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성희 세무사)
유언대용신탁이란
유언대용신탁이란, 위탁자가 신탁회사와 맺은 신탁계약에 의해 수익자를 지정하면 수익자가 위탁자의 사망시에 수익권을 취득하거나 수익자가 위탁자의 사망 이후에 신탁재산에 기한 급부를 받는 신탁을 의미한다. 이 경우 위탁자는 수익자를 변경할 권리를 갖고 있으며, 수익자의 경우 위탁자가 사망할 때까지는 수익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다.(신탁법 §59)
즉, 유언대용신탁은 피상속인 생전에 위탁자인 피상속인이 은행 등 신탁회사와 신탁계약을 맺고 동 신탁계약에 따라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이전되지만 생전에는 위탁자가 원하는 방법으로 신탁재산을 운용하고 사망한 이후에는 신탁재산의 수익자, 수익의 귀속시기 등을 자유롭게 설계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유류분 청구와 유언대용신탁
유류분 가액
유류분 가액은 피상속인이 “상속개시 당시 가진 재산의 가액”에 “증여재산”의 가액을 가산하고 채무를 공제하여 산정하게 된다.(민법 §1113)
유류분 가액
= 피상속인이 “상속개시 당시 가진 재산”의 가액 +“증여재산”–채무
* 증여재산: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 상속개시전 1년 이내 제3자에게 증여한 재산
유류분 권리자와 유류분 비율
유류분 권리자는 피상속인의 배우자·직계비속과 피상속인의 직계존속·형제자매이며 전자의 경우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의 권리를 갖게 되며, 후자의 경우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의 권리를 갖게 된다.(민법 §1112)
유류분 권리자와 유류분 비율
•피상속인의 배우자·직계비속 – 법정상속분의 1/2
•피상속인의 직계존속·형제자매 – 법정상속분의 1/3
유류분 청구
유류분 권리자는 “증여 및 유증”에 의하여 유류분에 부족이 생긴 경우에는 부족한 한도내에서 그 재산의 반환(증여 및 유증을 받은 자가 수인인 경우에는 각자가 얻은 유증가액 비례)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1115)
즉, “증여와 유증”으로 피상속인의 재산을 취득한 자에게만 유류분 청구를 할 수 있는 것이며, 증여의 경우 상속개시전 1년간에 행한 것에 한하여 가액을 산정하되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 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증여한 경우에는 1년 전에 한 것도 유류분 가액에 산입된다.
판례상으로는 상속인의 경우 기한의 제한을 받지 않지만 상속인이 아닌 경우에는 1년 이내 증여만 유류분 대상에 해당한다.(대법원 2010다20809 판결, 2012.5.24.)
유류분 청구에 따른 재산의 반환순서
증여재산과 유증재산이 있는 경우 유증을 반환받은 후가 아니면 증여재산에 대해서는 유류분 청구를 할 수 없다.(민법 §1116)
유언대용신탁재산의 유류분 해당 여부
유언대용신탁으로 맡긴 재산이 유류분 대상에 해당되는 지 여부에 대한 사안에 대해 2020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민사 3부는 “ 고인이 유연대용신탁으로 맡긴 재산의 소유권은 고인이 아닌 금융회사가 가진다. 신탁계약 역시 3년전에 맺어져 유류분 반환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2017가합 408489, 2020.3.22.)
이 사건의 쟁점은, 유언대용신탁재산이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① 피상속인이 상속개시 당시 가진 재산 또는 ② 유증재산 또는 ③ 증여재산에 해당하느냐 여부로 축약할 수 있는데, ① 신탁계약체결과 동시에 동 재산의 소유권은 신탁재산에 이전되므로 ①에는 해당할 수 없고, ② 피상속인 법적으로 유효한 유증을 한 경우가 아니므로 ②에는 해당할 여지가 없고, ③ 민법 1114조의 증여의 의미를 무상처분으로 넓게 보아 대가의 지급없이 신탁회사가 소유권을 취득한 것을 증여로 볼 경우, 쟁점 사건에서는 상속개시전 3년전에 신탁계약이 체결되었고 유류분 부족액이 발생할 것을 알았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유류분에 산입되는 증여재산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았다.
즉, 신탁할 당시에 위탁자와 신탁자가 유류분을 침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유류분 반환대상이 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단 것이라 할 수 있다.
유언대용신탁 100% 활용하기
사망시까지 극진한 효도받기
생전에 고액의 부동산을 덜컥 증여하는 것은 증여자 입장에서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재산을 생전에 증여로 넘겨주기보다는 신탁회사와 신탁계약을 체결한 후 수익자 변경가능 사실을 자식들에게 알려준 후 극진한 효도를 하는 자녀를 수익자로 지정하는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방탕한 자녀가 있는 경우
자녀가 거액의 재산을 상속받는다고 하더라도 금새 탕진할 것이 걱정되는 경우라면 직접적으로 거액의 재산을 물려주는 것보다는 유언대용신탁을 통해 일정 수익금을 지속적으로 수령하게 하여 자녀의 경제력이 안정되게 유지되게 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손주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싶은 경우
손자는 최근친인 직계존속이 사망하지 않는 한 상속인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법정상속분이 없다. 손자를 각별하게 생각하고 직계비속이 재산이 많은 조부모라면 손자를 수익자로 하는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으로 알고 행해진 것이 아니라고 보기 위해서는 신탁계약체결 당시 ① 당사자 쌍방이 증여당시 증여재산의 가액이 증여 후 남은 재산보다 작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하고, ② 장래 상속개시일까지 피상속인의 재산이 증가할 것이 예견되어 증여한 사실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0다50809판결, 2012.5.24.)
따라서 손자에게 유언대용신탁을 하는 경우에는 신탁당시 ① 유언대용신탁 후 조부모의 남은 재산이 유언대용신탁재산가액을 초과하고, ② 조부모의 재산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 유언대용신탁을 한 사실이 입증될 수 있도록 되도록 상속에 근접한 시점보다는 조부모의 재산이 증가하는 시점에 유언대용신탁을 할 필요가 있다.
[프로필] 안성희 세무법인 현인 대표세무사
• 고려대학교 법학박사(조세법 전공)
•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 국세청 국세심사위원 역임
• 삼성세무서 과세적부심사위원 역임
• 저서 《세법상 특수관계인 범위와 과세문제》, 《상법&세무회계실무》,
《현명한 CEO의 핵심 절세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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