지를 할 수 있고, 임차인의 계약해지 통지가 임대인에게 도달한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계약해지 효력이 발생한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 6조의2).
묵시적 갱신 후 계약 해지
간혹 고객들과 법률상담을 하다 보면, 임대차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된 경우 임차인이 계약 해지 통지를 해야 하는 기간을 놓쳐서 이사를 하고도 임대인에게 3개월분 차임을 지급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임대차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었기 때문에 계약해지 통지 후 계약해지 효력이 발생할 때까지의 3개월분 차임은 임차인이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임대차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된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는데도 임대인이 2년의 계약기간을 주장하면서 임대차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후자의 경우에도 임대인에게 주택임대차보호법 규정과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임차인에게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할 수 있다는 내용을 기재한 내용증명을 보내거나, 임대차보증금반환을 구하는 지급명령신청 등을 하면 임대차보증금을 돌려주기도 한다. 그런데 임차인의 입장에서는 한시라도 빨리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는 것이 중요하므로, 임대차계약이 묵시적 갱신된 경우 임차인이 이사를 원하는 경우에는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3개월 전부터 임대인에게 내용증명 등을 통하여 갱신거절의사를 밝혀두는 것이 좋겠다.
[프로필] 임다훈 변호사 법무법인 청현 변호사
• OBS 행복부동산연구소 고정출연
• 사법연수원 제45기 수료
• 사법시험 제55회 합격
•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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